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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레시노 1 - 하우스텐보스에서 사가현 남부에 차(茶) 의 고장 우레시노에 가다!
어제 2023년 2월 22일 후쿠오카 에서 사가현 가라쓰 에 도착해 1595년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의 가신 데라자와 히로타카가 가라쓰를 영지로 받아 지었다는 가라쓰성 (唐津城) 을
구경하고는 다시 렌터카 차를 타고 나가사키 하우스텐보스 외곽의 숙소 를 찾아 1박 했습니다.
오늘 2023년 2월 23일 아침에 렌터카 차를 몰고 하우스텐보스 를 지나 차(茶) 로 유명한 사가현 남부
우레시노 (嬉野) 로 가기 위해 달리는데...... 바다를 지나니 큰 산이 없고 벌판이 끝없이 이어집니다.
반시간 넘게 달려서 차(茶) 로 유명한 우레시노 (嬉野) 에 도착해서는 차 교류회관 으로 들어
가는데 이제 일본 차에 대해 알아보고 또 시음 을 한 후에 마을을 한바퀴 둘러볼 생각입니다.
오늘 우리가 방문한 우레시노시 (嬉野市) 는 사가현의 남부에 위치해 있는 도시로 인구는
2020년 1월 1일 기준으로 26,000명 인데..... 역사적으로는 히젠국의 후지츠군 에
속하는 지역으로, 니시큐슈 신칸센 이 2022년에 개통했는데 시내에서 가까운게 특이합니다.
후쿠오카 에서 온천과 녹차로 유명한 우레시노 에 가는 방법은 후쿠오카공항 3번 버스터미널에서
나가사키행 버스를 타면 1,900엔에 90분이 걸리는데.... 후쿠오카 시내 텐진 버스센터 에서
출발해 하카다 기차역 버스터미널 을 거쳐 공항에 서는지라 시내 2곳에에서 타도 되는데, 시내인
우레시노 버스센터 가는 버스는 적고 외곽인 우레시노 IC 에 서는 버스가 많으니 택시를 타야 합니다.
기차는 하카타역에서 특급 릴레이 카모메 를 타고 다케오온천역 에 내려서 나가사키행 카모메 신칸센 을
갈아타고 우레시노역 에 내리면 되는데.... 신칸센 기차역이 시내에 가까운 것입니다. 저 후쿠오카에서
나가사키 가는 신칸센은 2022년 9월에 먼저 나가사키~ 다케오 온천 구간만 개통한지라 갈아타야 합니다.
우레시노 온천 (嬉野温泉) 은 미인온천 으로도 매우 유명하니... 실제로 군데군데 맨홀에서 온천수
로 인해 발생하는 김들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모습을 많이 보이며 시내에는 닌자 테마파크
가 조성되어 있는데....... 후쿠오카나 사가시 또는 나가사키에서 당일치기 온천 코스도 운영합니다.
우레시노의 특산품으로는 녹차 가 유명하니 시내에서 녹차 관련 기념품점을 만날 수 있으며, 교외에는
넓은 차밭 들이 보이고 그외 온천 유두부 로 유명한 가게들이 제법 있으며 완만한 산에 둘러
싸인 분지이고 동부의 일부가 시로이시 평야에 속하는등 전반적으로 조용한 시골 동네의 모습 입니다.
우레시노차(嬉野茶) 교류관 챠오시루 에 들어서서는 먼저 진열대를 살펴보고는 차가 들어간 떡과 과자 를 몇개
사서 안으로 들어가서는 카페의 탁자에 앉는데 여기 우레시노는 일본의 3대 차 생산지 중에 하나라고 합니다.
여기 전시장에는 녹차 나무 사진이 보이는데.... 일본 천연기념물로 높이 4m 에 넓이는 12m 라고
하며, 또 우레시노 차 (茶) 의 역사 및 차를 재배할 때 사용하던 농기구 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직원이 다가오는지라 이것 저것 설명을 듣고는 차 (茶) 를 몇가지 시키는데.... 여직원은
한글로 된 종이 를 주면서 차(茶) 를 우려내는 방법 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1. 포트의 물을 용기에 넣어서 식힌다 2. 용기의 물을 찻잔에 옮겨서 좀 더 식힌다 3. 찻잔을 손으로 들수 있는
온도가 되면 차 주전자에 찻잎 을 넣고 물을 부어 기다려 준다 4. 차 주전자에서 찻잔에 물을
조금씩 붓는다 5. 두 번째 부터는 포트의 물을 바로 차 주전자에 붓고는 기다리지 않고 바로 찻잔에 따른다.
카페에서 직접 차(茶)를 내려서 맛보는데.... 색이 깊고 진하다는 생각이 드니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의 깊이가
우러나온 듯, 씁쓸하면서도 혀끝에 남는 부드러운 달콤함 역시 고쿠로차의 원조 우레시노 녹차 답습니다
교류회관 안에는 핑크색과 보라색이 조화를 이룬 꽃 장식도 보이는데.... 보통 일본 녹차는
쓴맛이 강하기 때문에 녹차와 함께 다과를 내 놓으니 양갱 중에는 녹차맛, 보통
양갱맛, 밤맛(흰색) 이 있는데, 한국 사람 입맛에는 조금 달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레시노 마을과 함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녹차밭 이 보이는데, 우레시노 녹차는 녹차 중에서도
'玉露茶'(고쿠로차) 로 유명하니.... 녹차의 종류에 대해 말하자면, 센차(煎茶), 호우지차
(ほうじ茶), 겐마이차(玄米茶, 현미차), 고쿠로차(玉露茶), 맛차(抹茶,말차) 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센차와 고쿠로차도 여러 단계로 나뉘지만 일반적으로 유통이 많이 되는 차들이 바로 위의
차들이니..... 그중에서도 센차(煎茶) 는 일본에서 유통되는 차생산의 85% 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그럼 우리가 보통 일본에서 마시는게 센차 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도카이도(東海道
동해도) 시즈오카현 이 가장 큰 생산지이며 그외 호우지차는 잎과 줄기를 강한 불로 볶아 만듭니다.
소바집에 가면 가끔 보리차 비슷한 색깔의 차를 내주는데 그게 바로 호우지차 로 카페인이 적어서 위에
부담이 없어 노약자와 위가 약한 분에게 좋으며, 겐마이차는 우리도 익히 알고 있는 현미차
이니 쌀을 볶아서 같이 덖기 때문에 구수한 맛이 나니 우리나라의 누룽지차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고쿠로차(玉露茶).... 이건 일급차(茶) 라고 할수 있는데, 차는 와인과 마찬가지로 天地人(천지인)
에 의해서 맛이 좌우되니, 즉 같은 차잎이라도 생산지의 기후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보통의 차들.... 그러니까 센차 (煎茶) 와 말차 (抹茶) 는 강한 햇빛 아래 자라나서 짙은
녹색잎이 특징인데 비해, 고쿠로차는 햇빛을 차단시켜 연한 잎 이 특징이니...
센차가 남자 같은 강한 맛이라면 고쿠로차는 연약한 여자의 차 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고쿠로차(玉露茶) 는 차를 우려낼 때도 센차(煎茶) 와 다르니.... 센차는 강한 햇빛에
자란만큼 높은 온도에서 단시간 에 우려내야 하지만.... 고쿠로차는 따뜻한 온도
에서 약간 오래 더 우려내야 하는데, 우려낼 때 마다 맛이 약간 달라진다고 합니다.
높은 온도에서는 카테킨 성분이 많이 나와서 쓴맛 이 우러나오고 낮은 온도 에서는 아미노산 성분이
우려나와 단맛 이 나오는데.... 여기 우레시노 녹차 가 바로 이 고쿠로차(玉露茶) 이니,
낮은 온도에서 서서히 우러나오기 때문에 향도 은은하고 맛도 감칠맛이 나는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일본에 차(茶) 가 처음 소개된 것은 쇼무 덴노(일왕) 가 729년에 100여명의 승려 들에게 중국
에서 조공 무역을 통해서 하사받은 차(茶) 를 대접한 것인데, 이는 크게 유행하지 못하고
사라졌으며 승려 사이초와 구카이 가 각각 805년, 806년에 다시 중국에서 들여왔다고 합니다.
815년에 한 승려가 차를 사가 덴노 (일왕) 에게 진상하니 덴노는 수도 교토 주위 5곳의
농장에 차를 재배 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왕실을 중심으로 잠시 유행세를 타는가
싶더니만 사가 덴노(일왕) 의 사후에는 맥이 끊어져 버렸으니.... 현재 명맥이
유지 되고 있는 일본의 가장 오래된 녹차는 교토 남부 에 우지차 (宇治茶) 라고 합니다.
가마쿠라 시대인 1191년에 일본 승려 에이사이 가 차(茶) 를 들여와서 같은 승려였던 묘우에 에게 전달했고,
이후 1207년에 묘우에가 우지 지역에서 차 심는 법 을 사람들에게 가르치면서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무로마치 시대에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가 우지에 차 재배 를 장려해 지금 까지 차(茶)로 유명한
지역 이 되었다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이곳에 '타이고츠츠미' 를 지어 우지가와
치수 를 하였으며..... 우지시 주변에서 재배하는 녹차를 우지차 (宇治茶) 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일본에서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녹차 산지 가 있던 곳은 교토시에 우쿄구 로
정확히 말해서 토가노산에 있는 고산사 라는 절 이라는데, 에이사이가 먼저 나가사키
현의 히라도시와 규슈의 산 에 먼저 심었다고 하나 현재 정확한 위치가 전해지지 않습니다.
묘우에 는 우지(宇治) 에 심기 전에 차나무 종자를 교토 고산사 에 처음 심었으니 토가노 차
라고 했으며, 당시 최고의 명품 차 로 여겨졌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다도 스승
으로 유명한 센노 리큐 와 그 자손 들이 우지시의 차(茶) 농장 을 관리 하게 되면서
경쟁에서 밀려나 최고 명품 차라는 타이틀도 우지에 빼앗기고 결국 맥이 끊겼다고 합니다.
우레시노차 (嬉野茶)도 유명하지만 원조인 우지차 (宇治茶) 의 맛은 정말 뛰어나서 일본 3대 녹차라고
불리는 시즈오카 차, 사이타마현의 사야마 차 세가지 중에서도 단연 일품 이라고 하는데... 심지어
구분 기준을 우지 차와 그렇지 않은 차 로 나누어 본차(本茶)와 비차(非茶) 라고 까지 부른다고 합니다.
녹차 파르페, 녹차 소바 등 녹차를 사용한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이토큐에몬 (伊藤常右衛門) 본점
이 우지시 에 위치하고 있으니.... 케이한 우지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고 또 유명한 녹차 찻집인
나카무라 토키치 본점 이 JR 우지역과 참배길 중간 즈음에 분점으로 뵤도인점 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습니다.
우지의 녹차 는 차 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이 무척 많은데.... 첫 번째는 녹차 디저트의 으뜸 이라고 할만한 녹차
아이스크림 이니, 진하고 꾸덕꾸덕한 녹차 맛 소프트 아이스크림 위에 고운 녹차 가루를 솔솔 뿌려주니....
한입 먹는 순간 맛에 반한다는데 녹차와 호지차가 반반 섞인 아이스크림에 단팥과 모찌 를 섞어 주기도 합니다.
도(道) 는 '길 도' 라는 한자로 '길', '도로(道路)' 를 뜻하는데 이것이 동양 철학으로 가면 의미가
확장되어, '진리', '만물의 근원', '우주의 질서' 등을 표현하니 일본에는 이런 도(道)자가
붙는게 많으니..... 검도(劍道), 유도(柔道), 당수도 唐手道(가라테 空手道), 합기도
(合氣道) 에다가 향도(香道) 와 화도 華道(이케바나: 꽃꽂이; 生け花) 에 다도(茶道) 등 입니다!
이 중에 다도 (茶道, さどう/ちゃどう)는 일본의 전통 차 의식을 말하니 다도를 차 의식을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하지만 대개는 일본의 차 의식 을 지칭하는데.... 중국에서 전해진 차(茶) 문화를 일본인들이
다도라는 예술로서 승화케 했으니 일본의 다도는 16세기 후반 센노 리큐(千利休) 에 의해 완성되었습니다.
일본 다도(茶道)의 예법 에는 사무라이의 예법 이나 가부키와 유사한 노(熊) 의 영향
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일본의 전통에 기초한 예의 작법에 강한 영향을
미쳤으니.... 현대 일본에서는 신부 수업 의 한 과정으로서 다도(茶道) 가 행해집니다.
도코노마 라고 부르는 작은 방에서 행해지는 다도(茶道) 의 순서 를 보자면..... 대기 → 손 씻기
→ 입실 → 도코노마, 가마 감상 → 숯불 감상 → 가이세키 요리 먹기 → 오모가시 먹기
→ 퇴실 → 휴식 → 손 씻기→ 입실 → 도코노마, 가마 감상 → 고이차 마시기 →
다(茶)도구 감상 → 숯불 감상 → 히가시 먹기 → 우스차 마시기 → 다도구 감상 → 퇴실 순입니다.
다회(茶會) 에 초대된 손님들은 실내에 마련된 거실에서 대기하는데..... 주인의 보조가 나와
손님을 호명하여 출석을 확인하니 손님은 정객, 차객, 삼객, 말객순으로 역할 을 정합니다.
대기실에서 나와 로지(露地) 를 따라 들어가 대기 장소에 미리 정한 순서대로 앉는데
주인이 나오면 손님들은 주인에게 인사를 하며 주인이 다실로 들어가면
손님들은 순서대로 쓰쿠바이 에서 손과 입을 씻고는 순서대로 다실 에 들어갑니다.
다실에 들어간 후 도코노마에 가서 절하고 장식된 꽃과 족자를 감상 하며 그 후에는 화덕인
로(炉) 로 가서 솥인 가마(釜) 를 감상하는데..... 말객까지 모두 들어오면 손님들은
정해진 자리에 앉으며 주인이 로(炉)에 숯불 을 피우면 로로 와 손님들은 숯불을 감상합니다.
손님들은 주인이 내온 가이세키 요리 를 먹은 후 오모가시 과자 를 먹고는 손님은 로지로 다시
나가 대기 장소에 앉으며..... 주인은 손님들이 나간 사이에 도코노마의 족자를 내리고 그
자리에 꽃을 장식 하고는 차를 낼 준비를 마치고 징을 쳐 손님들에게 준비가 끝났다고 알립니다.
손님들은 징이 울리면 쭈그리고 앉아 징 소리를 듣고는 쓰쿠바이에 가서 손과 입을
씻은후 다실에 들어가 도코노마를 감상 하고는 솥인 가마와 하나이레(花入れ),
미즈사시(水差 )를 감상하며 손님은 주인이 만든 고이차 를 순서대로 나눠서 마십니다.
고이차를 말객까지 마시고 찻잔과 다도구를 순서대로 감상하고는 주인이 다시 숯불을 지피면 손님들은 로로와
숯불을 감상 하고는 주인이 내온 히가시 를 먹으며 주인은 우스차 를 만들어서 손님의 순서대로 한 잔씩 줍니다.
손님들은 우스차 를 마신 후에는 찻잔을 감상 하면서 차 (茶) 맛을 화제 로 주인과 대화
를 나눈후 다음에는찻잔을 감상하고는 다도구를 화제 로 주인과 대화를 하며
그러고는 주인이 손님의 순서대로 인사하고 들어가면..... 손님은 순서대로 퇴실합니다.
오늘 글도 차(茶)와 다(茶) 가 번갈아 나오는데, 예전에 커피를 팔던 다방 과 오늘날의 찻집 이 어떻게
다른걸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중국 마카오 여행시 들른 “마카오 박물관” 에는 마카오의 역사와
주민생활, 전통공예 등이 전시되어 있는 데 그중에서 나의 눈길을 끄는 것은 “차(茶)” 전시관 이었습니다.
“다도” 와 “차문화” 는 어떻게 다른지...... 저 마카오 박물관에 명확히 전시되어 있는데...
중국에는 지방마다 방언이 다르니 그 수가 200개 에 이르는데 그 중에 중요한 것
으로 북경어 - 상해어 - 복건어 - 광동어 - 섬서어, 호남어, 상어, 객가어 등 8개 언어 입니다.
그런데 “茶” 는 복건 閔 (천주) 지방에서는 “다” 로 읽고, 광동 奧 ( 홍콩, 마카오)
지방 에서는 “차” 로 발음하니 한국(차), 일본(오쨔), 인도와 터키(짜이),
아랍(셰이), 월남(짜), 포르투칼(챠) 은 광동지방의 발음 이 들어온 것 입니다.
반면에 영국과 독일(티), 네델란드(데이), 스페인과 이태리(떼), 프랑스(띠) 와 일본의
다도(茶道) 는 복건지방의 발음 이 전해진 것이니..... 결국 “다” 와 “차” 는
같은 것으로 저번 여행기에서 가야 = 가라 = 한(韓) 이 모두 같은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