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내용은 보도된 뉴스를 바탕으로 각색된 추리소설입니다
강민준 형사는 국방부 청사 앞에서 담배를 반쯤 태우다 껐다. 옆에서 이수연이 서류철을 넘기며 말했다.
"공청회 불참, 이게 사건이라고요?"
"사건은 아니지." 민준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까치 두 마리가 청사 지붕 위를 맴돌고 있었다. "근데 뭔가 빠졌어.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결정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엔 없다는 거."
두 사람은 사관학교 통합 정책을 둘러싼 '실종 사건'을 조사 중이었다. 실종된 것은 사람이 아니라 — 설명, 그리고 신뢰였다.
수연이 참고인 명단을 짚었다. "장관 측근 말로는 '일정 조율 실패'래요. 근데 석 달 전부터 잡혀 있던 공청회예요. 조율 실패라고 보기엔 시간이 너무 많았죠."
"의도적 회피군." 민준이 중얼거렸다. "그럼 다음 현장으로 가지."
두 사람의 다음 목적지는 서울 외곽의 한 아파트 단지였다. 민원인 박씨, 지방으로 발령난 아들 대신 빈집을 지키고 있는 노모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금 고지서가 이상하게 나왔어요." 박씨가 봉투를 내밀었다. "우리 집, 투기로 분류됐다는데요."
수연이 서류를 훑었다. "비거주 1주택… 아드님이 지방 발령으로 내려가신 거죠?"
"그럼요. 이 집은 남편이 평생 모아 산 거예요. 팔 생각도 없고."
민준은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당의 화분 옆에 참새 몇 마리가 모이를 쪼고 있었다. 저 새들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이 집을 비우면, 국가는 그 이유를 묻지도 않고 딱지부터 붙인다.
"이 사건, 패턴이 보이는군." 민준이 말했다.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장관도, 이 제도도 — 똑같아요. 과정 설명 없이 결과만 통보하는 거."
두 사람은 청사로 돌아와 사건을 재구성했다. 화이트보드에는 두 개의 사건이 나란히 붙었다. '사관학교 통합 공청회 불참'과 '비거주 1주택 과세 강화'.
"공통점을 찾아보자." 민준이 마커를 들었다.
수연이 하나씩 짚었다. "첫째, 명분은 그럴듯해요. '미래전 대비', '투기 억제'. 둘째, 과정에서 당사자와의 소통이 생략됐어요. 셋째, 그 결과 신뢰를 잃은 건 정책이 아니라—"
"국민이지." 민준이 말을 이었다. "정책의 무게를 짊어지는 건 늘 당사자니까."
그날 밤, 두 사람은 옥상에서 사건 파일을 덮었다. 도심 위로 까마귀 몇 마리가 낮게 날았다.
"범인을 찾았어요?" 수연이 물었다.
민준은 잠시 침묵했다. "이 사건엔 범인이 없어. 아니, 있다면 —" 그는 서류를 톡톡 두드렸다. "제도 그 자체야. 목소리를 듣지 않고 설계된 시스템. 그게 진범이지."
"그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요?"
"기록하는 것." 민준이 담담히 말했다. "이 실종된 설명, 실종된 신뢰가 어디서부터 사라졌는지. 그래야 다음엔, 누군가 다시 찾을 수 있으니까."
옥상 난간 위로 참새 한 마리가 내려앉았다가, 이내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사건은 종결되지 않았다. 다만 기록으로 남았다 — 다음 수사관을, 혹은 다음 정부를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