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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시국을 과학주역(科學周易)으로 조명하다
(과학주역 적용 용례를 보일 목적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에 대한 전대미문의 탄핵심판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제는 광장의 촛불과 태극기가 찬탄 좌파와 반탄 우파 두 진영의 아이콘이 됐다. 촛불은 언론을 위시한 주요 권력기관들을 등에 업고 하야 내지 탄핵을 밀어부쳐 신바람을 냈지만, 태극기는 보도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으며 생존적 자구책을 세우며 태극기를 들고일어나 그 세를 불려왔다. 본질을 재쳐놓고 광장의 숫자놀음으로 시작한 탄핵시국! 태극기는 어느새 촛불을 눌렀다. 말하자면 우주론(宇宙論)에서 흔히 말하는 자기 조직화(自己組織化: Self-Organization)가 발현된 결과다. 하지만 지금까지 헌재의 흐름을 보면 3월 13일까지는 결판을 내려고 하는 것 같다.
나라의 운명을 가름할 헌재 판결의 결과는 가늠하기 어렵다. 법 논리로는 탄핵각하 감이지만, 지금 나라의 주요 권력기관들은 정치논리의 함정에 빠져있다. 후자의 경우,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금의 정치논리는 흑백대결로 향하는 총성 없는 전쟁이다. 선거 때처럼 이 정도면 어김없이 출현하는 내로라는 점술가도 요즘은 조용하다. 2012년 대선 10일전쯤 나는 과학주역으로 대선결과를 예측한 바 있다. 정상상태에서는 예측이 가능하다. 선거 당일 오후 6시 동창들의 운동모임 후 출구조사 발표를 듣고 동창들이 나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을 때 개표결과는 달라진다고 했다. 이 블로그에는 그때 예측한 두 편의 글이 그대로 있다. 2년전쯤 블로그를 해킹당해 겨우 복원하여 다시 올리니 발행날자는 맞지 않다. 그것을 읽으면 이 글을 읽기가 좀 더 쉬워질 것이다.
졸저 과학주역으로 사물을 보는 방법은, 역술가들처럼 점치지 아니하고 상황무대를 먼저 설정한 후 논리나 자료 또는 분명한 정황으로 음양을 결정한다. 질문자 자신이 결정해도 되고 여러 사람이 토론하여 그 음양(또는 가부[可否])을 정함으로써 그 상황에 해당하는 괘를 만든다. 주역의 64괘와 그 구성원인 384효는 인류가 터득한 것 중에서 제일 자세하고 과학적인 디지털적 범주다. 상황 법전 내지는 상황 내비게이션이라 할 수 있다. 찾아보는 요령만 잘 파악하면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는 때가 됐다. 펼쳐지는 상황을 괘로 만들 수 있는 논리와 기법을 필자가 십 수 년간 연구하여 과학주역[1권, 2권]에 담아냈었다. 지난 번의 대선예측과 이번의 탄핵시국 리뷰는 그 활용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탄핵시국의 4원6법 설정
상황무대를 결정하는 패턴은 과학주역의 논리로 쉽게 정해진다. 목적에 따라 사용되는 용어가 조금 달라질 뿐이다. 앞서 언급한 2012년 대선예측을 읽었다면 더 쉽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지금 함께 해보자. 다음의 4원은 그 상황설정의 기본무대가 된다.
항상 아래쪽이 상황의 시작이고 위쪽이 결말이다. 그 중간의 두 원은 과정적 징검다리인데 좌우 양쪽으로 가른다. 순서적으로는 좌가 먼저이다. 상하라인의 시말(始末)과 좌우라인의 내외(內外)가 설정되면 기본무대가 정해진다.
탄핵시국은 무엇이 먼저인가? 그 시작은 혼란이고 그 끝은 정리(탄핵판결 및 사태정리)이다. 이런 상황은 그 시말이 반복되기도 한다. 역사가 그렇다. 내원(內元)은 말 그대로 내적인 요인이고, 외원(外元)은 외적인 요인이다. 나는 내측에 ‘의식’을, 외측에는 ‘행동’을 넣었다. 왜냐하면, 탄핵정국은 의식과 행동이 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여기뿐 아니고 우리 인간의 일반적인 삶의 양태를 가름하는 양 날개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본무대는 다음 그림처럼 표현된다.
4원6법 중에서 4원을 정하였으니, 이제 위 그림의 파란 실선으로 나타낸 6법을 정하면 된다. 여섯 줄의 파란 실선은 ‘혼란’을 꼭지점으로 한(혼란 바탕의) 아래쪽 삼각형 하나와, ‘정리’를 꼭지점으로 하는 위쪽 삼각형을 형성함을 볼 수 있다. 6법은 이 삼각형들의 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것을 채우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4원의 내용을 서로 연결하는 복합어를 만드는 것이다. 즉, 1은 ‘혼란의식’, 2는 (혼란 중심의) ‘의식행동’, 3은 혼란행동’이다. 이어서, 4는 ‘의식정리’, 5는 (정리중심의) ‘의식행동’이고, 6은 ‘행동정리’가 된다. 이것을 현 탄핵시국에 맞게 정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필자가 과학주역 책을 쓰면서 연구한 결과, 1은 무의식적으로 잠재된 내면의 의식과 관련된 자리다. 그러한 ‘혼란의식’은 무엇일까? 사회에 무의식적으로 각인된 저변의 혼란한 의식! 그것은 곧 이념문제다. 그래서 1은 ‘저변의식’ 내지는 ‘이념문제’로 정한다. 2는 의식(내면)과 행동(외면)의 중간지대다. 의식이 행동으로 표출된 수개월 동안의 탄핵정국에서는 이 자리는 ‘여론형성’이 자리한다. 원래 이 2의 자리는 혼란이 그 바탕인 바, 언론이 정론을 벗어나면 그 여론은 혼탁해진다. 3은 혼란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자리이므로 필자는 이것을 ‘민심표출’ 또는 ‘광장민심’이라 붙인다.
이제 위의 삼각형을 보자. 앞서 1은 잠재된 내면의 자리였다. 이에 비하여 4는 정리를 위한 의식이다. 특히, 의식-정리를 연결하는 4는 정리된 의식, 기획, 아이디어 등에 해당한다. 지금의 탄핵정국에서는 이미 준비되어 있는 ‘헌법’이 이에 해당한다. 이어서, 5는 정리를 목표로 하는 의식적 행동, 즉, 관련주체의 ‘의결’ 내지는 ‘판단-판결’이 여기에 해당한다. 옛 왕정시대에는 이 자리가 군주(지금 사회의 사장, 리더 등)의 자리다. 마지막 6의 행동-정리의 길에는 무엇이 놓여있는가? 주역에서는 경험결과, 정보교환의 자리, 할아버지의 자리다. 상황의 마지막 국면으로서 외적으로 드러나는 진실, 사실, 경험, 정보의 자리다. 행동이 정리되려면 사실확인과 이에 대한 인정이 있어야 한다. 이 자리를 필자는 시국에 맞게 ‘진실게임’이라 부르겠다.
이제 4원6법이라는 탄핵시국의 무대가 설정되었다. 혹자는 좀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지만, 변할 수 없는 가이드라인은 주역 괘의 논리적 바탕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토론을 많이 할수록 더 적합한 개념을 설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이런 무대설정의 놀이(4원6법)는 과학기술 분야에 몸담아 연구기획 등과 관련하여 30년은 족히 된다. 그런 것들이 과학주역을 연구하는 배경이 되었었다. 고전주역에 필자의 4원6법의 논리, 수학의 불 대수(Boolean Algebra) 및 우주론이 더해진 것이 졸저 과학주역(科學周易)이다.
탄핵시국을 주역의 괘로 만들기
위에서 채운 6법은 곧 주역의 여섯 효로 직결된다(과학주역[1권, 2권]). 위 그림(탄핵시국의 4원6법)에서 아래 삼각형은 내괘(內卦)가 되고 위 삼각형은 왜괘(外卦)가 된다. 주역의 괘는 3효로 구성된 8괘(八卦)가 위 아래에 겹쳐져 상8괘 하8괘가 합해진 6층의 효로 구성된다. 각 6법(또는 6효)에 대한 음양을 결정하면 비로소 실질적인 괘가 결정된다. 6법의 음양은 그 상황무대에 걸맞게 활성도가 높으면 양(ㅡ)으로, 활성도가 낮으면 음(- -)으로 정한다. 괄호 속의 실선은 양(陽)을, 끊어진 선은 음(陰)을 나타낸다. 태극기 네 모퉁이에 있는 괘(卦)는 이 음양의 세 효(爻)로 구성된다. 여기서는, 탄핵을 찬성하는 쪽(찬탁촛불)과 반대하는 쪽(반탁태극기)의 입장에 따라 상황의 지향방향이 갈라지기 때문에 각각을 나눠 살펴보기로 한다. 한편, 탄핵시국은 탄핵소추와 탄핵판결의 두 시기로 나누어 보기로 한다. 그 이유는 시간에 따라 국면이 달라지는 추이도 볼 겸, 과학주역의 재미와 면모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그래서 탄핵소추기를 전반기, 탄핵판결기를 후반기로 나누어 부르기로 한다.
가. 전반기 찬탄(贊彈) 촛불의 괘
1의 저변의식: 촛불 쪽은 대체로 젊은 사람들이 많다. 젊은이들에게는 편향된 역사교과서와 전교조가 전횡해온 교육은 물론 정당들에 의한 이념적 선거전략 등에 의하여 오랜 세월 저변의식이 그 부모세대와 크게 달라져 있다. 이것이 오늘날 세대갈등으로도 이어졌다. 일부 선동세력에 휩쓸려 가담한 일반인을 제외하면 촛불세력의 저변의식은 거의 좌편향 이념지향이다. 탄핵 찬성의 입장에서 1은 해당 이념이 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양(ㅡ)이라 매긴다.
2의 여론형성: 언론은 가장 영향이 큰 여론형성의 주체다. 개개인의 의식변화에 큰 영향을 주고 이어서 외적 행동으로 나타나게 한다. 그래서 언론기관은 이 시대의 제일 큰 권력기관이다. 마치 핵(核)처럼 올바로 쓰면 득이요, 잘못 쓰면 해악을 넘어 파멸을 초래하는 위력을 가지고 있다. 혼란 속의 언론은 어땠는가? 표현하기조차 민망한 선동조작언론의 수많은 가짜 뉴스들이 여론을 몰고 갔다. 그 세부적인 내용들은 SNS 상에 잘 정리되어 있어 여기서는 언급을 생략한다. 국민들은 이런 가짜 뉴스를 믿고 분노하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은 식은 죽처럼 느껴졌다. 2는 그래서 당연히 양(ㅡ)이다. 활성 정도가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양이다.
3의 민심표출(광장민심): 1과 2가 밖으로는 촛불시위로 나타났고 그 파장은 횃불처럼 번졌다. 광화문 광장의 시위여파는 대통령이 일말의 사과를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나라를 휩쓸었다. 야당이 광장의 촛불의 힘을 탄핵의 명분으로 삼은 것이니, 3 라인은 양(ㅡ)이 아닐 수 없다.
하괘(下卦)를 이루는 1-2-3의 세 효가 다 양이 되었다.
이제 위의 삼각형을 보자. 탄핵소추를 위한 4의 헌법법리에 관한 것은 어찌될 것이었는가? 찬탄촛불 측은 대통령을 즉각 하야시킬 수 있는 민심이 표출되었다고 평가하고 민간인의 ‘국정농단’을 탄핵의 바탕으로 삼았다. 국회는 탄핵을 위한 절차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후반기에 드러났지만, 전반기의 4 라인은 국회가 2/3 찬성하면 기습적이기는 해도 합헌인줄 알았다. 즉, 이 라인을 양(ㅡ)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5의 판단-판결 라인을 보자. 탄핵소추의 주체는 여소야대의 국회다. 찬탄에 가담하려는 야당과 여당의 일부가 뭉치면 탄핵가결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기획/조작된 태블릿PC로 탄핵소추의 단초를 제공한 언론, 대통령이 최서원과 공범이라는 검찰의 중간수사발표에 영향을 받은 국민들의 생각에는 하야처럼 단숨에 끝내지는 못하더라도 탄핵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것을 멈출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놀라운 여당의 반란표는 5 라인을 양(ㅡ)으로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6 라인의 진실게임은 어땠는가? JTBC의 태블릿PC 보도를 기점으로 언론, 검찰, 국회가 한데 뭉치니 안될 일이 있겠는가? 국회가결 전에 이를 뒤집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진실게임마저 손댈 틈도 없이 태블릿PC 한방으로 끝났다. 그래서 촛불 진영의 6 라인은 양(ㅡ)이다.
결국 상괘(上卦)의 세 효도 모두 양이다.
세 효가 다 양(ㅡ)인 경우를 '건(乾)'이라 한다. 상하가 둘 다 하늘[天]의 별명을 가진 건(乾)이므로, 이 여섯 효로 구성된 6선형괘를 ‘중천건(重天乾)괘’라 한다. (중(重)이 붙는 것은 위 아래의 8괘가 같다는 뜻이다.) 이 괘는 우주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주역의 중심을 이루는 괘로서 그 의미는 심오하고 복잡하지만, 간추린 일반적인 개념은 간단하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 괘의 간추린 의미만을 추려 다음 그림에 나타내었다.
위 그림 맨 왼쪽은 양(ㅡ)의 효를 6층으로 쌓은 괘(卦)의 모습이다. 그 옆의 원형모양의 그림은 필자가 과학주역을 쓰면서 괘를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게 개발한 괘의 이미지/표상(表象)이다. 이 건괘의 이미지를 보면 마치 빛과 같다. 고전주역에서는 이를 용(龍)에 비유했으나 필자는 과학주역에서 빛으로 비유한다. 오른쪽의 설명은, 필자가 모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괘의 뜻을 최대로 압축하여 표현한 것이다. 찬탄촛불 측에서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은 빛과 같이 사통팔달 일사천리로 모두 다 굽힘 없이 펼쳐진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진실게임이 확실히 양(ㅡ)이 되려면, 국회 자체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국회의원 개개인과 피청구인(대통령)에게 내용을 전달하고, 이를 인정받을 만한 공청회가 있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탄핵소추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효(爻)는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주역에서는 그런 효를 변효(變爻)라 한다. 즉, 6 라인의 진실게임이 만약 음(- -), 즉, 진실규명이 안 된 채로 소추가 가결되는 국면은 주역은 어떻게 나타낼까? 상괘는 양(ㅡ)-양(ㅡ)-음(- -), 즉, 연못[택(澤)]의 별명을 가진 ‘태(兌)’가 된다.
이때 하괘는 모두 양인 건(乾)이고, 상괘는 태(兌)가 되니 합해진 6선형 괘명은 ‘택천쾌(澤天夬)’라는 괘다. 다음은 이 괘의 의미를 알아보기로 한다.
원형의 모양의 표상을 보면, 6 라인의 진실문제를 불문에 부쳐 불활성이 된 음의 존재가 보인다. 그 아래쪽에 파형으로 나타낸 양들의 뭉친 힘이 대각선 방향으로 음을 밀어붙이는 형국이 느껴질 것이다. 과욕이 앞서 목적지향적으로 밀어붙이며 조급하게 처리하는 국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위의 한자말은 성인이 이 괘에 붙인 해설인데, 그 밑에 필자의 번역이 있지만 탄핵시국에 맞춰 좀더 설명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다.
‘조정에 올려 진정으로 호소하도다[揚于王廷 孚號]’라고 한 것은, 헌재에 탄핵소추함을 의미한다. 이어서 ‘위태함이 있음을 자기 고을부터 알리도다[유려고자읍(有厲告自邑)]’라 한 것은, 같은 배를 탄 국회-언론-검찰 및 고영태 간에 엄밀히 진행된 사전 정보소통을 의미한다. 그 다음의 불리적융(不利卽戎)은 탄핵반대 세력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고영태를 격리보호한 것을 이른다. 이어서, 여유를 가지고 나가야 한다[이유유왕(利有攸往)]는 것은 큰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검찰의 섣부른 공범추정과 국회의 증거조사도 없이 종합된 죄명으로 소추한 것은 이 부분을 크게 범한 실수가 아닐 수 없다. 고대 주역의 성인이 붙인 괘사(卦辭)를 보면 신기하기 그지 없다. 위의 해설은 12월9일 탄핵소추안을 조급하게 가결하는 국회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나. 전반기 반탄(反彈) 태극기의 괘
태극기 쪽은 대체로 장년과 노년의 사람들이 많고 그들을 중심으러 하는 보수우파의 저변의식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태극기 쪽의 저변의식은 밖으로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그 이념성향이 뚜렷하므로 양(ㅡ)이 분명하다.
2의 여론형성의 면에서 보면, 언론이 거짓-편파-조작의 핵폭탄을 마구 터뜨려 제어불능이었다. 국민들은 이런 가짜 뉴스를 믿고 분노하기 시작했다. 언론의 해악은 막대한 위력을 발휘하였고 일부의 보수우파 마저 얼떨결에 헷갈리며 촛불에 가담하거나 침묵하였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선동/조작언론의 가짜 뉴스는 이 블로그에 그 예를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수없이 많으며, 현재 SNS 상에 잘 정리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은 먹혀 들어갔다. 2의 여론형성 라인에 있어서는 이 상황에서 탄핵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기 어려웠다. 탄핵반대로 가는 데에 있어서 2의 국면은 음(- -)일 수 밖에 없다.
3의 민심표출은 태극기 집회로 나타났지만 미약했다. 광화문 광장 근처는 생각도 못했고 서울역 동대문역 등에 1~2천명 내외의 집회가 간신히 이루어질 정도였다. 대통령이 일정부분을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민심은 역류했다. 대통령을 주저앉히려는 촛불세력의 뭉친 기운을 당하기 어려웠고 탄핵반대는 힘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래서 2는 활성화되지 못한 음(- -)일 수 밖에 없다.
하괘(下卦)의 1-2-3은 양(ㅡ)-음(- -)-음(- -)으로 귀결된다.
이제 상괘(上卦)를 얻기 위해서는, 4에서 6까지의 음양을 정해야 한다. 아무리 세상이 뒤집힐 것 같아도 헌법이 살아있는 법치국가임을 알기에, 아무리 여소야대의 국회라 하더라도 보수우파는 4의 헌법법리만큼은 살아있고 작동될 것이라 믿는다. 그것은 어쩌면 약자의 마지노선일 것이다.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말이 된다. 그래서 4는 양(ㅡ)이다.
5의 탄핵소추를 위한 판단-판결 라인을 보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려면 2/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가? 촛불시위에 겁먹은 여당(새누리당)이 그 본분을 지키기보다는 그 중 소위 비빅계라는 제 살기에 급급한 무리들이 적과의 동침을 시도한다. 반탁 측이 충격에 빠질 배반의 놀음이었다. 이 정도면 탄핵소추 가결은 불을 보는 듯하다. 반탄의 입장에서 5 라인은 별수없이 음(- -)이다.
6의 진실게임은 어땠는가? JTBC의 테블릿 PC의 조작보도를 기점으로 고영태와 은밀히 짜고 벌어진 기획음모에 진실게임은 촛불 쪽의 승리를 나타내고 있었다. 태블릿PC에 고스란히 담긴 청와대의 문건유출 소식과 대통령의 사과발언은 6의 진실게임 라인에 있어서 탄핵사유가 진실일 것이라는 심증을 주었기에 탄핵반대의 목소리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6은 음(- -)이다. 결국 상괘(上卦) 4-5-6도 양(ㅡ)-음(- -)-음(- -)으로 나온다.
상괘와 하괘 둘 다 뇌(雷: 우레)의 별명을 가진 진(震)괘로 낙착됐다. 이를 합한 6선형괘는 ‘중뢰진(重雷震)’이다. 8괘의 상으로 보면, 아래 하괘의 동요(動搖)[震]가 위의 동요와 맞부딪치니 동요가 연속되거나 중첩되는 형국으로서 자연현상에 비유하면 천둥번개, 지진, 화산폭발 등의 큰 충격에 해당한다. 그렇다. 이 얼마나 날벼락 같은 일인가? 이 괘의 간추린 의미와 성인이 붙인 괘사는 다음 그림과 같다.
동적 자극의 순간은 놀라움을 만들어내지만 결국은 활발한 삶을 새롭게 출발하게 하는 동기를 제공한다. ‘진(震)’은 양(陽)의 단순한 폭발로 그치지 않고 음의 저항 때문에 울림(반향)을 동반한다. 전체의 불균형이 한계를 넘어서면 균형을 회복하려는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라고 하는 우주의 자생적 순환원리가 작동하여 새로운 균형을 되찾게 된다. 충격적 변화의 순간은 속수무책이지만, 그 놀라움이 몰고 오는 각성(반향)과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본성적 노력이 지속되기 때문에 우주의 모든 존재와 인류는 끊임없이 발전한다.
조용한 침묵을 깨고 동요가 일어난다는 것은 자연이든 인간이든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므로 형통한 상이다. 감당할 수 없는 충격적인 동요가 일으키는 두려움은 그에 대비한 준비가 없는 자신에 대한 반성과 회개의 성찰로 이어진다. 그리고 격렬한 두려움의 감정을 표출한 후의 정신적 정화작용인 카타르시스(catharsis)를 경험하게 된다. 이것을 괘사에서는 진래혁혁(震來虩虩) 소언액액(笑言啞啞)이라고 하였다. 비록 큰 동요의 충격으로 놀라고 두려워하더라도 몸과 마음의 중심을 지킬 수 있다면 그는 대중의 리더가 될 자격이 있음이니 괘사에서는 혼란 속에서도 제기[匕:숟가락]와 제사용 술[鬯: 제사에 쓰는 향기로운 술]을 챙기는 강한 정신력과 경건한 마음자세를 가진 자로 규정하고 있다(과학주역2, 625쪽).
과학주역은 고전주역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역의 괘를 해석해낸다. 중뢰진(重雷震)의 새로운 해석을 보면, “준비가 덜 된 세계에서 책임감으로 앞장서서 이끌고[진晉35] 가진 능력으로 세계활성화에 노력하면서[대유大有14] 주위와의 상생을 위하여 서로 도우며[비比08]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격변에 대처하는[수需05] 일련의 과정이 ‘진’의 세계다.” 바로 그런 세계가 태극기집회의 진면모다. 이를 이끄는 탄기국(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이 바로 그런 리더십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기조직화적 움직임은 진괘처럼 놀라고 진괘가 말하는 정신차림으로 이어졌다. 대통령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바로 뒷날 청계천 광장에서 시작된 태극기 집회는 경천동지 후의 자기조직화의 발동이었던 것이다.
다. 후반기 찬탄 촛불의 괘
1의 탄핵찬성파들의 저변의식은 전반과 다름없이 양(ㅡ)이다. 탄핵소추가 가결된 후에도 찬탄촛불세력들의 이념적 성향은 전혀 바뀔 리가 없다. 시위대의 구호와 퍼포먼스에는 오히려 종북성향이 두드러지고 있었다.
2의 여론형성은 어떻게 되어 갔나? 촛불세력들은 국회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탄핵소추를 이뤄낸 여세를 몰아, 헌재(憲裁)도 속전속결 탄핵인용을 하도록 몰아간다. 전 언론이 하나같이 탄핵소추 사안과 무관한 사사로운 일들을 들추며 탄핵인용을 위한 여론몰이에 총동원된다. 전반기의 여론몰이는 재미를 톡톡히 보았지만, 후반전에서는 보수우파들의 태극기집회와 유투브 방송의 대반격이 본격화되면서 조금 주춤한다. 변화에는 반드시 변곡점이 있기 마련이다. 업무가 정지된 대통령이 기존의 언론사가 아닌 유투브 개인방송인 ‘정규재TV’와 인터뷰하여 세계를 놀라게 한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그 내용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기존의 지상파방송, 종편방송 및 오프라인 신문사들은 공정성보도에 있어 사실상 낙인이 찍힌다. 찬탄을 위한 여론형성은 활활 타오르다가 그 풀이 점점 꺾인다. 여기에 매주마다 기록을 갱신하던 태극기집회가 삼일절에 이르러 유사이래 가공할만한 집회인력이 몰리면서 찬탄에 앞장섰던 기존의 언론사들도 하는 수 없이 이 사실을 보도하기에 이른다. 2의 찬탄의 여론은 다소 주춤거리며 음(- -)으로 변해간다.
후반기 3의 촛불광장의 표정은 어떠한가? 찬탄 시국의 전반과 후반을 가르는 묘한 기점이 생긴다. 광화문 촛불시위의 양태가 변화하기 시작한다. ‘최서원의 국정농단’이라는 여론에 흥분해 촛불에 가담했던 일반 시민들도 종북성향 주도세력의 민낯을 알기 시작한다. “사회주의가 답이다”, “이석기를 석방하라”, ‘혁명정부를 세우자” 등의 구호로 그 본색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지지도가 제일 높다는 야권의 대권후보지원자가 시위 현장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혁명밖에 없다”, “보수를 불태우자”는 등의 반헌법적 혁명의 속내를 드러냈다. 시위의 뒷배경인 소위 종북좌파 성향의 조직들이 대통령을 단두대에 처형하는 마네킹 퍼포먼스, 기업총수를 포박한 모습은 물론 대통령 얼굴을 축구공으로 만들어 차는 등의 과격한 시위행태가 알려지면서, 미처 모르고 순수하게 촛불에 가담했던 시민들이 빠져나감으로써 촛불은 전문 시위꾼만 남긴 채 점점 그 위력을 상실하기 시작한다. 총동원령이 내려진 삼일절의 촛불시위는 태극기집회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찬탄의 민심표출인 3의 자리는 음(- -)이 되고 만다.
이렇게 해서 1-2-3이 만드는 하괘는 양(ㅡ)-음(- -)-음(- -)으로서 우레[雷]의 별명을 가진 진(震)괘가 된다.
후반기 4의 헌법법리 라인은 촛불진영의 입장에서 어떻게 되는가? 전반기 찬탄의 괘인 ‘택천쾌(澤天夬)’에 따라 조급하게 탄핵소추를 졸속으로 가결한 만큼, 그 속에는 수많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사실이 밝혀진다(김평우의 헌재 변론, 김평우의 “탄핵을 탄핵한다” 참조). (간단히 열거하면, 1) 탄핵소추안의 내용인 13가지 헌법과 법률의 위반 각각에 대하여 국회의 의결이 있었어야 하는데, 단 한번의 찬반투표로써 가결한 점, 2) 피청구인(대통령)과 공범이라는 최서원의 1심 재판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탄핵소추를 한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 본인이 아닌 주변인물의 문제를 대통령과 엮어 탄핵하는 것은 1980년 8월 1일 공식적으로 폐지된 연좌제[連(緣)坐制] 적용이라는 점, 3) 탄핵 후 바로 집무가 바로 정지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하여 특검의 수사결과나 국회 별도의 증거조사 없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는 점, 4) 헌재에서 대통령 측의 변론을 제한하고 최후변론을 강행한 점, 5) 국정농단의 본류가 달라질 수 있는 중대한 증거자료인 고영태 일당의 2300개 녹음파일을 증거자료로 채택하지 않은 점, 6) 탄핵소추 대리인 측이 국회의 동의절차 없이 소추안 내용을 변경한 점 등이다. 4의 헌법법리 라인에서 위의 여러 사항은 찬탁 촛불의 입장에서도 큰 오류와 흠이 아닐 수 없다.) 위 괄호 속에 열거한 위헌과 위법들은 4의 자리를 음(- -)이 되게 하기에 충분하다.
6라인의 진실게임을, 5 라인에 앞서,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탄핵 초기에 검찰이 고영태 주위를 조사하면서 그 일당의 한 사람이 녹취한 엄청난 분량의 녹음파일을 확보하고 있음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 내용은, 한마디로, 정권말기에 사익을 챙기려는 고영태 일당이 대통령의 실세로 보이는 최서원의 국정농단사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전에 언론-국회-검찰이 미리 조율해 놓은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비록 헌재에서 증거자료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그 내용이 MBC의 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진실게임에서 이길 수 없게 됐다. 사실상 6 라인의 진실게임에서 패배한 것이다. 그래서 음(- -)으로 낙착된다.
5 라인의 판단-판결에 대한 상황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헌재에서 2월24일에 열린 변론에서 더 이상 대통령 측의 변론요청을 거부하고 최후변론 일시를 2월27일로 못박은 것을 보면, 헌재가 헌법법리보다는 정치논리에 휩쓸리는 판결을 내놓을까 걱정케한다.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중립적 입장의 국민들의 시각에서도 헌법법리 적용에 문제가 있고, 사실입증을 위한 진실게임에서 탄핵을 원천무효로 할 수 있는 증거가 드러났으니 탄핵이 각하되거나 기각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를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힘들다. 각하나 기각이 된다면 5 라인은 음(- -)이 된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인용이 되면 양(ㅡ)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4-5-6이 만드는 상괘는 두 가지가 가능하다. 하나는 각하나 기각될 경우에는, 음(- -)-음(- -)-음(- -)으로서 땅[地]의 별명을 가진 곤(坤)괘가 되는 것이고, 인용이 되는 경우에는, 음(- -)-양(ㅡ)-음(- -)으로서 물[水]의 별명을 가진 감(坎)괘가 된다. 앞서 1-2-3이 만드는 하괘가 양-음-음의 진(震)괘 이므로, 상괘와 하괘 둘을 중첩하여 얻는 6선형괘는 지뢰복(地雷復)과 수뢰둔(水雷屯)의 두 가지다.
1) 찬탄촛불 입장에서 탄핵이 각하(또는 기각)이 되는 경우인 ‘지뢰복(地雷復)’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소추안이 각하되어 정도를 따라 국회로 회송되거나, 기각되어 대통령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두 가지 다 지뢰복이다. 근본으로 복귀한다는 뜻이다. 바로 각하되는 ‘지뢰복’이 이루어졌더라면 새누리당의 동지들이 갈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괘사의 ‘출입무질 붕래무구’-->나가고 들어옴에 근심이 없고 동지들이 찾아와도 무탈하리라). 진실규명이 되지도 않은 탄핵은 7일 만에 간 길을 되돌아 각하됐어야 한다(괘사의 ‘반복기도 7일래복’). 괘사의 끝에는, 원래는 소추안이 여유를 가지고 진행되어야 함(괘사의 ‘이유유왕’)을 말해주고 있다. 또 각하가 되면, 그 이후의 처리도 여유를 가지고 근본적으로 다시 조치해야 한다는 뜻이 포함된다.
2) 찬탄촛불 입장에서 탄핵인용이 될 경우의 수뢰둔(水雷屯)의 내용을 살펴보기로 하자.
찬탄 촛불 세력이 그렇게 바라던 탄핵인용이 되면, 세계의 모습은 갓난애나 환자와 같아진다. 위 중앙의 괘의 이미지를 보자. 검정색의 파형모양은 욕망의 무의식이 꿈틀거리는 상황이고 다른 부분은 불활성이 많은데, 그 중 위쪽 중앙부분, 즉, 판단하는 중추만 파동을 치며 살아있다. 이는 본능에 의존하여 살아있는 유아나 병실에 누워 도움을 받는 환자의 상이다. 밖은 깜깜하여 걸음을 때기도 어려운데 잠도 덜 자고 일찍 일어나 큰일을 하러 나서려는 것과 같다. 제 세상을 맞았는데도, 제 뜻대로 하지 못하는 불활성의 시대, 혼돈의 시대를 맞는다. 왜냐하면, 반탄 태극기 세력이 가일층 뭉쳐 거센 역풍을 맞기 때문이다. 세상이 더 캄캄해진다. 이는 탄핵정국 시작의 조작된 혼돈보다 더 큰 혼돈이다. 대선의 과정도 자연스러운 ‘원형이정’(위 괘사 참조)의 정상적인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서둘러 선거를 치루게 되니 상대편인 보수우파에 반격의 명분을 준다. 그래서 욕심만큼이나 성과를 얻지 못한다. 여유를 가지고 제후의 뜻(대권)을 세워야 이롭다 했는데(위 괘사의 ‘이유유왕 이건후-->여유를 가지고 나아가 제후의 뜻을 세움이 이롭다’), 이를 어기고 너무 서둘러 낭패를 당한다.
라. 후반기 반탄 태극기의 괘
이렇게 촛불세력이 중천건(重天乾)의 위력으로 천하를 호령하거나 택천쾌(澤天夬)로 조급하게 탄핵할 때, 태극기의 광장시위는 언론이 알고도 보도조차 해주지 않는 것은 물론, 편파 조작 뉴스가 하루 종일 끊임없자, 관망하며 침묵하던 다수의 보수우파가 분통을 터뜨리며 들고일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 큰 불이 지펴진 것은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조작되었다는 것이 알려진 때부터다. 태극기 쪽의 전문가들에 의해, JTBC가 고영태로부터 청와대의 여러 문서들이 들어있는 USB를 받아 임의의 태블릿PC에 넣어 사용자를 최서원이라고 둔갑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 탄핵의 단초가 되었던 태블릿PC가 사실상 치밀하게 기획/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관망하고 침묵하던 보수우파 쪽은 더 큰 놀라움과 분노를 드러냈다. ‘광장이 답이다’라며 모인 집회는 매주마다 그 세력이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비박계 여당의 반란으로 12월9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보수우파 관망 세력은 반탄의 태극기를 본격적으로 흔들기 시작했다. 반탄 태극기 측의 입장에서 여섯 라인의 음양을 따져보자.
1의 저변의식은 공통보수라는 말처럼 불변이다. 여기는 변하지 않는 양(ㅡ)이다.
2의 여론형성은 어찌되어가는가? 전 언론이 하나같이 탄핵인용을 위한 여론몰이에 총동원되어 촛불이 재미를 톡톡히 볼 때, 보수우파들은 태극기집회와 유투브 방송으로 반격을 시작한다. 꾸준하고 차분한 ‘정규재TV’, 저돌적으로 파고드는 ‘신의 한수’, 전통보수의 날카로운 칼침 ‘윤창중칼럼세상TV’, 헌신적 에너지의 “MF 엄마방송” 등등 보수지킴이 방송들의 역할이 두드러져 해외 교포사회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다. 마침내 대통령이 전파 언론사가 아닌 정규재TV와 인터뷰하는 놀라운 변곡점이 만들어진다. 그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기존의 지상파방송, 종편방송 및 오프라인 신문사들은 공정성보도에 있어 사실상 낙인이 찍힌다. 찬탄을 위한 여론형성은 그 풀이 꺾이고 삼일절에 이르러서는 언론이 사실 보도를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찬탄의 촛불세력들이 크게 경악한다. 이로 인해 편파조작으로 선동되었던 많은 국민들의 여론이 상당히 정리된다. 제도권 언론의 영향력은 크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유투브를 위시한 SNS의 영향력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하지만 영향력이 큰 전파 언론이 탄핵심판 전에는 공정보도할 만큼 회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2의 여론형성은 아직 음(- -)이지만 양(ㅡ)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주역용어로는 변효(變爻)다. 현재는 음이지만 양의 분위기로 접어드는 국면이다.
3의 민심표출도 삼일절에는 광화문광장의 일부, 시청광장, 청계천광장, 남대문, 종로일대 전부가 태극기집회에 접수된다. 역사상 이렇게 큰 집회는 처음이다. 기네스북에 오를지 모를 정도다. 집회본부 주위에 깔리던 케이블이 먼데까지 연결이 불가능한 것을 ‘케이블 TV’회사와 연계하여 가능케 하는 등, 탄기국의 기획력은 대단했다. 주요 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은 명절 때처럼 버스로 올라오는 집회참가자들로 붐볐다. 이제 MBC를 따라 타 방송사들도 이 광경을 보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쯤이면, 태극기 민심표출의 3 라인은 양(ㅡ)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2-3의 하괘는 불(火)의 별명을 가진 리(離)괘에서 천(天)의 별명을 가진 건(乾)괘로 변하는 과정에 있다.
이제, 상괘를 정해보자. 4의 헌법법리는 정리된 의식의 라인이다. 자유민주주의국가와 법치국가는 동의어에 가깝다.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이기에 반탄 태극기 측은 법치의 4 라인을 확고히 고수하려는 것이다. 이 라인에 대하여 탄핵반대 측 대리인단은 이미 언급한 갖가지의 헌법과 법률의 위배사실을 일일이 적시하면서 헌법의 가치를 찾으려는 온갖 노력을 다한다. 법치를 추구하는 이 라인은 변함없이 양(ㅡ)이다.
6 라인의 진실게임을 먼저 보자. 찬탄 촛불의 6 라인에서도 언급했지만, 탄핵 초기에 검찰이 확보한 고영태 일당의 음모가 담긴 2300개 분량의 녹음파일의 내용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제 최서원의 국정농단사건 자체는 사전에 기획된 사기극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런데 헌재에서 증거자료로 채택되지는 않은 것은 이상한 일이다. 하지만 그 내용이 MBC의 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진실게임은 반탄 태극기의 승리가 가능하게 됐다. 헌재는 이 부분을 공고히 하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반탄을 위한 진실게임의 6 라인은 사살상 양(ㅡ)이라 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중요한 5의 판단-판결의 라인을 보자. 4의 헌법법리와 진실게임이 양(陽)이라면, 볼 것도 없이 탄핵기각은 자명하다. 대통령의 최후진술서에서, 정치인의 여정에서, 단 한 번도 부정과 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었고, 주변의 비리에도 엄정하였으며, 최순실에게 문서전달과 아울러 국정에 개입하여 농단을 하게 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는 등, 탄핵관련 모든 사항에 반박하였다. 정상적인 헌재라면, 사안이 이러한 데도, 탄핵을 무리하게 인용하리라 보지 않는다. 그래서 이 5라인은 자연스럽게는 탄핵각하 내지는 기각을 의미하는 양(ㅡ)이 틀림없다. 하지만 나라가 겪게 될 환란을 무릅쓰고 국회-검찰-언론 등이 함께 기획하여 권력남용으로 탄핵을 인용할 경우는 부자연한 음(- -)이 되고 만다.
상괘는 정상판결이라면, 양(ㅡ)-양(ㅡ)-양(ㅡ)의 건(乾)이 되지만, 특이판결이라면, 양(ㅡ)-음(- -)-양(ㅡ)의 리(離)괘가 된다.
상괘가 두 가지 경우, 하괘가 또 두 가지 경우이므로, 이를 정리해보면,
1) 반탄여론이 우세하고, 현재가 정상판결을 하면, 중천건(重天乾)이다.
2) 반탄여론이 우세하고, 현재가 특이판결을 하면, 화천대유(火天大有)이다.
3) 반탄여론이 열세하고, 헌재가 정상판결을 하면, 천화동인(天火同人)이다.
4) 반탄여론이 열세하고, 헌재가 특이판결을 하면, 중화리(重火離)이다.
다음은 위의 네 가지 괘에 대하여 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1) 반탄여론이 우세하고, 현재가 정상판결을 할 때의, 중천건(重天乾)괘 설명:
이괘는 전반기 찬탄 촛불의 위세등등하던 때의 괘였다. 이제 완전히 거꾸로 됐다. 찬탄촛불이 탄핵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처럼, 반탄 태극기세력이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빛의 성질처럼 사통팔달로 거침없이 펼쳐진다. 대통령이 제 자리로 돌아와 시국의 잘못을 바로 세운다. 사실 중천건의 위용은 대통령이 자신이 갖기 보다는 그동안 반탄의 기수였던 탄기국이 얻는다. 탄핵폭도들을 바로잡는 엄청난 후폭풍이 불어닥친다. 여론에서도 반탄 세력이 승기를 잡아 차기 대선에서 보수 측의 후보가 당선된다. 중천건괘의 위력은 대단하다.
2) 반탄여론이 열세한데, 헌재가 정상판결을 할 때의, 천화동인(天火同人)괘 설명:
반탄의 태극기집회와 헌재에서의 명 변론들이 큰 힘을 발휘하였으나, 헌재가 충분한 변론의 기회를 주지 않았고 기획된 탄핵소추라는 의혹의 핵심인 녹음파일의 증거채택과 고영태에 대한 수사와 증인심문이 무시되었기 때문에 반탄의 여론은 공식적으로는 어정쩡하게 머물었다고 볼수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헌재가 헌법법리에 따라 올바로 역사적인 판결을 함으로써 대통령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 경우의 천화동인(天火同人)괘는 다음의 3) 항의 화천대유(火天大有)괘와 다소 유사한 것 같지만 다르다.) 대통령이 제자리에 돌아와도 여소야대의 극심한 불균형 속에 대통령의 행보는 탄핵 전보다 쉽지 않다. 동인(同人)이란 요즘의 동지나 당원과 같은 의미다. 그런데 이 동인(同人)괘의 이미지에서 반달처럼 생긴 음이 아래로 향하는 모습이 특이하다. 장외의 태극기 세력은 특검수사, 탄핵소추 기획세력 수사, 언론제재 등을 외치겠지만 턱없이 기운 여소야대의 정치환경에서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16차 태극기집회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정통보수우파를 대변할 새로운 당이 필요하다. 그것이 태극기세력을 중심으로 동지는 모으는 ‘동인우야(同人于野)’다(밖에서 동지를 모으도다). 괘사에 이어지는 ‘이섭대천(利涉大川)’이 의미하는 과감한 시도란 곧 反 대한민국-反 자유민주주의 세력의 척결에 앞장서는 것을 말하고 도 그렇게 해야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 성패는 여론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언론의 적폐 때문에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굳건한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것을 괘사는 ‘이군자정(利君子貞)(군자가 굳건하게 하면 이롭다)’으로 조언하고 있다. 여기서 군자란, 보수우파운동의 모든 참여자들을 의미하지만 특히 앞에서 이끄는 사람들을 이른다 할 것이다.
3) 반탄여론이 우세한데, 현재가 특이판결을 할 때의, 화천대유(火天大有)괘 설명:
괘의 이미지를 보면, 하늘에 태양이 높이 떠있는 모습이다. 대유(大有)란 큰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 스타 급이 됨을 말하는데, 이는 곧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이 되었다 해도 태극기 세력의 지속적인 힘이 뒷받침되는 보수우파의 상징적 아이콘으로 다시 높이 부상함을 의미한다. 보수우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올곧은 투쟁에 신념과 용기를 펼치는 리더십으로 작용한다. 괘사의 ‘원형(元亨)(크게 펼친다)’이라 함은, 그냥 탄핵인용 후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수우파의 태양으로 우뚝 솟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탄핵반대의 여론이 잠자지 않고 태극기 세력이 헌재에 재심을 요청하며 정국은 무섭게 요동친다.
4) 반탄여론이 열세하고, 헌재가 특이판결을 할 때의, 중화리(重火離)괘 설명:
이 괘는 탄핵이 인용되어 대통령이 물러나고 여론도 이에 동조하는 상황에 해당한다. 반탄 태극기 세력의 큰 패배다. 비록 반탄의 여론형성이 채 덜된 상태에서 헌재의 특이판결이 나와도, 보수우파 정신, 자발적인 광장의 단결된 힘, 헌법수호정신, 진실규명의 목소리는 의미 있는 빛을 발한다. 이 상황을 대변하는 괘가 바로 중화리(重火離), 말하자면, 불의 괘다. 하기에 따라서 이 불은 횃불 정도로 끝날 수도 있고 태양처럼 생명력이 길 수도 있다(괘의 이미지는 태양과 흡사하다). 횃불은 심지에 연료를 지속적으로 붓지 않으면 불은 꺼져 떠난다[離]. 이 국면이 괘사에서는 ‘리(離) 이정형(利貞亨)(힘의 펼침은 끝까지 굳세게 해내야 뻗어난다)’에 나타난다. 성과가 작더라도 보수우파의 끈질긴 희생이 뒷받침되어야 그 불은 지속되며 그 뜻은 힘을 발한다. 그렇게 함에는 ‘불’의 이미지가 의미하는 ‘명석함’이 필요하다. 끈질긴 희생과 지원이 있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과격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그 에너지는 소모되어 흩어진다. 그래서 이어지는 주역의 괘사가 조언한다. ‘축빈우(畜牝牛) 길(吉)’이 그것이다. 암소를 기르면 길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보수우파 정신의 항상성이 유지되는길을 알려준다. 음의 보존/지구력이 유순하게 작용하여 오래도록 에너지발산이 잘 되도록 제어력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다. 주역에서는 암소를 기른다는 것은 곧 유순함을 기른다는 뜻이다. 제어력을 가진 생명력, 그것은 극단적인 행동을 자제하고 정통보수우파를 대변하는 새로운 당을 차분하게 길러내야 한다는 것이리라.
과학주역에서는 논리적 바탕 위에서 고전주역을 체계적으로 해석해낸다. 다음은 중화리(重火離)괘를 과학주역으로 정의한 것이다: “난관 속에 추진력이 약한 상태에서 출발하여[소과62] 내적으로는 열정을 제대로 펼 수 없는 위축된 상황이지만[귀매54] 세상 밖의 혼란을 지혜롭게 이기면서 점진적으로 나아가며[점53] 신념과 열정으로 활동을 펼쳐나가는[중부61] 일련의 과정이 ‘리(離)’의 세계다.” 위는 곧 탄핵반대의 여론이 설익은 상태에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주역이 알려주는 태극기 세력의 마음과 행동의 자세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고 법치가 살아있는 선진국 대열의 국가라면 위의 네 가지 경우 중에서 당연히 1) 항의 중천건(重天乾)이 되고, 못되어도 2) 항의 천화동인(天火同人)이 되어 혼란이 수습되고 종북좌파의 망국적 작태를 바로잡아 더욱 강건하고 풍요로운 나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정은 북한정권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돌발적인 사태에 있는 것처럼, 필자는 만에 하나 3) 및 4) 항의 경우가 도래하더라도 그에 해당하는 준비와 각오를 하면서 탄핵심판의 결과를 지켜보고자 한다.
2017년 3월 6일. 탄핵판결을 기다리며—길산 씀.
출처: http://creative46.tistory.com/8 [Creativity-4원6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