출처: 여성시대 인터파크
안녕 여시들! 영화 감상 후기라기엔 뜬금없는 제목이지만 다 영화와 관련있는 내용이야!
이제부터 차차 설명해볼게
(홍보아님 홍보일시 모든 법적책임 지겠음)
먼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은 한창 한국이 산업화로 경제성장중이던 90년대,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고졸 사원들이 비리를 밝혀나가는 휴먼+우정+비리 어쩌구 영화야
이 영화를 보러 간 이유는 별거 없고
우리 엄마가 상고출신인데다 기업에서 근무했어서 간만에 추억 여행하라고ㅎ...
그래서 줄거리도 안 찾아보고 예매했어 아는거라곤 고아성뿐
암튼 엄마가 옛날 생각난다며 좋아하시긴 했는데 이 얘긴 나중에 하고
도대체 이 삼진어쩌구토익과
삼다수
하이트
환경부 장관이
무슨 연관이 있을까?
일단 영화에선 사과가 많이 나와
그냥 사과가 아니라 사람을 병들게 만드는 독사과!
왜 멀쩡한 사과가 독사과가 됐냐고?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
이야기 부터 해볼게
대구경남 여시라면 이미 알고 있을수도 있는 유명한 사건임!
두산전자라는 회사가 구미공업단지에서 페놀을 무려 30톤이나 방류했기 때문이야.
참고로 페놀은 피부에 한방울이라도 닿으면 바로 피부가 쪼그라들며 괴사하는 심각한 독극물이야
***
자 그럼 현실로 들어가서
영화 속 삼진그룹=두산그룹
영화 속 피해도시=대구야!
(그래서 자꾸 사과가 나왔던거지 대구사과 유명하니까)
이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바로 대구
저 폐수가 하필이면 대구 수돗물 상수원으로 유입되어버림ㅠ
이게 사과농장뿐만 아니라 대구시민들의 건강에 직격탄을 낳는데
왜냐하면
94년까지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먹는 생수 판매를 금지했기 때문에
모든 가정이 수돗물을 끓여먹었거든ㅠㅠㅠ
(그땐 물을 돈 안내고 먹는 권리=행복추구권이었대..세월...)
심지어 주민 신고를 받은 상수원 공무원들이 조사도 없이 수돗물에 염소를 때려붓는데,
염소+페놀=더 독성이 강한 클로로페놀 ㅎ....
결국 경남지역 일대, 부산까지 아우르는 개노답병크가 터지게 됨
난리가 났지
(영화에서는 이 폐수 방류에 얽힌 회사 비리를 주인공이 알게 되서
여차저차 내부고발을 하게 됨 그런데 사건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당장 매일 먹는 물이 안전하지 않다니 어땠겠어?
전국적으로 수돗물 불신 여론이 퍼졌고
결국 94년 정부가 생수 판매를 합법화!
합법화에 힘입어 98년 생산을 시작한 삼다수는 출시 6개월만에
생수 시장 1위를 먹고
현재까지 1위를 지켜오고 있음~(삼다수홍보아님)
자 그럼 하이트맥주는 왜 나왔느냐
경쟁사가 바로 두산그룹 계열사인 OB맥주였으니까!
당시 사람들에겐 맥주=OB맥주였음
OB맥주=점유율1위 맥주계의 농심신라면
하이트는 출시한지 얼마 안된 진라면 순한맛st
RGRG?
근데 낙동강 페놀 사건이 터지고 대구를 비롯한 방방곳곳에서 OB맥주+두산 불매운동이 일어났지,
이때 하이트맥주가
"청정 암반수"광고로 확 떠서 업계 1위를 먹게 됨
대놓고 경쟁사 멕이는 광고!
우리는 페놀맥주와 달라요 달라!
(여담이지만 OB맥주는 몇년 뒤 이를 갈고 카스 맥주를 내서 1위를 탈환하게 됨)
그렇게 두산은 이 사건으로 인해 대거 대편을 하게 되고
계열사 매각하고 자식들끼리 싸움나고 어쩌고 이하생략
한편!
낙동강 폐수 유출 시민단체로 활동한
상주시민 치과의사 이재용씨는
노무현 정부 환경부 장관으로
(역시 환경단체에서 활동했던)
대구로 시집간 주부 김은경씨는
문재인 정부 환경부 장관으로 발탁됨
물론 영화에선 이 사건의 자세한 여파까진 다루지 않지만
알고 나면 더 재밌으니까 찾아봤어!
***
여기까진 현실 얘기였고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삼토반은 이 사건을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에 대해 말하는 영화야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포인트는
폐수 무단방류를 은폐하려한 회사 비리를 잡아내기 위해
주인공들이 온갖 잡일을 도맡아하는 말단사원의 지위를 십분 이용한다는 거였어
상사들이 파쇄하라고 툭 던지는 문서, 관계자한테 전화하라고 시키는 거,
부장과장대리 취향 맞춰서 커피 타오는 거 등등
그런 일들에서 힌트를 얻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게 흥미로웠던 거 같아
우리 엄마 최애영화가 써니였는데 이 영화도
90년대 회사생활을 잘 그렸냈어
특히 옷!! 다들 옷을 그때 감성이 느껴지면서도 너무 촌스럽지 않게 입어서
보는내내 눈이 즐거웠어
요런거!
누르면 드르륵 탁 소리나는 테이프, 뚱뚱한 컴퓨터, 완전 초기버전 윈도우, 아침마다 국민체조하는 회사
88올림픽 이후 한창 세계화 바람 불어서 말끝마다 영어 쓰는 사원들ㅋㅋㅋㅋ
90년대 레트로 느낌 내는데 제작사가 신경 많이 쓴 것 같았어
중후반부 들어서 한국영화 특유의 gamsong,,,gamdong,,,분위기가 나긴 하는데(하...)
그것 빼곤 마무리도 깔끔하고 괜찮았어
나중에 비리 해결하는 과정에서 왜 제목에 영어토익이 들어가는지도 알 수 있었고
엄마랑 영화 끝나고
엄마도 저런 유니폼 입었어? 상고에서 공부 잘해야 대기업 간다고?
이런 얘기 하면서 집에 왔어
개인적으론 아주 만족해!
주인공은 여자들이지만 남자 사원, 부장, 대리 등등도 나와서
여시네 K-gabby님도 충분히 즐기며 볼 수 있을 것 같아
++(약스포) 금붕어 관련
영화에서 금붕어가 나름 비중있게 나오는 이유
낙동강 페놀 사건때 페놀의 유해성 증명하려고
비커에 금붕어 담아서 페놀을 넣었대ㅠㅠ
금붕어는 5분만에 죽었고
전국민에게 페놀의 유해성을 알려주는 실험으로 유명해지게 돼
아마 감독도 그래서 금붕어를 쓴 거 아닐까 추측중,,,
암튼 깨알같이 나오는 금붕어가 영화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살펴보는 것도
좋은 관람포인트가 될 것 같아
*총평*
시의성+오락성
시대상과 주제를 잘 녹여낸 것 같아
모티프가 된 사건을 알고보면 더 재밌다!
첫댓글 지금 이거 넷플릭스에 풀린거같더라 이거 너무 재밌었어.. 해석보니까 더재밌네
와... 이런 뒷얘기가 있었구나
실제사건 모티브로 했다해서 궁금했었엄
영화 세번이나 봤지만 이런 일이 있었는줄은 몰랐어!! 고마워
재밌었어!
헐 ㅅㅅ인줄 알았는데 두산이었구나..... 금붕어까지 의미있는거였다니....
헉 실화기반이구나....첨 알았어 어제 넷플로 넘 잼게봤다눙
너무 재밌당 이런글 진짜 좋아
유익한 tmi글!!!
이영화 두번이나봄 ㅜㅜ 의미들이 다 있었던거구나 다시한번 봐야지
영화보고 연어왓는데 개흥미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