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지맥은 호남정맥 팔공산에서 서쪽으로 내려선 산줄기가 마령치에서 오수천을 감싸며 내려가는 천왕지맥과 성수지맥 두 개의 산줄기로 나뉘며 성수산, 삼봉산, 고덕산, 봉화산, 매봉, 무제봉, 지초봉, 원통산, 무량산을 거쳐 순창군 적성면 평남리 구남마을의 어은정에 이르는 도상거리 56.8km되는 산줄기가 성수지맥이다.
대대로 대장님,청명,포근한빛 셋이 출발하며 장수터미날에 도착해 늦은시간 열려있는 식당이 없어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만두로 늦은 저녁을 먹는다.
8월16일 22시37분 들머리 대성목장에 도착해 산행을 시작하며 늦은 밤이라 사유지를 관통해 최단 거리로 오른다.
길이 없는 곳이라 잡목이 심하고 밤이라 기온이 높지 않음에도 금방 땀이 비오듯 흘러 내린다.
비가 내려 잡목과 풀이 젖어 있어 옷은 물론 양말까지 젖어 산행 내내 축축한 발로 산행한다.
작년 3월 처음 J3동행팀에 합류해 천황지맥 할 때 왔었던 마령재다.
그때는 미니버스를 대절할 만큼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세명 뿐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1km지점 성수지맥 분기점이다.
칡넝쿨이 우거진 잡목지대를 통과한다.
깊은 산중에 녹색 불빛이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데크계단 이었고 우리가 갈 길은 다른 방향인데 데크길로 가고 싶다.
4.5km지점 주봉 성수산을 일찍 만난다.
직벽 로프구간도 지난다.
4시50분 12km지점 임진로에 도착해 식사한다.
볶음김치만 먹다가 멸치와 볶음고추장으로 바꿔 봤는데 먹을만 했고 물말아 드시는 분들에게 권하니 괜찮다 한다.
모기들이 달려들어 간신히 식사만 하고 일어난다.
곁봉 삼봉산을 700m왕복한다.
멋진 운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는데 땀에 찌들은 상거지 모습이다.
위험지역은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암릉도 오른다.
낭떠러지라서 위험한 곳에는 난간대가 설치되어 있다.
16.8km지점 고덕산이다.
모기 진드기 때문에 방충옷을 입었는데 덥기도 하고 영 모양 빠진다.
좋은 길도 있지만 자주 만나는 잡목과 무더위가 힘들게 하고 시간은 지체된다.
21.8km지점 순천,완주 고속도로 위 양지육교를 건넌다
23.6km지점 주유소옆 곱창구이집을 들려 산행을 이어가려면 춘향로를 무단횡단 하든가 길게 돌아 지하도를 건넌 후 급경사 잡목지대를 올라서야 하는데 선답자 후기에 1시간을 허비 했다 하여 위험하지만 무단횡단을 선택한다.
일찍 도착했으면 식사가 불가능 했을텐데 2시간 지체되는 바람에 식사가 가능하여 빨리 먹을 수 있는 백반을 주문한다.
계획은 2무박으로 완주하는 것이지만 힘도 빠지고 등산화는 젖었고 19시~24시까지 소나기 예보가 있는데 우비도 챙기지 않았고 계속 비 맞으면 저체온증 올 수도 있을 것 같고 잡목이 심해 산행도 쉽지 않을 듯 하고 하루는 새겠는데 이틀밤 새며 걷는 것은 힘들 것 같다는 사실이자 핑계로 번화치에서 중탈 할 테니 두분만 가시라 말한다.
청명은 대장님 판단에 따르겠다 하고 대장님도 밤에 비 맞으며 잡목지대를 또 걷는 것은 힘들 것 같다며 중탈을 결정해 목적지를 번화치로 수정한다.
28.5km지점 선두에서 탱크처럼 잡목을 헤치던 대장님이 걸음을 멈추고 한숨을 쉬며 난감해 한다.
잡목지대 대부분은 헤치면서 전진할 수 있지만 아주 심하면 멘붕에 빠지는데 그런 곳이다.
이제 내가 선두에서 길을 뚫을 때인 듯 하여 앞으로 나서며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고 정글도를 꺼낸다.
선답자 후기에 잡목이 역대급으로 심하다 하여 웬만하면 무게 때문에 챙기지 않는 정글도를 챙겨 왔다.
정글도로 잡목을 베려면 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쳐야 하고 줄기보다는 가지를 쳐내는 것이 수월하다.
29km지점 군부대 철책 옆을 통과할 때도 선두 청명이 도저히 안된다 하여 내가 정글도를 사용해 헤쳐 나가며 3km가량 이어지는 긴 철책 옆 잡목과 심한 오르막이 진을 뺀다.
힘들어 잠시 쉬려하면 모기떼의 공격을 받는데 방충옷을 입었음에도 손과 다리로 달라붙는 상황이라 방충옷 입지 않은 두분은 혼비백산 하여 바로 일어난다.
드디어 선답자 후기에 역대급 잡목지대가 시작이라 하는 32.5km지점 매봉에 도착해 긴장한다.
비장하게 배낭에서 정글도를 꺼내지만 실은 앞전에 손잡이 앞쪽을 쥐고 잡목을 후리다 칼등에 손이 짓눌려 상처가 생겨 걱정하던 차에 청명이 "이리줘" 하길래 얼른 건네준다.
매봉지나면서 바로 잡목지대가 이어지는 줄 알았는데 2km정도는 괜찮다.
34.5km지점부터 잡목 시작이고 내려서다 저기 보이는 봉우리까지 오르는 구간이 잡목이다.
오르막 끝부분은 경사까지 심해 몸의 중심 잡기도 어려운데 잡목을 제거하며 전진하느라 정지했다 가기를 반복하는데 정지할때 후미는 쉬면 되지만 선두 청명은 쉴새없이 정글도를 휘둘러야 하기에 배로 힘들었을 것이다.
전진할 때도 잡목가지 부여 잡아야만 오를 수 있는 경사도다.
오르막이 끝나면 숲이고 잡목도 사라지며 잡목이 심한 이유는 벌목지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세명이 번갈아가며 선두에 서면서 잡목지대를 통과했고 정글도도 한몫했다.
이제 도로까지 하산하면 날머리인데 기차 예매 시간이 촉박하다며 한숨 돌릴 틈도 없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소나기까지 내려 길이 미끌미끌 하지만 다행히 넘어지지는 않았다.
잡목 급경사를 정신없이 내려가다 보니 알바인데 다시 BACK 할 수는 없고 계곡따라 내려가 도로를 만나 역으로 이동해 뒷풀이는 못하고 귀가한다.
집에 도착해 입었던 옷을 꺼내니 거의 무당벌레 만한 큰 진드기 두마리가 기어 나온다.
올 4월에 저만한 크기의 진드기에 물린 곳인데 지금도 티눈처럼 딱딱한 몽우리가 있고 수시로 가렵다.
진드기 조심들 하세요.
배가 고파 뭐 좀 먹어야 한다 했더니 아들이 특제 라면을 끓여줘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있게 혼자 뒤풀이를 하는데 마눌님은 옆에서 뭐 이쁘다고 라면까지 끓여주냐며 궁시렁 댄다.
아직까지는 돈을 벌고있어 쫒겨나진 않지만 노후가 편안하려면 얼른 지맥 끝내고 산에 다니느라 까먹은 점수 만회해야 할 듯 하다.
첫댓글
덥고 험한길 다녀오시느라
세분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곧 선선해지면 해충도 없어지고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올 듯요^^
아 ~~ 후기보는것 만으로 지칩니다
이번구간 정말고생하셨습니다
지맥이 다른 산행에 비해 힘든건 잡목 때문인데 이번 산행은 더 심하긴 했어요^^
고생길 읽으면서 웃음이나내요 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사실 남의 고생담이 재밌긴 하죠^^
여름이라고 쉴 수도 없고..그나마 좋은 등로의 지맥길도 한계가 있고..
쩔수 없이 그냥 강행할 수밖에는 없는 상황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낭중에는 좋은 추억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역시 모든 지맥을 완주하신 선배님이라 손바닥 보듯 하시네요.
저는 아직 많이 많이 남아 선택의 폭이 넓지만 두분은 얼마 남지 않아 교집합 지맥을 선택하다 보면 여름이라해도 잡목이든 지역이든 가리기 쉽지 않습니다.
고생이 클수록 기억도 오래남고 추억도 짙게 새겨지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맥하면서 여름철에 고생한 역대급 지맥으로 기억될 듯...ㅠ
잡목이 심할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 일지를 몰랐고 그나마 포빛이 가지고 온 정글도 때문에 번화치까지라도 갈 수 있었고...
늦은 시간에 귀가 했는데도 저녁까지 차려주는 걸 보니 나 보다 훨 대접받고 사는데^^ 난 자급자족이야~~
후기보니 잡목 심하다 하여 일단 가져갔는데 있으니 든든하긴 하네.
끝부분 다시 읽어봐
아들이 끓여준 특제 라면이고 마눌님은 뭐 이쁘다고 먹을거 챙겨주냐 궁시렁댐~^^
이 계절에 지맥길을 걷는다는게 대단한 겁니다.
고생문이 훤히 보이는데...ㅎ
나는 가능하면 여름지맥길과
겨울지맥길을 분리하여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편리할것 같아서...
힘든길 걷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여름은 좀 더 시원한 강원도 겨울은 잡목 심한 전라도 지역 우선이라 하긴 합니다.
아~벌써 계획잡고 계시는군요.
부산,창원지부 지맥길 훓으시는 모습 빨리 보고 싶네요^^
정글도로 가시넝쿨류 뚫고 나가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다음 지맥산행시 뵙도록 하겠습니다
대장님 덕분에 거리기준율이 빠른 시간 안에 50%넘겼으니 이제 남은 거리가 걸은 거리보다 짧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정글도를 가지고 가시다니
대단한 열정입니다.
아들이라도 챙겨주니 얼마나 좋습니까~ㅎㅎ
마이산환종주길에 12키로 정도 포함된 성수지맥이네요.
수고많았습니다.
정글도 무게가 있긴해도 잡목이 무섭지 않고 든든하긴 합니다.
후기보며 가지고 갈지 말지를 잘 판단하야겠어요.
아들이 기특하긴 하네요 ㅎ
아 마이산 환종주도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