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오자마자 김치를 잔뜩 해놓았는데도 간당간당하길래 마침 비뿌리는 주말 김치담그기를 했습니다. 꼬마 두 녀석이 겉절이 포함 김치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김치없이는 식사가 완성되지가 않습니다.
바쁘게 김치를 하는데 심장이 조여올 듯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습니다. 드디어 갱년기 증세의 시작인가? 어쩌다 환갑을 넘긴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특별한 증세없이 잘 지내왔는데요, 심장이 조여지니 그 동안 너무 바쁘게 살면서 한번 제대로 쉬지 못한 그 탓인가 급기야 인생 반추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만 생각해보니 어제 저녁에 먹은 파워콜이라는 종합감기약에 생각이 미칩니다. 전형적인 타이레놀 주성분인 아세타미노펜으로 만들어진 그 약물은 진통제 격이라 급격한 도파민분출 작용으로 인해 아드레날린 과다작동이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키니 심장에 무리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아세타미노펜은 공인된 마약성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과다복용 사례로 인한 매년 사망인원이 500명 가까이 됩니다. 특히 중독성에 취약한 청소년층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한데요... 우리 아이들에게 쉽게 처방내려지는 ADHD약물은 바로 동일기전의 약물이라 그 위험성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타이레놀 계통의 진통제의 부작용은 증세완화용으로 사용하다 부작용 사례를 겪는 경우와 의도적으로 일부러 찾아먹다가 문제가 생기는 유형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타이레놀의 마약성을 인지하게 되면 증세없이도 이 약물을 과용하게 됩니다. 아래 통계를 보면 경제력이 넉넉치않은 10대들의 남용이 얼마나 큰 지를 잘 보여줍니다.
제가 정말 잘 먹지않는 감기약을 먹은 것은 리틀준이때문입니다. 일전의 물놀이가 무리가 되었는지 기침을 많이 합니다. 그럼에도 열도 없고 밥도 워낙 잘 먹어대니 걱정은 안 하지만 그래도 전염 문제가 있을 수 있어서 리틀준이용 기침감기약을 사면서 제 것도 사서 예방용으로 어젯밤에 두 알을 먹었는데요, 바로 따라서 자기도 먹겠다고 손을 내미는 태균이를 거절할 수 없어 같이 먹었습니다.
리틀준이는 호흡기 면역력이 참 약합니다. 영흥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서울 영등포에 있는 집에만 다녀오면 콧물 기침이 심해집니다. 리틀준이 데려오고 데려다주기위해 서울을 갈 때마다 이런 데서 어떻게 살아갈까 싶을 정도로 지독한 밀착공간들과 숨쉬기 벅차보이는 환경의 조밀함 등이 호흡기 건강에 치명적일 듯 합니다.
도시의 생활이라는 것이 그야말로 병주고 약주고의 반복입니다. 슈퍼에서도 쉽게 얻을 수 있는 타이레놀류의 약물들은 근본치유없이 아픔을 보이지않게 포장해주는 철저한 가림막 치료일 뿐입니다. 실제 그 증세가 개선되었다기보다 그 증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가 정확한 기전입니다. 그러고는 타이레놀 독성을 해독하기 위해 간은 혹사당하고 그런 시절에 글루타티온은 상품화되어 광고세례를 퍼붓고 있습니다.
진정한 생의학이 아니라 한 때의 유행이 되어 산불처럼 휩쓸고 지나가는 식의 경향은 참 이 땅의 고질병같습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정보 속에 선택의 범위도 넓고 과학적 임상자료들이 동반되어 보충제시장이 형성되는 국가들의 기본정책을 우리는 좀 들여다 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한 건 맞지만 필요악인 측면이 있을 때 악마적 요소를 공개하는 것은 건강한 사회에 있어 필수요소입니다.
감기약 하나로 잠시나마 태균이 두고 어찌 떠나나~~까지 극단적 생각을 했던 제가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웃깁니다. 아무래도 저는 대응요법에는 취약한 체질인 듯 싶습니다.
수 많은 중증질환자들이 결국 그 병 때문이 아니라 그 병치료를 위해 무수히 먹어야하는 약물로 인해 더 치명적이 된다는사실... 그러기에 심부전 약물을 독하게 매일 아침저녁으로 먹어야하는 태균이에게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충제를 열심히 해주는 수 밖에 없습니다. 주말에 다시한번 상기하는 아세타미노펜 단상이었습니다.
첫댓글 아고 건강 관리가 이래 저래 힘들게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