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 이후 2000년까지 기상관측 자료를 분석해보면 평균기온이 1.5도 상승했다. 연간 일최저기온 18도 이상인 날이 최근 100년 새 20일이 늘었다. 일최고기온 18도 이하인 날은 15일 줄었다.
여름철 야간의 열대야 현상도 100년 전에 비해 5일이 많아졌다. 일최저기온 0도 미만인 날은 30일, 최고기온 0도 이하인 날은 15일(전주, 강릉 제외) 이 줄었다.
겨울은 짧아지고 여름은 길어졌다. 기상청은 하루 평균 기온 5도 이하인 때를 겨울, 20도 이상인 때를 여름으로 규정한다. 겨울은 1920년대에 비해 1990년대에 약 한달 정도 짧아졌다. 대신 여름과 봄이 길어졌다. 국립기상연구소 기후연구팀은 "2090년께 강릉과 부산, 목포는 겨울이 완전히 없어지고 가을에서 곧바로 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은 겨울이 연간 55일정도(1990년대는 99일)밖에 안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름은 155일로 늘어난다는게 기후연구팀의 예측이다. 여름은 5개월이 넘는 155일이나 된다.
비내리는 날은 줄었지만 비의 양은 늘었다. 한 번 내릴 때 퍼붓는다는 얘기다. 남부 지방은 20년 전에 비해 연 강수량은 7%늘었다. 그러나 비오는 날은 14%가 줄었다. 특히 여름철 집중호우가 잦아졌다. 최근 50년간 14개 관측지점에서 강수일수는 감소하고, 일 강수량이 80mm이상인 호우 일수는 연평균 호우발생빈도는 1954년부터 1963년 평균은 연간 약 1.6일인데 비해, 1994년부터 2003년은 2.3일로 늘었다.
이산화탄소 농도도 높아졌다. 최근 10년간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1991년에 357.8ppm을 기록한 이후 2000년도에 373.6ppm로 높아졌다.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도 많아졌다. 인제대 환경공학부 박종길 교수팀은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숫자가 1989년부터 증가하기 시작, 2003년까지 12%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1954~2003년 사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1340개 가운데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175개로 전체의 13%, 연평균 3.5개로 나타났다. 1994~2003년 사이 10년 동안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태풍의 비율이 17%로, 연평균 4.2개로 늘었다.
생태계
지구온난화에 따라 나비의 종이 남방계로 바뀌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권태성 박사에 의하면 종별 밀도변화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이 증가한 종 5종중 남방계 나비가 3종이 포함되어 있는 데 비해 북방계 나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많이 감소한 종 8종중에는 북방계 나비가 6종 포함되어 있는데 남방계 나비는 한 종도 포함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지난 1980년대 동남아 지역에서만 서식하던 배추좀나방은 90년대 한반도 중부지역에서 발견되기 시작해 지금은 대관령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개미 종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조사 결과 2003년 26종이 발견된 이 일대의 개미 종이 2004년 15종으로 줄었다. 특히 산악 지방에 주로 사는 산림성 개미가 줄고 곰개미, 일본왕개미처럼 수풀이 없는 평야 지대에 사는 개미가 늘어났다.
장수하늘소와 해충인 솔잎나방도 온난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에서 장수하늘소가 살 수 있는 곳은 경기 북부에서 강릉을 잇는 이북 지역이다. 남한에서 장수하늘소를 발견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해 한 차례만 발견되던 솔잎나방 애벌레가 지난1996년부터 2000년까지 경기 오산시, 충북 청주시, 충남 공주시, 경북 경주시에서 두 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도 빨라졌다. 196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포항이나 울산의 벚꽃 개화시기 변화 경향을 보면 1980년대 초반 이후부터 개화시기가 뚜렷하게 일러지는 경향이다.
북위 38도선 이북에 자리잡은 경기도 포천은 이미 사과의 주요 산지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사과 나무가 얼어죽는 영하 20도 밑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날이 거의 없어졌다. 일교차는 여전히 커 경기 북부 지역이 사과의 최적 지배지가 된 거다. 이제는 강원도 인제와 양구, 화천 등에서도 사과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
감귤과 한라봉은 전남 해안지방까지 올라왔고, 전남 보성의 녹차는 강원도 고성에서 시험 재배되고 있다.
인간/산업
2007년 1월 대구와 남원, 그리고 가평에서 집단 식중독이 잇달아 발생했다. 12월에는 한꺼번에 100명 이상 발병한 집단 식중독만 전국적으로 5건에 달했다. 최근 3년간 우리나라의 식중독 환자 수를 보면, 한 겨울인 12월의 발병자 수가 장마철인 8월과 거의 비슷하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도 시작됐다. 부산시는 201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10%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청과 산하 16개 구 군청, 9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 친환경 건물도 지어진다. 건물 유리창에는 태양 전지판을 붙여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때 냉난방은 지열을 이용한다. 땅 밑은 연중 15도로 일정한데 지하에 구멍을 뚫어 물을 흘려보내면 여름엔 외부보다 시원한 물이 건물에 다시 공급된다. 건물 옥상에 꽃과 나무를 심어 에너지 손실을 줄인다. 나무나 흙처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집을 짓는 방식도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