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베트남 소녀 킴 푹 양, 미군 네이팜탄에 전신 3도 화상
1972년 6월 8일 베트남전 당시 네이팜탄에 의해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채 알몸으로 달아나던 9세 소녀 킴 푹 양(가운데)의 울부짖는 모습.
1972년 6월 8일, 미군 전투기가 베트남 사이공 근교 트랑 방 마을에 네이팜탄을 투하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쓰러졌고 마을은 불바다가 됐다. 그때 전신에 3도화상을 입은 채 알몸으로 울부짖으며 달아나던 벌거숭이의 한 소녀가 카메라 앵글에 포착됐다. 사진은 전 세계에 전송돼 전쟁의 공포와 고통을 절절히
전했다. 소녀의 이름은 판 티 킴 푹이었고 당시 9세였다. 네이팜탄에 등과
목덜미, 왼팔을 부상당한 소녀는 사이공 인근 코레이 병원으로 후송돼 17번에
걸친 피부이식수술 끝에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 날 미군이 네이팜탄을 무차별 투하한 배경은 이랬다. 전날 밤 12시경 베트공 `해방전선` 병사들이 트랑 방 마을을 급습, 점거하자 베트남 정부군과 베트공 사이에 마을 쟁탈전이 벌어졌다. 정부군은 중화기로 마을을 포격했고 베트공도 완강하게 저항했다. 전투가 길어지자 오후 4시 정부군의 레반투 여단장이 마을을 폭격하기로 결정하자 미군은 함상 공격기 스카이 레이더기를 동원했다. 폭격은 시작됐고 마을은 불타기 시작했다. 전쟁이 끝난 후 베트남당국은 소녀가 공포에 질려 걸었던 고난의 길을 `식민지 보유국`인 미국을 상대로 싸운 영웅적 행위로 추켜세우며소녀를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로 유학을 보냈다.
킴 푹은 1994년 남편과 두 자녀와 함께 캐나다로 망명했고 1999년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네이팜탄 화염을 피해
알몸으로 달아나던 킴 푹 양의 사진을 찍은 당시 AP통신의 사진기자 닉 우트는 `전쟁의 공포`라는 제목으로 1973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