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30일 3박4일간 경기도 용인 둥지골 수련원에서 진행된 연합 캠프에 참가한 천주교·개신교·원불교 3개 종교 청소년들이 즐거워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가면을 쓴 가수가 노래를 부른다. 사랑과 진실에 대한 노래다. 관객들은 손을 흔들며 음악을 즐긴다. 노래가 끝나면 청소년 관객들은 어느 종교 성가인지 맞춰야 한다. 결론은…, 맞추지 못했다. 청소년들은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등 각기 다른 종단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여름 캠프를 통해 종교 울타리를 뛰어넘어 하나가 됐다.
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주임 박명기 신부), 향린교회(담임 김희헌 목사), 원불교 인천·안양연합교구(교감 이상선 교무)는 경기도 용인 둥지골 수련원에서 7월 27~30일 3박4일간 ‘만남은 즐겁다 라라라’(이하 만다라)라는 이름 아래 3개 종교 청소년 연합 캠프를 열었다.
종교간 대화 차원에서 여러 종단 성인들의 모임과 활동은 심심찮게 이뤄져 왔지만, 종교가 다른 청소년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는 이례적이다. 마두동본당은 이전부터 향린교회와 원불교가 함께 진행해오고 있는 청소년 여름캠프에 올해 처음 참여했다.
캠프에 참여한 40여 명의 청소년들은 다른 종교 친구들과 부대끼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지녀왔던 선입견이 한꺼풀씩 벗겨졌다.
강사라(사라·백마고2년·의정부교구 일산 마두동본당)양은 “캠프에 처음 왔을 때는 다른 종교 친구를 만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똑같은 친구였다. 재밌고 편하다”며 캠프에 참여하며 느낀 점을 말했다.
이번 캠프를 준비한 김재근 신부(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 부주임)는 “다른 종교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 등이 풀리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캠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준비 과정이 수월했던 것만은 아니다. 김 신부는 “캠프 봉사자들이 처음 만났을 때 부담스러워 했다. 몇몇은 긴장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준비 모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런데 막상 캠프가 시작되니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향린교회 소속 나재희(푸른숲발도르프학교·18)군은 이웃종교에 대해 새로 알게 된 점을 구체적으로 말했다. “프로그램 중에 다른 종교에 대해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천주교의 교계제도에 대해서 알게 됐다. 교계제도라는 체계가 개신교와의 차이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원불교에 대해서도 몰랐었는데 직접 활동하고 배우면서 원불교가 철학적이고 세상의 진리를 믿는 종교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만다라’ 캠프는 청소년이 직접 영화를 만들어 발표하는 영화제, 각 종교 성직자들이 종교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즉문즉답, 이웃종교 방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또한 청소년들은 천주교 성무일도를 비롯한 각 종교 고유의 기도를 함께 바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원불교 봉사자로 참여한 정제경 교무(31)는 “청소년 시기에 다른 종교 친구를 만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직접 겪어 보고 느끼면 가치관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번 캠프의 의미를 밝혔다.
첫댓글 자랑스러운 학생들 넘~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