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이야기]
메마른 밭
"세상이 무상하다고 한탄하는 이를 위하여 비유로써 말하겠다.
큰 과일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그 열매의 크기는 두 되들이 병만 하였다. 그 과일이 무르익었을 때, 어떤 까마귀가 날아와 나무에 앉았다. 그 탄력 때문에 과일이 떨어졌고, 그 나무 밑에 똬리를 틀고 있던 뱀이 위에서 떨어지는 열매에 맞아 머리가 깨어져 죽었다.
나무 신이 그 사실을 보고 시로써 말했다.
까마귀 죽이려 오지 않았고,
열매 떨어짐 까마귀 탓 아니고
열매 익자 까마귀 와서 뱀 죽었네.
그러한 인연이 모여 그렇게 되었네.
인간 세상에 죄와 복이 닥치는 것은 더디고 빠름에 순서가 있어 앞에 것을 물리칠 수 없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죄를 받아도 원망하지 않고 복을 받아도 기뻐하지 않나니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굳게 믿고 받든 까닭이니라.
이 세 세계 안에는 '아흔여섯 가지 도(부처님 당시에 아흔여섯
부류의 이교도들이 주장하던 도)가 있다.' 하고, 세상 사람들은 각각 그들이 섬기는 바 신들이 이익을 줄 것으로 바란다.
이 모든 작은 도에서는 아직 복이 되는 도리를 밝히지 못하였으니 어찌 갚는 덕을 성취할 수 있으랴?
그렇게 된 이유는 삼존(三尊. 三寶)의 위없이 밝음을 모르고, 다섯 가지 계율[五戒]이 청정하고 진실함을 마음에 두지 않고, 여덟 가지 바른 도[八正道]가 깊음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어찌 사람들을 도와서 건질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이유 때문에 그 들을 메마른 밭이라 하느니라."
<잡비유경(雜譬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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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유경을 읽으니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사자성어가 연상됩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어떤 의도도 없는 우연히 일어난 일이지만 공교롭게도 어떤 일이 같은 때 일어나 남의 의심을 받을 때 쓰는 말입니다.
이 일이 우연한 것 같지만 결코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불교의 인과법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다른 외도에서는 없는 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익히 들어 아실 것입니다.
「옛날 중국 양나라 무제(武帝) 때 천태종을 세운 대선지식 천태지자(天台智者) 스님은 어느 날 천태산에서 지관삼매(止觀三昧)에 들어 계셨다.
그 때 스님의 앞으로 산돼지 한 마리가 황급히 지나가더니 뒤이어 활을 든 사냥꾼이 쫓아와서 여쭈었다.
"산돼지 한 마리가 이리로 지나갔는데 어느 쪽으로 갔는지 아십니까?"
스님은 대답대신 사냥꾼을 앉게 한 다음 한 수의 노래를 불렀다.
烏飛梨落破蛇頭(오비이락파사두)
蛇變爲猪轉石雉(사변위저석전치)
雉作獵人欲射猪(치작엽인욕사저)
道師爲說解寃結(도사위설해원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져
뱀의 머리가 부서졌도다.
죽은 뱀은 돼지가 되어
돌을 굴려 꿩을 쳤다네.
죽은 꿩이 포수가 되어
다시 돼지를 쏘려 함에
빈승이 인연을 밝혀
맺힌 원한을 풀어 주려 하네.
지자대사는 노래를 부르신 다음 지관삼매(止觀三昧)에 들었을 때 관찰한 사냥꾼과 돼지의 삼생인연(三生因緣)을 일러주셨다.
"엽사(獵師)여, 지금부터 삼생 전에 까마귀 한 마리가 배나무 가지 위에 앉아 놀다가, 무심코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그때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다 익은 배가 하나 떨어져 배나무 아래세서 또아리를 틀고 있던 뱀의 머리를 때렸다.
이 때문에 죽은 뱀은 다시 멧돼지로 태어나 풀뿌리를 캐 먹으며 살았고, 까마귀는 죽어 꿩이 되었다.
어느 날 꿩은 떨어진 나무열매를 주워 먹다가 멧돼지가 칡뿌리를 먹기 위해 땅을 뒤질 때 건드린 돌이 굴러떨어져 맞아 죽고 말았다.
엽사여, 그 꿩이 죽어 이번에는 그대가 된 것이다. 그대는 지금 반드시 활로 멧돼지를 잡고야 말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그대가 작정을 하고 멧돼지를 쏘아 죽이면, 멧돼지 또한 원한을 품고 죽어 앞날에는 더욱 무서운 과보를 받게 되느리라.
엽사여, 이제 그 활을 던져버려라. 사람의 몸을 받았을 때 악연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영원히 악연 속에서 떠돌아다니게 되느니라."
지자대사의 말씀을 들은 사냥꾼은 깨달은 바가 있어 그 자리에서 활을 모두 꺾어 버리고 지자대사의 제자가 되어 도를 닦았다.」
이와 같이 우연한 것 같지만 서로의 원결이 얽혀 있었던 것입니다.
원결이 맺혔을 때 끊어내는 용단은 내가 하는 행위에는 과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지혜입니다.
오늘은 기온이 무척 높다고 합니다. 산불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불조심합시다.
오늘도 좋은 하루 불보살님의 은은한 가피 속에 심신의 안정과 건강과 안전 속에 통찰지를 갖추고 정리를 따라 정심정행하며 여여한 만행일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_()_ _(())_(백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