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오늘은 friend라는 단어로 공부를 시작해봅시다.
'오래 사귀어 좋은 벗' 친구. 여러분은 누구나 주변에 친구가 있을 겁니다. 곽경택 감독을 유명하게 만든 영화도 '친구'입니다. 같은 성(gender)끼리의 우정, 이성간에도 격의없는 우정.
친구때문에 속상하고 또 친구때문에 힘이 나고...
친구하면 '지란지교''붕우유신''관포지교'라는 한자성어도 생각날거고, 오성과 한음의 일화도 떠오를 겁니다.
화창한 주말에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여기 저기 전화하면, 마음 울적한 밤에 하소연을 들어줄 친구를 물색하느라 여기 저기 두리번 거리면, 나만 빼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연락이 안되거나 선약이 되어있고...
어떤 사람은 내가 전화하면 1개 중대는 내 앞에 도열시킬 수 있다고 장담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내 흉허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는 다섯손가락으로 꼽아도 충분하다고 하고...
한 친구에게 제가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비오는 날은 잊지 말고 꼭 소주한잔 하자고. 비오는 날 시장 한 켠에 있는 허름한 대폿집에서 (얼마전에 조선일보에서 '대폿집기행'을 연재한 적 있습니다. 육자배기와 욕지기가 넘치는 대폿집을 원하시면 그 곳을 가보세요) '쓴 소주' 한잔 들이키자고. 대폿집에 들어서면 고기구워 피어오르는 연기와 시끌벅적한 세상사는 이야기가 질펀하지요. 그 곳 한 귀퉁이에 앉아 연탄불에 '갈매기살' 구우면서 매캐한 연기 사이로 투명한 소주잔을 부딪치자고. 매캐한 연기는 '혼탁한 세상'을 상징하고 투명한 소주는 우리의 '영혼'을 상징하니 맑게 살고 싶은 친구끼리 '우리가 남이냐!!!'라고 잔을 부딪치며 호방하게 소리치며 쓴소주 한 잔 마시자고. 이런 친구 하나 있으면 얼마나 흐믓할까요?
술 많이 못하는 친구와는 가볍게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어떤가요? 맥주 안주는 과일도 좋고 마른 안주도 좋고, 햄치즈도 좋지만 '오징어'는 어떤가요? 맥주집의 안주중에서 그래도 오징어가 푸른 심해의 자유를 숨쉬었던 유일한 것 아닌가요? 자유가 억눌리고 짓밟혀 고통스런 친구와 오징어를 씹으면서 푸른 자유를 꿈꾸는 것은 어떨까요?(오징어에게 너무 미안한가?). 친구의 어지러운 마음을 잠시 즐겁게 해주려고 맥주도 '도래미파솔라시도'로 마시면 어떨까요? 맥주병의 크기가 다 다르니까 '도'는 필리핀 맥주 '산 미구엘', 레는 미국 맥주 '미켈롭' 미는 '하이네켄'.... 이렇게 한 병 마실 때마다 우정이 커가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냥 재미있게... 어떤 광고를 보니까 '야, 오늘 왜 모인거야'라고 했더니 '그냥!'하고 답하더군요. 그냥 좋은 친구, 그냥 만나면 좋은 친구. 큰 기쁨은 아니더라도 가볍게 늘상 즐거움을 주는 그런 친구. 그런 친구가 주변에 있나요?
저는 friend라는 단어를 보면 습관적으로 학생들에게 하나의 속담과 하나의 생활영어를 가르칩니다.
A friend in need is a friend indeed.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
What are friends for? (친구 좋다는 게 뭐야?. 영화 'River Wild'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두 문장 모두 공통적으로 friend가 들어 있습니다. 친구가 어려움에 처하면 그 마음을 달래주고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오히려 친구가 어려움에 처하면 조금씩 멀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어려운 친구를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고, 고마움의 말을 들으면 '친구 좋다는 게 뭐야?'하고 툭 한마디 던지는 것. 이것이 진정 친구의 모습이 아닐까요?
친구와의 관계는 결국 두가지의 길 중에 하나일 수 밖에 없습니다.
'끝까지 가거나 끝장나거나.'
friend라는 단어를 잘 살펴보면 end가 들어있습니다. '끝나다'라는 뜻이죠. 외국영화를 보면 자막 제일 뒤에 'The End'라고 나오잖아요. 친구와의 관계를 영화처럼 끝까지 가는 것이 좋겠지만, 중간에 안타깝게도 끝장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면 친구와 끝까지 가는 경우는 어떤 경우에 가능할까요?
우선, 내가 받기만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주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주다', '부여하다'라는 뜻의 단어는 endow입니다. end에 ow를 붙였죠?
친구와 끝까지 가는 사람은 항상 노력합니다. '노력'은 endeavor. end에 eavor를 붙였네요.
마지막으로 친구와 진정 끝까지 가고 싶은 사람은, 간혹 친구가 실망을 시켜도, 기대에 어긋나는 일을 해도 그 친구의 진정성을 믿고 끝까지 참는 마음을 가지는 겁니다. 그 친구가 잘못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내게도 잘못이 없나 살펴보면서 내 마음의 실망과 상처를 끝내 견디는 것 그것이 친구와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지혜입니다. '참다'''견디다'는 endure입니다. end에 ure를 붙였네요.
정리해볼까요.
친구(friend)와 끝장나지 않고 끝까지(end)오래가려면 항상 주려는 마음(endow)을 가지고 노력(endeavor)을 하며 오래 참는 마음(endure)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왜냐면 친구는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니까요. end라는 단어는 '끝나다'라는 뜻과 더불어 '목적'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The end does not justify the means.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지 않는다.
The end of society is the common welfare. 사회의 존재목적은 공공의 복지에 있다.
그러면 친구와 끝까지 가지 못하고 왜 끝장이 나는지 아시겠지요.
전 끝까지 갈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정말 많이 기다렸습니다..^^ 반갑네요..히힛~
저도 많이 기다렸습니다...강사님께서 너무 오랫만에 올려주신거라서..냅다..퍼서 올렸지요^^
제가 끝까지 가는 친구되어드리면 안될까요...ㅋㅋ
그대의 향기님..누군지 궁금해요..정체를 밝혀요^^..그럼 칭구해드리져 ㅋㅋㅋ
사람될려고 노력하는사람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