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양촌리 커피를 한 잔 타서 마시고 있는데..
아직 교복이 없는 탓에 사복 차림인 앳된 1학년 학생이 등사실 문을 두드린다.
사물함 자물쇠 비번을 잊어버려 자르는 커터기를 빌려 달란다. 일단 본인 사물함인지도 확인할 겸
직접 커터기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거는 부분만 와이어로 된 번호4개짜리 자물쇠다. 먼저 전공을 살려
번호를 맞춰보기를 시도해 보았다. 어느새 다른 아이들이 내 주변을 둘러 싸 구경하고 있었다. 왕년의 실력이 녹슬었는지
아님 자물쇠가 차이나가 아니었든지 3분간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별수 없이 잘라야 한다.
그 찰나에 누가 내 왼쪽 엉덩이를 꼬집었다.
'헐!'
자물쇠를 만지면서 나지막히 한마디 했다.
"누구냐..방금 내 엉덩이 만진 사람..좀 살살 만져라..ㅎㅎ"
귀여운 녀석들이다. ㅋㅋ
자물쇠를 잘라주고
등사실로 내려왔다. 중학교는 학년 간의 패턴 차이가 상당히 크다.
아직 초등학교 티를 벗지 못한 1학년..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무방할 3학년..생각하는 사고방식과 외모가
변화무쌍한 번데기 같은 시기다. 부디 허물을 벗고 멋진 나비가 되어 원하는 고등학교 진학해서 더 큰 꿈을 위해
힘차게 비상해 주기를 바란다. 순천이수중학교1학년 화이팅이다.
첫댓글 중학교 근무는 처음이라 아직까지 낯설어요..ㅎㅎ
강진중학교 정종옥 주무관님
화이팅입니다..ㅎ
힘내시길..^^*
저는 중학교와 실고에 있다가 초등학교에 처음 근무하는데
유치원생들 보고 살짝 놀랐네요..
눈높이가 완전 낮으니 신기하기도 하네요
저도 씨알이 굵은 얘들만 보다가
병설 유치원이 있는 초등을 갔는데, 개학 첫날 점심시간에 유치원 원아들이
참새같은 목소리로 "감사히 먹겠습니다" 하며 숟가락 뜨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그리고 복도 등에서 아이들과 마주칠 때마다 공손하게 "사랑합니다"라고 인사를 하던 모습들도
낯설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ㅎ
@[순천]오동휴 당시 교장선생님의 인사법도..
식당에서 원아들을 만나면 먼저 눈높이를 맞추고, "사랑합니다"라고
같이 화답해 주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껏 만난 교장선생님 중에서
가장 참스승에 가까웠던 분 아니었나 싶네요..ㅎ
저도 초등학교에서만 근무를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요즈음 학생들 인사말이 "사랑합니다"하고 바꼈는지 늘상 들어도 적응이 안되네요 우리집 아들도 사랑합니다 하고 아빠한데 하지 않는데 교육이란 정말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엔 좀 당황했죠..ㅎ "사랑합니다" 그러면 "미투" 그러고..ㅎㅎ
좀 더 세련되고 교육적인 인사말도 함 공모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