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니 이런 날이?**
지금껏 살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 모든 것에 총량의 법칙이 있는 것 같다.
젊어서는 몰랐던 사실이다.
세월이 쌓이다 보니 생각하게 되고
주위를 둘러봐도 비슷한 사례들을 흔하게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조금은 공평하다는 것도~~
어려서부터 골골하며 일주일이 멀다 하고 병원 출입하더니 오히려 60이
넘어 그때 비하면 지금은 황소가 된 기분이다. 물론 지금도 불면에다 두통, 요통까지 날 괴롭히지만
이건 약골이라서 생긴 질환이 아니니까~~
젊어서 놀자놀자 했더니 나이 50부터 직장을 다니고 있고,
시댁 가서 음식 한번 안 해봤는데 지금 유튜브 봐 가면서 음식하고,
오붓하게 세 식구 살다가 아들 내보내고 둘만 20년을 살았는데 지금 복작대며 합가해서 살고,
공부할 때 안 하더니 나이 들어 회사 다니면서 대학원 두 번째 공부하는 아들~~
그뿐만이 아니다.
총량의 법칙은 여러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러나 그건 절대로 알 수 없는 것.
지금 행복하고 편안한가요?? 그러면 겸손해야 하고,
현재 불행하고 하는 일 안 풀리고 너무나 힘들다면
아마도 미래는 좀 편안할 테니 위로하고 견디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56살에 퇴직하고 저는 나이 50에 일하고 굶어 죽으란 법 없이
자연스럽게 바톤터치를 했는데, 평소 자상하다고 소문난 남편이기에~~
솔직히 난 피부에 와 닿지 않지만 ㅋㅋ 내 주위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한다.
퇴직하면 집안일을 전부 해줄 줄 알았건만 기대가 무너진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힘드니까 요리를 좀 배워서 날 부엌에서 해방시켜 달라고 협박도 하고
달래도 보고 애교도 부려봤는데 피식 웃고 만다.
아무리 설득해도 안 넘어가더니 나이 73세 퇴직한 지 17년 만에
뭔 일인지 4월부터 문화센터 요리 교실 등록했다고 하면서 여자들 틈에 남자는 혼자 그것도 할비가.
금요일마다 요리해서 가져오니까 금요일은 먹으면 된다고~~
우아!!! 아무리 등 떠밀어도 꿈쩍도 안 하더니~~
남편이 해온 음식을 먹으면서 며느리가 아버님 대단하시다고
애교를 떨며 인사치레를 하는 걸 지켜보던 4학년 손녀가 한마디 한다.
엄마 ‘할아버지 요리해와서 먹는 건 정말 좋은데 남자가 요리하면 대단한 거냐고’??
그건 고정관념이라고 ~~속 시원하게 한방날려준 손녀와 하이파이브했다. ㅋㅋ
남편은 내가 음식을 할 때 다듬어서 씻어주기까지는 했다.
그런데 요리 교실 가보니 자기가 칼질하는 게 다른 여자분들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그동안 조금씩 했었고 자긴 손으로 하는 건 뭐든 잘한다며 자랑질이다.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앞으로 칼질은 당신이 해줘~~했더니 해준다고 얼떨결에
대답하고 요즘엔 아무 소리 못 하고 칼질을 한다.
덕분에 음식 하는 게 아주 편해졌다. ㅎㅎ
하기야 요즘 젊은 엄마들 요리 정말 못한다. 우리 며느리도 ㅋ
나도 그랬으니까 할 말은 없지만, 난 그래도 그때 밀킷트도 없고
지금처럼 배달 음식도 없어서 결혼하고 요리 교실 3개월 다니면서 배웠는데
그것 가지고 평생 써먹었다. 요즘엔 유튜브가 대세다.
두드리면 열리니라~~ 사노라니 ㅎ
첫댓글 아~~~글읽다가 탄성과 웃음과함께 희노애락이 다 지나갑니다
우리남편도 퇴직후 요리를하더니 며칠전에 대장금도 칭찬하고 갔다하더군요 .삶의 글이 정말 멋져요 삶또한 여행이니까요 .멋지게 나이들고싶은 맘이 이글을읽으니 더 더 듭니다
오늘도 걷다가 돌솥밥사먹고 스벅아아한잔중입니다 .날마다걷기실천중입니다 .혼자걷다보면 머리가 텅빕니다 걸으면서 수채화님을 글을 생각했답니다
@슬로우 ㅎㅎ 혼자 자유롭게 사는 슬로우님은 이해불가할 거예요. 이 총량의 법칙이 나에게 적용될 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ㅋㅋ 정신없이 살다보니 내 삶이 조금 역동적으로 변했고 긍정마인드가 생겼으니
덤으로 얻었다고 생각하고 위로합니다. 용기주셔서 감사해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