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중에,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여수가는 밤 기차를 타러 용산역에 나가, 10시45분 모처럼 무궁화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새벽 3시50분경 어김없이 여수엑스포 종착역에 내려 향긋한 커피를 한잔 뽑습니다.
사람들이 두런 두런 역을 걸어나가기도하고 해서....따라 밖으로 나가니...택시들이 기다립니다.
'가까운 사우나에 데랴다 주셔요"...2,400원에 기사 아저씨가 데려다 준 사우나 앞에는
벗꽃이 만발했습니다....이 새벽녁에 아름다움을 보고...여수미항이란 말이 생각이 납니다.
지나는 일에 일하러 한 두번 들렀던 여수는 제게는 좋은 기억이 별로 없었습니다.
여수동문교회 입구의 사우나에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양말과 속옷을 갈아입고는
서둘러...내려와 보니...아직 인기척을 느낄 수 없어 택시가 오는 길에 보았던 예배당으로 향했습니다.
여수동광교회....오늘 아침 면담을 하기로 한 아이 아버님께
장소와 주소를 문자로 남기고...남도 말씀 구수히 섞여 있는 담임목사님(박찬일)의 말씀을 들으며 새벽기도에 참석하였습니다.
6시가 조금 넘어 기도하고 있는데, 문자가 울립니다..
꿇은 무릎을 펴고 기도를 마무리 하며 눈을 뜨는데 개량한복의 구수한 한 분이 눈을 감고 기도하고 계십니다.
한솔이 아버지.....
그분을 만나 아침 해장국을 파는 곳으로 갔습니다...구수한 뼈해장국을 모처럼 배불리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습니다....아버님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가족 이야기와 아이들 자란 이야기와.....
이야기를 듣고는 한솔이 부모님이 하신다는 보험회사 사무실에 들렀습니다.
아이들이 이곳으로 학교 가기전에 온다고 하여....
그 곳에서 오랜만에 마주 대하는 도종환님의 시와
늘 아이들에게 이야기 하는 우리 학교의 한 이야기.....꿈에 대한 이야기...
반드시 몸으로 살아갈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보험회사라 영업을 하는 곳인데....영업을 하는 고스이 전투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가족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학교를 소개하라시는데....
그저 바쁜 걸음 멈추게 하고 싶지 않아서....좋은 회사에서
함께 노력하시는 모습이 아름답다고만.....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여수에서 느낀 마음을 가지고 부화주일 설교를 했습니다.
부활주일에....
내 인생에 계속된 훈련이 있다면....
첫번째, 하나님이 나를 크게 사용하시려는 경우이거나
두번째, 늘 내 인생에 머뭇거림이나 기웃거림으로 끝내 훈련을 다 마치지 못하여
늘 훈련의 자리에 서게 되는 것이 아닌지......보라고 전하였습니다.
아이가 한국을 떠나 온지...1년도 안되는데...아이들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는지는 알지도,기다리지도 못하고....그저 명문대만 꿈꾸는 사람들이.....
한 우물 파보려는 아이들을
또다시 기웃거림과 머뭇거림의 길에 서게 하려는 경우를 보며....마음 답답해하고....맙니다...
대학원 강의 내내...박사과정을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필리핀 선교사인 나를 보고는 '필리핀 선교 잘하라.....필리핀 선교를 잘 하는 길은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필리핀 사람들을 사랑한다는 것은 필리핀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예수를 전하는 것이라고...
친 필리핀 하는것이라고....."하는 당연한 진리를 이야기 하다가도...
북한 문제만 나오면 성경도,이성도,사랑도 모두 잊고.....전쟁을 일으키는 원수마냥 생각하는
사람들이...교수들에게...'평화통일이냐?적화통일이냐?라는 수준 이하의 "질문을 던지며 성경의 원칙을 이야기 하는
선생님들을 그저 "빨갱이다"....라고 말하는 저질,저질...들을 바라보며.....
"후훗^^...내가 필리핀 선교사이기에 망정이지..북한 선교를 하는 사람이면...큰일났겠다...." 싶다.
어지 사랑의 문제, 성경의 문제를 어느 한 수준에만 이르면 지헤가 마비되는지.....
자식의 문제에서면,,
아무리 좋은 철학과 사상과 종교를 가지고 있어도.......서울대,연대,고대 앞에...아무런 변명도 못하는 사람들을 보아도
별로 다르지 않다....아이에게 하나 하나 자신의 상태를 돌아보고,
거기로부터 한 발 한 발...담쟁이처럼.....
함께 꿈을 꾸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알려주지 않고....그것이 가치롭고 최선임을 잊고....
꿈을 꾸는 가치를 깍아대고 폄하하려는 일에....
어찌 내더라 동의 하고 입을 막고 있으란 말인가?....
하나님께서...
그저 침묵하라시니...원칙을 지키는 보수주의자가 되길 자처하는 길 뿐임을....안다.
성경에 형제를 사랑하라는 이야기 말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사랑하라는 이야기 말고,
오른빰을 때리먄 왼뺨을 대라는 이야기 말고.....
가난한 나라의 초등학교 아이들 앞에서....고등학교,대학교 커다란 등치의 형들이....오토바이 타고,칼자루 들고
몇천이 되어 몇만이 되어.....온갖 인상을 쓰면....
초등학교 애기들이 우는 소리를 듣고.....저놈들이 싸가지 없이..발악을 한다는 편을 드는 것이
"지킬것을 지키는"...보수주의자의 길일까?
다 자란 아이들이 중학교,초등학교 공부를 하는데, 1년쯤 그들을 가르치지도 않던 사회에서
떨어뜨려 주었으니....그들의 상처가....다 낫고,
부족한 갭은 아이들이 다 혼자 해결할 것이니......
한국으로,미국으로......끌고 가려는 그것을 바라보며....그것이 옳다고?....
미국으로 갈돈은 아까와...한국의 학원이나....200만원짜리 땜빵으로 아이들을 메꾸려는 치졸함에...그것이 옳다고?
동의해야 하는 것이...."지킬 것을 지키는".....보수주의자의 길일까?
그거 아니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거 아니라고 해야 하는거 아닐까?
무너진 자존심에.... 박사가 되라는 층고도...
아이들을 떠나지 않아, 목숨걸고 유럽을 넘어 왔다는 칭찬도.....뒤로하고
다녀오는 여수의 길에...
오후 대학원 수업에 참석한다고.... 서울가는 항공권을 끊은 나를 데려다주며...
꾸벅꾸벅 조는 사람을공항까지 데려다 주셨던 한별이 아버님은....내가 조는데도,
여수 바닷길을 돌며..여수의 아름다으ㅜㄴ 미항을 하나 하나 설명해 주셨다.
수많은 원유들이 바다에 떠 있는 이유들과 그 원유의 양이 얼마나 큰지.....
정유회사 직원이었던 사람의 입장에서.....유조선을 타고 전세계
기름을 팔러 다녔던 경험까지 이야기 해주시며.....
아름다운 바다를 보여주시는데...
나는 그저 졸고 말았다....
" 꾸벅꾸벅 조는 저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셔서....." 이렇게 쓰면 안웃긴데.....
'저'를 '목사'로 바꾸면 조금 재미 있어진다....
"꾸벅꾸벅 조는 목사를 공항가지 데려다 주셔서...,"
거기에 여수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더 전해주려 애쓰셔서.......참 감사드립니다.
여수를 다녀와 ,
대학원 수업을 다 마치고....밤 새우고 아이들에게 보내주신 짐을 싸고,
새벽녁이 되어서야.....가락시장에 나가서.....없는 돈 쪼개어..고춧ㅅ가루며, 젓갈이며,
나물이며....사가지고.....
이침 공항에서 아이들을 데리고.....뛰다 뛰다....
이곳에 왔는데.....
칠년만에 안식한다고....내려와 쉼을 며칠이나마 갖습니다....
다시...
태풍이 와도......웃고 마는 여유로....
다시 아이들 앞에, 칭얼대는 말도 안되는 일에....
웃고 ....듣고 있게 될 것입니다.....
여수.....
참 감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