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터널<사진제공·영동군청>
동백과 산수유, 매화가 이 땅을 물들이고 나면 한바탕 또 다른 꽃 잔치가 시작된다.
벚꽃과 개나리가 피면서 산천이 물감을 쏟아부은 듯 울긋불긋 물든다.
4월 중순이 지나면 하얀 배꽃과 분홍빛 복숭아꽃도 잇따라 피어 상춘객의 발걸음을 바쁘게 한다.
벚꽃처럼 떠들썩하고 요란하지 않지만, 은은한 아름다움이 보는 이를 설레게 한다.
배꽃과 어우러진 복사꽃
이맘때 배꽃과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곳을 꼽으라면 충북 영동이다.
추풍령 자락에 자리해서 일조량이 풍부하고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 과일 농사가 잘되는 지역인데,
특히 배와 복숭아가 유명하다.
얗게 핀 배꽃<사진제공·영동군청> / 4월 중순 영동을 하얗게 수놓는 배꽃<사진제공·영동군청>
영동에서도 배꽃을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곳이 매천리다.
10여 년 된 나무부터 100년이 더 된 나무까지 낮은 구릉에 배나무 천지다.
매천리에 배꽃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는 4월 중순. 하얀 배꽃이 들판에 가득한 풍경은 봄날 함박눈이 내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차창을 열고 배 밭 옆을 천천히 지나면 달콤한 배꽃 향기가 콧속으로 스며든다.
매천리 복사꽃
배꽃 단지 중간중간에 분홍빛 복숭아꽃도 한창이다. 하얀 배꽃과 연분홍 복숭아꽃,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인상파 화가의 그림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하다.
매천리 배밭
매천리 배 밭은 광양 매화 밭이나 하동 벚꽃 길처럼 이름난 관광지가 아니라, 농부들이 수확을 위해 가꾸는 삶의 현장이다.
그래서인지 시골 풍경과 어우러진 배 밭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멋을 풍긴다.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면 배꽃 터널을 걸으며 봄을 만끽할 수 있다.
은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배꽃
배꽃은 화려하거나 호들갑스럽지 않다.
오히려 기품이 넘치고 우아한 멋이 있다.
꽃말도 '온화한 애정, 위로, 위안'이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어쩌면 위로나 위안을 받기 위해서일 텐데,
활짝 핀 배꽃 사이를 걸으며 봄날의 위로를 느껴보는 건 어떨까.
[왼쪽/오른쪽]와인코리아에서 생산하는 와인 / 와인코리아 와인 시음
봄꽃을 보았다면 이제 봄맛을 즐길 차례다.
배꽃만큼 화사한 향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와인코리아다.
영동에서 배와 복숭아 못지않게 유명한 과일이 포도다.
영동 포도는 전국 생산량의 12.7%, 충북 생산량의 76%를 차지한다. 와인코리아는 영동 농민이 직접 재배한
포도를 엄선해 와인을 만드는 곳. 숱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거쳐 토종 와인 샤토마니(ChateauMani)를 탄생시켰으며,
지금은 홍콩 등지에 수출할 정도로 발전했다.
와인족욕 체험
와인코리아에서는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달콤하면서 쌉싸름한 샤토마니는 불고기와 부침개 등 한식과도 잘 어울린다. 와인 향 그윽한 40℃ 안팎의 대형 족욕 시설에 둘러앉아 발을 담그면 여행의 피로가 스르르 풀린다.
오크통 100여 개와 와인 5만여 병을 쟁여놓은 저장 토굴도 볼거리다.
영동을 적시며 흐르는 금강
토속 음식도 영동을 찾은 상춘객의 입맛을 즐겁게 한다. 영동은 금강 자락에 기대앉은 고장이다.
'비단 강'이라는 뜻이 있는 금강(錦江)은 강줄기를 따라 펼쳐진 산수가 아름다워 붙은 이름. 물이 맑아 피라미,
쏘가리, 동자개(빠가사리), 메기가 지천이다.
영동을 대표하는 음식이라면 금강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로 만든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꼽을 수 있다.
[왼쪽/오른쪽]고소한 맛이 일품인 도리뱅뱅이 / 피라미로 만든 도리뱅뱅이
도리뱅뱅이는 피라미를 튀겨서 양념을 발라 먹는 요리다.
영동을 비롯해 금산, 옥천, 무주 등 금강 유역에 자리한 마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까만 프라이팬에 둥글게 놓인 피라미를 보면 도리뱅뱅이라는 이름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꾸덕꾸덕하게 마른 피라미를 묽은 반죽에 담그고 밀가루를 덧바른 다음, 기름을 넉넉하게 두른 프라이팬에 튀긴다.
피라미가 어느 정도 튀겨졌을 때 갖은 양념을 한 고추장을 바르고 센 불에 재빨리 튀긴다.
이렇게 하면 튀김옷이 더 바삭바삭해진다. 튀긴 피라미에 채 썬 상추와 깻잎, 마늘을 얹는다.
어죽과 도리뱅뱅이
새빨간 양념 옷을 입고 노릇하게 튀겨진 도리뱅뱅이는 보기에도 군침이 흐른다.
젓가락으로 한 마리 집어 먹으면 비린내 없이 고소한 맛에 반한다.
바삭바삭 씹히는 맛도 일품이다.
피라미가 워낙 담백한 생선인데, 기름에 튀기면 멸치처럼 고소한 맛이 난다.
피라미는 민물고기지만 완전히 익혔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얼큰한 어죽
도리뱅뱅이와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이 어죽이다.
쏘가리, 동자개, 메기 등 갓 잡은 민물고기를 통째로 두 시간쯤 삶으면 진하고 걸쭉한 국물이 나온다.
여기에 고춧가루, 고추장, 생강, 후춧가루, 된장, 들깻가루, 부추, 청양고추, 깻잎 등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좀더 끓이면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일품이다.
능이버섯전골
요즘 영동에서 '뜨는' 음식이 자연산 능이버섯전골이다.
상촌면 임산리에 조성된 자연산버섯음식거리에는 다양한 버섯 요리를 내는 식당이 10곳 정도 모여 있다.
이곳 음식점은 민주지산을 비롯해 인근 산에서 채취한 야생 버섯을 사용한다.
소고기 육수에 능이버섯을 푸짐하게 넣고 끓인 전골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아, 좋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속이 따뜻해지고 온몸에 땀이 흘러 마치 보약을 먹은 것 같다.
[왼쪽/오른쪽]영동국악체험장 국악체험 / 천고 치기 체험
아이들과 함께 갔다면 심천면 고당리 영동국악체험촌을 추천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난계국악단의 무료 국악 공연이 열리는데, 국악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판소리 등
흥겨운 우리 가락을 즐길 수 있다.
사물놀이, 거문고, 난타 체험 등 국악기를 배우고 연주할 수 있는 체험실도 마련되었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북 '천고(天鼓)'를 두드려보는 것도 잊지 말자.
귓전을 울리는 커다란 북소리가 막힌 가슴을 뻥 뚫어준다.
<당일 여행 코스>
매천리 배 밭→와인코리아→영동국악체험촌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매천리 배 밭→영동국악체험촌→와인코리아
둘째 날 / 송호국민관광지→월류봉→반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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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여행정보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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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