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여독과 음주로 기상이 늦어지는 가운데 부지런한 영보군 만이 아침 바다의
묘미를 만끽하고 숙소로 돌아온다,,,해장라면이 그 본연의 뜻을 망각하지 않고 해장술을
부른다,,,두 주당이신 승억군과 종서군이 주거니 받거니, 기히 酒神과 酒仙을 가르는 일대
격돌이 보이지 않는 아우성과 함께 시작되었다,,,
어제 밤 늦도록 의견을 조율한 끝에 부연동계곡으로 출발,,,일단 속초에 들러 '청초수물회'로
점심을 가름한다,,,계획에 들어있던 '영광정막국수'와 '단천면옥'의 명태회 냉면, 그리고 낙산
길가의 '욕쟁이할머니집'의 바지락칼국수를 뒤로하고 덜렁 물회집에 앉으니 아쉬움이 깊다,,,
보편타당성이 있는 검증 된 맛집을 다 버려두고 부연동계곡으로 차를 몰아간다,,,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부연동 계곡은 강수량이 적었던 탓에 계곡은 기대에 못미치고, 다시 양양으로 피드백한
친구들은 일단 주린배를 채울 허름하지만 결론은 神의 한수였던 칼국수집에서 요기를한다,,,
다시 의견을 모아 계획대로 미천골로 달려간다,,,어찌 되었든 결론은 버킹검,,,미천천계곡 초입을
조금 지난 길가 한적한 토담집에 두번째 여장을 푼다,,,속초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본 한우며 과일,
주류 등을 아이스박스에서 냉장고로 이동 시키고 막간을 이용해서 윷놀이 한판이 벌어진다,,,
one motion, 落, 윷을 노는 높이 등등 몇몇 룰이 정해지고 윷판이 돌아간다,,,나의 글 재주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웃다 넘어 갈 상황들이 연속되고, 그 중 백미는 단연 "윷4회가 연속으로 나오면 무효" 라는
기상천외한 룰이 생기고 난 후, 재승군의 승리로 막을 내린다,,,윷놀이왕은 연속 윷4회의 주인공 재승군이다!
토담집 방안,,, 옻칠한 갈색 밥상 위로 한우등심이 몸을 누인다,,,굵은 소금이 살짝 묻은 고소한 한우의
기름과 어울어진 육즙이 식감 좋게 입안을 맨돌다 사라진다,,,한우의 사라짐과 비례하여 두꺼비의 생명도
하나 둘 사라진다,,,이번 술자리도 단연 종서군과 승억군의 독무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술잔 꺽는 속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승억군과 지구전에 능한 종서군의 술판은 몇 순배 술잔을 쫓아가는
친구들의 환호성으로 그 절정을 향해 무한질주,,,결론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말로 종지부를 찍는다!
미천골을 넉넉하게 품고있는 녹색 찬연한 조봉 위로 둘쨋날의 해가 뜬다,,,
집에서는 나의 건강지킴이 집사람의 감시땜에 하루걸러큼씩 맛 볼 수 있는 막대 아이스크림을 눈뜨자 말자
입에 물고 행복감에 젖어 숙소 앞 평상에 대자로 눕는다,,,파란 하늘빛이 이야기를 걸어온다,,,"너 잘~한다!"
움찢 입에 문 바밤바에 사래가 걸린다! 過猶不及이라 했던가,,,어제 오늘 하드며 콜라를 지나치게 먹었나 보다!
오늘도 일찍 일어난 영보군과 단촐히 라면물을 올리려는 순간 "내 것도 긇여"라며 술기운이 채 가시지 않은 눈을
부비며 승억군과 종서군이 평상으로 나온다,,,토요일 아침에 한끼 먹는 라면을 여행기간 중 매끼 아침으로 먹을 수
있는 여행이 너무 행복하다,,,
재승군의 쉐프 능력이 발휘 된 어젯밤 끓인 꽁치통조림찌게에 맛이 들어 밤새 뜸이 든 햇반이 술술 넘어간다,,,
낮 설은 여행자에게 하룻밤을 허락한 토담집과 안녕을 고하고 내린천 맑은 물을 보둠은 미산으로 길머리를 잡는다!
오래 전 하룻밤을 유한 황씨민박집은 찾지 못하고 친구들의 배꼽시계는 다시 점심때를 알린다,,,시간반만 참으면
홍천 화로구이를 출출한 상태에서 맛나게 먹을 수 있으련만,,,그래도 무조건 차를 멈춘 식당의 토종닭육수로 맛을 낸
칼국수가 일품이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이 친구들 모두 국수류를 즐긴다는 점이다,,,
식후 다리밑 그늘 아래 내린천 지천에 발을 당구고 잠시 휴식,,,다시 서울을 향한 도돌이표를 오선지에 그린다!
철정검문소로 가는 길가 아홉싸리고개 언저리에서 찰옥수수 한망태씩을 싣고 도착한 홍천 양지말화로구이집에서
길고도 짧은 2박3일간 여정의 마침표를 찍는다,,,다음 여행에서는 3명 이상의 단체여행에서의 원칙인 계획안을 지키는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물론 부득이한 경우나 피치 못 할 사정상 약간의 계획 수정은 있을 수 있으나 계획 전체를 흔들어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나는 지금 아무 생각 없이 찰옥수수를 찐다,,,
불현듯 조조의 둘째 아들인 조식이 왕이 된 형인 조비 앞에 끌려가 읊은 七步詩가 떠오른다,,,
煮豆燃豆萁 (자두연두기 - 콩대를 때서 콩을 삶으니)
豆在釜中泣 (두재부중읍 - 솥 속의 콩은 울고있다)
本是同根生 (본시동근생 - 본래 한 뿌리에서 났건만)
相煎何太急 (상전하태급 - 어찌 이리 급하게 삶아대느뇨)
우리들은 소풍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세상으로의 소풍을 끝내고 歸天한 친구의 빈자리를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