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42편 내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
1.본문배경
하나님께 목이 말라 애태우는 이 광경은 우리 신자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자세이다. 목이 마른 사슴, 그것도 암사슴, 새끼를 배었거나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암사슴의 경우, 그 애태움이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팔레스타인의 기후를 생각할 때, 아무 데서나 물을 구할 수 있는 한국 사정과는 다르다. 일 년 중 가뭄의 시기에 (4-10월) 모든 와디(시내)
들은 말라 건천이 되어 버린다.
이 기도자가 하나님을 사모하는 심정을 이 암사슴으로 표현한 것은 그의 시상이 가장 원만하게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시편 전체에 흐르고 있는 배경으로 보아 시인 자신은 말할 수 없는 신앙적인 수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는 공동체에서 축출되어 그 자신은 원치 않는 먼 곳으로, 그것도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를 수도 그 이름을 찾아 성소에 모일 수도 없는 이방 지역에 던져진 사람 같다.
“내가 전에 성일을 지키는 무리와 동행하여 기쁨과 감사의 소리를 내며 그들을 하나님의 집으로 인도하였더니・・・・・・”(4절). 그는 과거 어느 한때 예루살렘 성소에서 그 예배 공동체에서 어떤 지도적인 역할을 해 오던 것을 회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러한 종교적인 환경에서 완전히 차단된 사람인 것 같다. 마치 현재 하나님께 대한 예배가 말살되고 있는 북한 땅으로 사로잡혀 간 어느 교회 지도자의 경우를 연상할 수 있다. “・・이제 이 일을 기억하고 내 마음이 상하는도다" (4절)에서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할 수 없는 현재의 핍박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낙심하는가. 어찌하여 그렇게 혼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을 기다리라. 내 체면을 세워 주시는 당신이오니 오히려 내 하나님을 찬양하리라"(5, 11절 참고). 이 기도자는 하나님을 찾지 못해 고민했지만, 이제 그는 이 하나님을 목이 타게 찾은 그것이 하나님을 찾는 일이 되어 오히려 부르고 있다.
2.본문 주요내용
이 기도는 살아 계시는 하나님이 허락하시고 소생시키시며 보존하시는 삶을 고한다. 그리고 인간은 이것이 필요함을 고백한다. 이 기도에는 삶을 하나님께 의존한다는 사실이 대단히 명백하게 이해되고 표현되어 있다. 그 필요성의 절박함은 시편의 서두에 나타난 것처럼 목마름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전달되고 있다.
이 시편은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를 가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부르던 기도의 노래라고 여겨진다. 성전의 제단 앞에 서서 축제에 참여한 회중의 한 사람으로서 기쁨과 찬양의 소리를 발하는 모습이 이 시편에서 기억되고, 기대되고 있다. 이 시편 목적과 소망은 시온의 거룩한 산, 주의 처소에서 다시 한번 주를 찬양하는 것이다. 이 시편은 주의 처소에 이르는 길을 주께서 인도하시고 보호하시기를 구하고 있다.
하나님의 두 속성 즉, 빛과 신실하심은 그러한 기도의 응답으로 주어지는 능력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 시편의 기도가 가지고 있는 '영성'은 이 시편의 독특한 후렴구를 통해서 분명히 드러난다. 반복되는 시 후렴구는 이 시편의 기도문 전체를 하나의 교독송으로 만든다. 이 후렴구에서는 기도의 주인공이 자신의 영혼에게 말하고 있다. 현대인들은 이 구절이 자기 자신이 스스로 자기의 영혼을 격려하는, 순전히 주관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이 후렴이 자전적인 성격이 아니고, 예배전례와 관련된 것임을 간과하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낙담하는 영혼에게 말하고 있는 자아는 예배에 참여하여 신앙을 고백하는 자아이고, 낙담한 영혼은 사회의 세속적인 주변 환경에 의해 믿음을 잃은 양심이다. 이 낙담한 양심은 예배와 신앙고백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체험하여 다시금 주께로 향하게 된다.
3.오늘의 기도와 관상
"하나님! 내 삶에 채워지기를 원하며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다양한 열망들의 실체가 실제로는 그것들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로 하나님 당신이 내 안에 부족하기 때문임을 고백합니다. 내 삶이 온전해지기를 하나님의 은혜로 충만해지기를 가치 있는 삶이기를 원했던 것은 바로 하나님 당신을 향한 나의 갈망의 표시였습니다.
오 주여! 당신을 향한 타는 목마름은 당신께서 친히 오시지 않으시면 결코 해갈될 수 없는 내 영혼의 메마름임을 고백하나이다. 내 안에 임재하시는 하나님, 내 안에서 끊임없이 솟구치는 당신을 향한 갈망은 하나님이 우리를 향한 갈망임을 고백합니다. 주께서 부재했다고 생각되던 바로 그 자리에 찬송 받으실 당신이 여전히 계시옵니다. 하오니 삶의 어떠한 역경과 내면의 메마름이 있을지라도 내 안에 계시는 하나님을 여전히 향하게 하옵소서."
“제 영혼에 당신을 향한 커다란 열망을 일깨워 주신 주 하나님, 당신은 저를 아시고 저는 당신을 압니다. 당신을 찾도록 도와주시고, 당신을 발견하게 하소서. 아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