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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두 번째 시집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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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굽는 시간 / 전태련 시집 문학의전당 시인선 / 문학의전당의 책
http://blog.naver.com/mhjd2003/220372569871
빵 굽는 시간 전태련 시집
전태련 시집 | 빵 굽는 시간 | 문학(시) | 국판(변형) | 140쪽 | 2015년 5월 29일 출간
값 8,000원 | 십진분류법 800(문학) | ISBN 979-11-86091-24-1 03810 | 바코드 9791186091241
[책 소개]
따뜻하고 깊은 손길로 새로 쓰는 「아가」, 시로 쓰는 ‘사랑학개론’
〈문학의전당 시인선〉 198. 2003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한 전태련 시인의 신작 시집. 『빵 굽는 시간』은 시인이 새로 쓴 「아가」이자 시로 쓴 ‘사랑학개론’이다. 시인은 이 세계에 미만한 슬픔과 그리움을 외면하지 않고 그 사이를 처처히 가로지르며, 끝내 우리를 위로하고 구원할 사랑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는다. 그의 따뜻한 손길은 사랑의 천태만상을 더듬으며 때로는 직정의 언어로 우리를 사랑의 급류 속에 던지고, 자연의 비유와 알레고리를 통해 사랑을 본질을 탐문하며, 사랑 앞을 서성이는 시적 화자들로 하여금 독자들을 공감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시인의 따듯하고 깊은 손길에 이끌려 사랑이라는 열매를 맺는 시의 숲을 여행하는 독자들은 시집을 덮는 순간 사랑에 덴 듯 화끈거리는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천 글]
전태련 시인의 시집 『빵 굽는 시간』은 시인이 새로 쓴 「아가」이자 시로 쓴 ‘사랑학개론’이다. 이 시집을 통해 시인은 다양한 사랑의 양상을 탐문하며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하면 그 사랑에 이를 수 있는지를 모색한다. 사랑의 서투름을 직정적인 어조로 노래한 시들은 우리를 사랑의 급류 속으로 던지며, 사랑 앞에서 머뭇거리는 시적 화자들은 실제로 우리가 사랑 앞에서 수없이 맞닥뜨리는 고민을 같이하며 공감의 영역을 확장한다. 시를 읽어가는 동안 우리는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야 하고, 그 사랑은 “간 쓸개도 버”릴 정도로 나를 비워야만 가능하며, 두 사람이 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모양인 ‘11’처럼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하여 “함께 한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 사랑임을 배운다. 또한 상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때라야 사랑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이현호(시인)
[책 속으로]
11월의 노래
한 발을 낙엽 속에 묻은 채
다른 한 발은 겨울로 가는 차가운 강물에 담근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쓸쓸한 11월
그래, 11월엔
영혼이 아름다운 그대를 만나고 싶다
맑고 아름다운 영혼이 자신의 짝을 알아보는
영혼이 통하는 그대를 만나보고 싶다
겉모습이 어떻든 영혼의 빛깔이 닮은 사람
그저 멀리서 바라만 봐도
그 영혼 깊숙이 교감할 수 있는 그대를 만나고 싶다
따뜻하고 깊은 영혼이 또 하나의 따스하고 깊은 영혼을 만나
학의 두 다리처럼 적당한 거리를 가진 채
겨울의 강을 건너가는 11월의 오후,
물안개 피어나는
하얀 눈이 덮인 따뜻한 겨울 숲속으로 들고 싶다
나무의 몸이 가벼워지고
햇살이 투명하게 빛나는 11월엔
따스한 영혼이 닮은 그대를 만나고 싶다
고등어 한 손
너와 나
속을 다 내어놓고
빈 마음으로 등을 갖다 대며
서로의 몸을 받아들이지
능숙한 간재비 손에 맛깔진 한 생이 되려나
더러는 사막의 소금밭을 뒹굴기도 하겠지
내 속이 네 속이 되기 위해선
나를 다 비워야 하는 것을
바다 깊이 떼 지어 다니던
너와 나 이렇게 한 손으로 엮일 줄 어찌 알았으리
수천의 옷깃의 인연 지어
여기 지아비와 지어미로 나란히 누워
서로의 반쪽이 되었나
간 쓸개도 버리고
지글지글 구워지는 당신과 한 생이여.
함께 한 방향 바라보기
더러 숨겨둔 가시지느러미 있어
찔리기도 하겠지만
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으리라
너와 나 속을 비웠으니
[시인의 말]
처녀지 그곳, 사막에 가고 싶다.
알몸을 드러낸 사막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영원한 건 모래알갱이뿐
어제 만든 구릉도 내일 바람에 옮겨지리니,
태양과 달과 별과 하늘과 모래와 바람이 사는 땅
살같이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대지
날카로운 갈퀴를 숨기고 있는,
낮과 밤을 건너 여름과 겨울이 서식하는 곳
태초의 침묵이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자신의 바닥을 들여다보게 하는 땅
그곳에 가서 버려둔 나와
침묵 속에 빛나는 눈동자와 대면하고 싶다.
[출판사 서평]
사랑을 굽는 시간
1.
전태련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 ‘사랑’은 출현 빈도에서도 그렇거니와 시집을 가로지르는 의미의 축으로도 주요하다. ‘사랑’은 『빵 굽는 시간』이라는 한 권의 건축물에서 주춧돌이자 지붕이다. 많은 시에서 화자와 시적 대상이 맺는 관계는 사랑을 바탕으로 하며, 우리의 눈을 밝히는 구절들 역시 둘 사이에서 사랑의 긴장이 고조되었을 때 지면 (紙面)에 떠오른다.
사람을 사랑으로 잘못 쓰고/오타를 치던/컴퓨터 자판에 놓인 손을 한참 바라본다/그래, 사람이 사랑이지/사랑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지//저물녘 동네 뒷산을 오르다/움찔, 다가오는 무섬증/사람이 온다//멈춰 서서 그 사람을 먼저 올려 보내고/발길을 돌려 산을 내려온다/사람이 사랑이란 말,/그 말에 체증이 온다//헛말이 발부리에 채여/서둘러 산을 내려간다 ―「사람 혹은 사랑」 전문
이 시에는 두 가지 정황이 있다. 하나는 자판에 ‘사람’을 ‘사랑’으로 잘못 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저물녘 동네 뒷산을 오르다” 사람을 마주치고 ‘무섬증’을 느낀 것이다. 왕왕 있을 수 있는 일을 병치했을 뿐인데 시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돈다. 그것은 “사람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화자가 낯선 사람을 만나는 순간 사랑이 아닌 두려움을 느끼는 데서 온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가던 길을 갈 법도 한데 화자는 굳이 “멈춰 서서 그 사람을 먼저 올려 보내고/발길을 돌려 산을 내려온다”. 사람이 사랑이라고 믿는 나와 사람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발동하는 나 사이에 괴리가 생긴 것이다. “사랑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여겼지만, 그것은 소화되지 못한 음식처럼 체화되지 못한 관념에 불과했다는 깨달음. 곧이어 오는 ‘체증’은 이 괴리의 자각에 대한 신경쇠약증적인 신체 반응이다.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말실수는 어떤 말에 대한 무의식의 착심(着心)이 의식 세계의 그것보다 크게 나타나서, 무의식에 대한 억압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즉 “사람을 사랑으로” 쓴 건 그게 무의식 차원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뒤따라오는 행에서 시인이 그것을 바른말로 받아들이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진심 어린 속내는 단 한 번 타인과 접촉하는 것만으로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언제 찾아올지 모를 무섬증을 안고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살 것인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타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마음 같아서는 이 세계에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보내고 싶지만, 어떤 불편함이 멍에처럼 마음을 억누른다. 저 사람을 믿어도 될까? 저 사람이 나를 해코지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가? 한편에는 타인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랑은 있을 수 없고, 사랑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속삭이는 목소리가 있다.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실제로 세계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살아가게 될 세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 선택에 직면하는 순간 동네 뒷산에서 타인과 조우한 일상적인 사건은 갑자기 인간존재의 문제로 확대된다.
2.
거기서 가르쳐주셔요/사랑이 무엇인지/그대 모습 좀 보여주어요/사랑은 아름다운 면도날/내가 베여 피 흘린다 해도/따라가겠어요/가시에 찔리고 덤불 산 넘고/빗속에 불어난 찬 내도 건넜어요/그대 가슴 한복판에 꽂아드릴/죽어도 빛나는/사랑밖에 가진 게 없어요 ―「아가(雅歌) 2—빈 들」 부분
제목에서 드러나듯 구약성경 「아가」풍의 직정적인 화법이 눈에 띄는 시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이 시가 전하는 바는 분명하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고, 비록 “피 흘린다 해도” 그 사랑을 하고 싶다는 것. 이 사랑에 대한 갈망은 죽음까지 불사할 정도로 강렬하다. 사랑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드는 데도 사랑이 성취되지 않는 건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라 쌍방향인 까닭이다. 사랑은 특정한 ‘대상’을 향해 발산되는 감정이며, 대상이 되는 타자도 주체와 마찬가지로 자의식을 가진 존재다.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건 그 존재 역시 내게 사랑을 쏟는다는 뜻이므로 사랑은 상호 소통을 전제로 한 관계 양태다. 그렇기에 사랑의 감정이 죽음을 압도할 정도로 강렬할지라도 상대에게 호응을 얻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래, 11월엔/영혼이 아름다운 그대를 만나고 싶다/맑고 아름다운 영혼이 자신의 짝을 알아보는/영혼이 통하는 그대를 만나보고 싶다/겉모습이 어떻든 영혼의 빛깔이 닮은 사람/그저 멀리서 바라만 봐도/그 영혼 깊숙이 교감할 수 있는 그대를 만나고 싶다//따뜻하고 깊은 영혼이 또 하나의 따스하고 깊은 영혼을 만나/학의 두 다리처럼 적당한 거리를 가진 채/겨울의 강을 건너가는 11월의 오후,/물안개 피어나는/하얀 눈이 덮인 따뜻한 겨울 숲속으로 들고 싶다 ―「11월의 노래」 부분
이제까지의 사랑이 내가 대상 쪽으로 일방적으로 다가가는 것이었다면, 이 시에서는 나와 대상의 ‘만남’이 부각된다. 가슴이 터질 듯한 사랑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것을 상대에게 던지던 방식에서 벗어나 타자와 소통을 추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알다시피 사랑은 바로 이 지점에서 태어난다. 만나서 서로가 서로의 짝임을 알아보고 영혼이 감통하는 순간 사랑은 꽃핀다. 입때껏 알지 못했던 사랑의 교감은 “세상을 온통 봄날이게” 하고, “천지간에 온통/연분홍 복사꽃밭”인 듯 행복한 환상을 불러일으킨다. 한 번이라도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대 사랑으로 존재하는 내가 있”(「아가(雅歌) 1―첫사랑」)는 것만 같은 이 황홀경을 공감할 수 있으리라. “학의 두 다리처럼 적당한 거리를 가진 채”라는 아름다운 표현을 보라. 또한 굳이 ‘11월’을 시적 배경으로 삼은 데서도 시인의 의도가 엿보인다. ‘11’이라는 숫자는 흡사 두 사람이 거리를 두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닮지 않았는가.
3.
햇살아,/이 마음 풀어주겠니?/상처를 거름 삼아 꽃을 피워보겠니? ―「3월」 부분
내 맘에 네 맘을 부으면/슬픔이 거름이 되고/상처에도 연한 싹이 돋아/화인처럼 꽃이 필까 ―「객토」 부분
인용한 두 편의 시는 상처와 슬픔이 결국 거름이 되어 사랑의 꽃을 피운다는 것을 시사한다. 예사로운 말이지만, 사랑이란 감정 자체가 본래 그렇지 않은가. 누구나 사랑을 하고 아파하고 이별을 하고, 다시 사랑을 한다. “천 년 전 그대의 사랑이나 어제의 내 사랑이나/지금 막 피어나는 어린 네 사랑도/위아래 없이 닮았으니”(「사랑의 화석」) 동서고금에 사랑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는 없었으며, 사랑의 내용 또한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사랑이 유일무이한 것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사랑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만 성립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이고 범상하다. “동네 아낙네들이 오토바이 아가씨 닦달하고 보니/안 걸리는 남정네 없다 하네/아버지, 아들, 조카, 손자까지 한 동서지간”(「커피 마니아」) 이라는 재치 있는 표현의 함의 역시 그 점을 환기한다. 따라서 우리는 끊임없이 지속되는 관계 맺음 속에서 다시 상처를 회복하고 새로운 사랑을 꿈꿀 수밖에 없다. 때로 사랑에 깊은 상처를 받은 사람은 더는 사랑을 하지 않겠노라고, 그 관계의 순환 고리에서 벗어나겠노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재언하건대 “사랑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이것은 뒤집어보면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사랑은 진화를 모르는 감정의 화석” (「사랑의 화석」) 이다. 비록 사랑으로 인해 “받은 것이라곤 상처밖에 없”을지라도 우리는 “고해성사하듯 오래오래 몸을 씻”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꽃 몸살”을 앓다보면 분명 “더딘 아주 더딘 봄이” (「괜찮냐, 괜찮으냐」) 다시 찾아온다. 우리는 그것을 믿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은 숨길 수 없어라/나일 강가에 피어나던 마른 수레 꽃다발/사람은 없어져도/사랑은 썩지 않는다”(「수레 꽃」). 아무리 발버둥쳐도 우리는 사랑으로부터 “그리 멀리 가진 못”(「그리 멀리 가진 못하네」)한다.
너와 나/속을 다 내어놓고/빈 마음으로 등을 갖다 대며/서로의 몸을 받아들이지/능숙한 간재비 손에 맛깔진 한 생이 되려나/더러는 사막의 소금밭을 뒹굴기도 하겠지/내 속이 네 속이 되기 위해선
/나를 다 비워야 하는 것을/바다 깊이 떼 지어 다니던/너와 나 이렇게 한 손으로 엮일 줄 어찌 알았으리/수천의 옷깃의 인연 지어/여기 지아비와 지어미로 나란히 누워/서로의 반쪽이 되었나/간 쓸개도 버리고/지글지글 구워지는 당신과 한 생이여.//함께 한 방향 바라보기/더러 숨겨둔 가시지느러미 있어/찔리기도 하겠지만/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으리라/너와 나 속을 비웠으니 ―「고등어 한 손」 전문
사랑 앞에 선 사람은 맨몸이기 때문에 쉽게 상처를 입는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수단을 모두 벗어버린 맨몸뚱이는 외부의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역으로 모든 걸 벗어던진 맨살이어야만 상대의 손길을, 사랑의 온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사랑이 안길지도 모를 상처를 무서워하면서 사랑을 원한다는 건 그래서 모순이다. 모든 상처를 감내할 준비가 된 사람만이 사랑을 꿈꿀 자격이 있다. 빼어난 수작인 「고등어 한 손」은 이러한 사랑의 진실을 매우 아름답게 그려 보인다. 시의 첫 4행은 방금까지의 논의를 간명하게 정리하며, “내 속이 네 속이 되기 위해선/나를 다 비워야 하는 것을”이라는 표현에 이르러서는 사랑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준다. 앞서 사랑에 그토록 서툴렀던 시적 화자는 “사막의 소금밭”과 같은 상처를 겪으며 성숙하여, 이제는 “서로의 반쪽이 되”어 함께 “지글지글 구워지는 당신과 한 생”을 노래한다. 2연의 깨달음은 시인이 도달한 그 사랑의 경지를 말해준다. “더러 숨겨둔 가시지느러미 있어/찔리기도 하겠지만/내상(內傷)은 그리 깊지 않으리라”라는 담담함 속에서 우리는 「사람 혹은 사랑」에서 직면했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시적 화자는 틀림없이 무섬증을 이기고 타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사랑을 택할 것이며, 그렇게 사랑함으로써 온전한 사람으로 거듭날 것이다. 타인의 손을 잡고 함께 어두운 산속을 내려오며, 엄습하는 체증을 가라앉힐 것이다. 그리고 그 손을 우리에게도 내밀 것이다. 누가 이 따뜻하고 깊은 손길을 물리칠 수 있을까. 시집을 덮고 난 손이 사랑에 덴 듯 화끈거린다. 한 권의 시집을 통해 “바다 깊이 떼 지어 다니던/너와 나 이렇게 한 손으로 엮일 줄 어찌 알았”겠는가.
[저자 소개]
전태련
경북 칠곡 가실에서 태어나 2003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바람의 발자국』이 있으며, 현재 대구시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사람 혹은 사랑
어느 生인들 꽃이 아니랴
나무수도원
미아 찾기
민달팽이
가시연
아가(雅歌) 1
아가(雅歌) 2
고등어 한 손
폐가의 가을
생강나무 꽃
보이지 않는 낚시질
연대감
지구의 몸부림
새
제2부
유년의 뜰
하늘의 언어
은행나무 경범죄에 걸리다
11월의 노래
사랑의 화석
9월 어디쯤
툰드라 소년의 꿈
내게도 아내가 있었으면
커피 마니아
남편과 친구와 애인 사이
숨바꼭질
괜찮냐, 괜찮으냐
늙은 자귀나무 꽃
인생
그 너머
제3부
코끼리 부고장
쉼보르스카의 시를 읽으며
선인장 꽃
빵 굽는 시간
수절과부 바람나다
익명의 춤
한쪽 어깨 기울어
감꽃 떨어진 자리
사막은 등뼈를 드러내고
누가 사랑이 오는 걸 본 적 있는가
조폭이 된 산
저물녘, 바람에게 묻다
그래 다시 봄
그리 멀리 가지 못하네
3월
제4부
은총
경계에 서다
빗발치다
봄날의 골목
저물녘
목에 걸린 가시
간이 짜지다
겨울 숲에 무슨 일이
서해, 저물다
들길 걷기 좋은 날
수레 꽃
객토
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가을날
해설 사랑을 굽는 시간 / 이현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