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릭~
어제 저녁 8시 28분, 문자 하나가 도착했어요.
무심결에 들여다보다, 어찌나 놀랐는지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답니다.
"유경환 선생님 별세, 7월 3일 발인"
유경환 선생님이 돌아가시다니...
병환 때문에 고생하신다는 소식은 간간이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가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이 그립습니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아동문학인협회에서 일을 돕고 있을 때,
해마다 5월이면 강화 조산초등학교에 나가 '문학잔치'를 벌였어요.
강화 조산초등학교는 마니산 밑에 있는 학교인데 아주 작은 학교인데다
전교생의 2/3 정도가 보육원 아이들이지요.
백일장도 하고, 상품 추첨도 하고, 책을 기증하는 등 소외된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해 아동문학가들과 아이들이 함께 놀고 배우는 행사였지요.
(이 좋은 행사는 문예진흥원의 예산 250만원으로 진행하였는데, 예산을 안 주는 바람에 없어지고 말았어요. 250만원으로 아동문학가들이 하루 봉사하면 많은 아이들의 입가에 웃음이 솟아나게 했던 좋은 행사였는데 참 아쉬웠어요.)
그 때 제가 아이들에게 간단한 영어 노래를 가르쳐주면서 오른손 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에서 꼬물꼬물 노는 Finger Play를 하였어요.
그 날 내내 신기하다면서, 재미있다면서 따라 하시던 유경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위 사진은 그 날 아이들에게 동시란 무엇인지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의 모습입니다.
초콜릿처럼 감미로운 목소리와 훤한 모습으로 늘 주변을 빛나게 했던 선생님...
하늘나라에 가셔서 꽃사슴 이불 덮고 편히 쉬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꽃사슴
유 경 환
아이의 새 이불은
꽃사슴 이불
포근한 햇솜의
꽃사슴 이불
소로록 잠든 아가
꿈 속에서
꽃사슴 꽃사슴
타고 놉니다.
첫댓글 슬프다.
얘들아, 저 동시 배운 생각 안 나니? 저 동시를 지으신 분이란다.
분명 꽃사슴 타고 하늘나라로 가셨을 거예요. 요즘 왜 이리 부음이 많은지... 착잡하네요.. 에휴, 전에 유경환 선생님이 강연하실 때 맨 앞에 앉아서 졸다가 선생님과 눈이 마주쳐서 민망했던 기억이... 이렇게 익숙한 얼굴들이 사라지면 더 많은 것들이 추억으로만 남겠지요. 서글퍼요...
주위에 가까이 계셨던 분이라 그런지 더욱 마음이 짠합니다.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ㅜㅜ
선생님 명복을 빕니다. 늘 아이들과 함께이실겁니다..
선생님! 하늘나라에서도 소년같은 모습으로 동시를 쓰고 계실거지요?
사모님께 저 사진을 드렸더니 참 좋아하셨습니다. 생전 그 모습이라며...
오늘 병원에 갔더니 인터넷에 있는 선생님의 밝은 모습의 사진에 대해 얘기하시더니 바로 이 사진이었군요. 저한테도 그 날 유경환 선생님께서 아이들 시상하는 모습의 사진이 있어요. 가슴이 아프네요.
간사들이 고생 많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