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푸라우를 오르려면 일찍 출발해야 한다 .
밀라노를 7시 30분 출발해 가는 길은 이젠 아탈리아를 넘어 스위스로 간다.
인터라겐까지 장장 4시간을 가야 한단다.
국경도시 루가노와 꼬모도 지나고 산골 마을로 자꾸 달린다.
산세가 점점 험해지고 큰 호수와 여러개의 터널과 다리를 지나 점점 깊은 산촌으로 들어간다.
선녀들이 사는 마을 같이 아름답고 싱그러웠다.
휴게소의 민들레꽃이 예뻐 사진도 찍으며 모두 선녀들처럼 포즈를 취하고 야단들이다.
날씨가 차차 서늘해지고 흰 설산이 보이는가 하더니 완전 날씨가 돌변해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안개와 비에 창밖의 경치가 잘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날씨가 그치길 비는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치질 않는다.
인터라겐에 도착해 꼬리곰탕으로 든든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최윤미가이드를 만나 안내를 받으며 톱니기차에 오른 우리는
여섯번 기차표 검열을 받아가며 갈아타고 또 갈아타고 2시간 30분을 걸려 융푸라우 정상까지 갔다.
기차로 오르는 산악 풍광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5월의 방울꽃'은 하얀꽃만 방울방울 길 전체를 덮고 있었다.
중간중간 갈아 탈 때에는 밖의 경치를 볼수 있는 전망대도 있었다.
몇번을 갈아타고 마지막 빨간 기차를 타고 터널속으로 들어간다.
융프라우 철도는 스위스 산악 관광의 하이라이트다.
융푸라우 철도(출발역 클라이네사이테크)만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
'톱 오브 유럽'을 오르 내린다.(해발 3454m)
이 산악철도의 총 연장은 9.34km. 2km를 뺀 나머지 구간은 급경사의 터널구간으로
그 유명한 아이거 북벽 바위속을 사선으로 관통한다.
정상역은 묀히와 융푸라우 두 봉우리 사이의 안부인 융푸라우요흐에 있다.
이 융푸라우 산악철도가 올해로 100돌을 맞았다.
100주년을 맞는다는 산악철도를 타고 달리면서
우리들의 마음을 소녀시절로 되돌려 주며 무한한 행복감을 안겨 준다.
우리는 100돌 기념을 참 멋지게 장식했다는 생각에
파란하늘의 설경은 못 보았지만 그다지 서운하지는 않았다.
정상역엔 알레치 빙하의 장관(두께 700m 길이 22km의 유럽 최대로 유네스코 자연유산)
이 감춰져 있다.
아이거 북벽의 높이 3166m 지점에 가설한 아이스메어역
발코니에선 빙하를 좀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단다.
우리는 안개 때문에 유리너머의 가까운 바위만 보았다.
스핑크스(해발 3771m)는 정상역 108m 위에 있는 야외전망대로
설산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종착역에 도착한 후 108m의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빙하 30m에 얼음을 파내어 조성한 빙하궁전과 베르크하우스(식당 5개의 후게소)도 관광거리였다.
야외로 나가면 스노펀 공원도 있다.
그러나 안개 자욱한 바깥엔 세찬 바람이 우리를 날려 보낼것 같았다.
아쉬움을 뒤로 한채 서로에게 위안을 준다.
그래도 우리는 융푸라우를 올라 보았다고...
여행전문기자 조성하씨가 버킷리스트 투어를
스위스 알프스 겨울여행을 꼽았다.
스위스 알프스 융프라우의 산중 마을에서 하룻밤,
스위스 여행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망이다.
보름밤 산간 마을에 묵으며 창 밖 설산 봉우리를 보라고 했다. 알프스 최고의 사치라고 했다.
또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만년설의 봉우리들을 보라고 했다.
융프라우를 찾는 여행자는 한 해 65만여 명.
바쁜 일정 때문에 이 곳에서 밤을 보내는 동양인은 많지 않다는데,
우리는 그린델발트(1034m)에서 이 밤에 행복을 누린다.
밤을 보내야 여행의 감동이 열 배 이상 커진다.
아침 산책을 나와 아름다운 야생화와 조그만 호텔들을 보며 새벽의 공기를 싫것 마셨다.
그린델발트는 아이거, 슐레크호른, 베터호른등 거봉의 등산기지로 유명한 마을이며,
마을 주변에는 고원 목장이 펼쳐져 있는 국제적인 휴양지란다.
인터라겐
융푸라우를 마지막 오르는 기차를 담지 못해 이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우리가 묵었던 아름다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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