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유죄’
경찰이 범죄 혐의자를 체포하는 장면을 더러 티비를 통해서 보았습니다만, 범행 방면을 드러내놓고 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 3일 윤석열의 계엄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불법을 통치라고 생각했고 민주시민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호도하고 있다가, 엊그제 생중계되는 가운데 체포되었습니다. 하는 짓이 끝까지 속된 말로 ‘찌질한’ 것을 보며 어찌 저런 사람이 대통령의 자리에 앉아있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발로 나와서 수갑을 차는 모습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체포되기 전에 강아지를 한 번 더 보고 가야겠다고 했다네요. 온갖 궤변으로 죄가 없다고 합니다만, 범행은 이미 전국민에게 생중계되었고 국민들을 향해 계엄이라는 무기를 들었다는 그 자체가 완벽한 범죄행위이겠지요.
1988년 이송 중에 탈주한 죄수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지강헌이라는 사람이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유전무죄”,“무전유죄“ 그래서 오늘 제목을 ‘무기유죄’라고 했습니다.
그나저나 윤석열은 체포영장 적부심도 기각되고 구속상태로 탄핵 심판을 기다려야 할 텐데 쓸데없는 망상을 버리고 지냈으면 해서 시 한 편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금년에 30주기가 되는 김남주 선생은 9년 넘게 0.75평 공간에서 감옥 생활을 했는데, “그 부자유스러운 공간이 그를 가장 시적인 존재로 만들었다”고 염무웅 선생은 말합니다.
김남주 시인의 ‘정치범들’ 중 일부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감옥은 감옥이 아니다/ 인간의 소리를 차단하는 벽도 아니고/ 자유의 목을 졸라매는 밧줄도 아니고/ 누군가 노리고 있는 공포와 죽음의 집도 아니다/ 감옥은 팔과 머리의 긴장이 잠시 쉬었다 가는 휴식처이고/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독서실이고 정신의 연병장이다“
김남준 선생의 깊이와 넓이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까지야 윤석열에게 어찌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마는, ‘무기가 유죄’라는 것만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도 저만의 생각입니다만,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첫댓글 차라리 사법시험이 계속 안되는 것이 나았을 뻔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