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진리를 말하지만 본말을 가리지 못하는 것은 그릇된 소견으로 공부라고 이름할 수 없다. <수심결>
부처님 당시에는 많은 사상가들이 서로 대립하여 자주 충돌을 빚고 있었다.
어느 사상가를 막론하고 자기의 학설만이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부처님은 우주의 기원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문제들은 언제까지나 해결이 나지 않는 상대적인 것으로서,
그에 대한 추구 자체를 쓸모없는 일이라고 치부하셨다.
어느 날 만동자라는 부처님의 제자가 부처님을 찾아와 ‘세계는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는가, 신체와 영혼은 같은가 다른가, 여래는 사후에 존속하는가 존속하지 않는가’따위를 묻고, 시원한 해명이 없으면 부처님 곁을 떠나겠다고 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즉각적인 대답을 회피한 채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드셨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았다. 친구들이 의사를 부르려하는데,
본인은 화살을 뽑고 치료받기 전에 화살을 쏜 사감이 누구고 성은 무엇이며
어떤 신분인지를 알아야겠다고 떼를 쓴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는 끝내 죽고 말 것이다.”
부처님은 진실하게 살아가는 길과 진실에 대한 실천적 인식을 가르치려 하신 것으로,
비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단호히 배격하셨다.
대개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대해 핵심은 잃어버린 채 공리공론에 빠져 갑론을박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이 가치있고 무엇이 현실적인가를 먼저 확실히 파악하여 문제해결의 실마리부터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