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순례일지[3]
명지병원과 신세계안과의원 순례를 마치고 꽃우물이야기를 하며 4월이 가기전에 들풀의 향기에 취해보다
언제 : 2023-0424(월) 맑음
누가 : 신경수 홀로
어디를 : 명지병원, 신세계안과의원, 중앙공원, 건강공원
평소 늦잠자는 야행성 인간에게는
아침부터 바쁘다
병의원 순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병의원 순례시 일산병원에서
위대장내시경 순서가 년말이나 내년초밖에 시간이 없다고 하여
진료비(11700원)만 띠어먹히고 평소 하던 일산병원을 포기하고
오늘은 일산병원보다 작은 병원인 명지병원으로 예약하러 가는 날이다
가는 길에 이런저런 병원 다녀도 낮지않아
당분간 쉬고 있는 역류에 대해 진단도 받고 다시 받고 싶어서다
나에게 맞는 병의원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일산병원이고 명지병원이고 예전에는 이리 사람이 많지 않아서
가는 즉석에서 얼마 안기다려 진료를 받고 검사도 받을수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언제부터 이리 환자들로 만원을 이루었는지
단시일내애 환자가 급증하지 않고는 이런일이 일어나서는 안될일이다
의사를 위해서도 환자를 위해서도 말이다
이게 다 국격추락 전쟁위험에서 빚어진 홧병이 근원이 되어
여기저기 환자가 급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11시정각 소화기내과를 찾아가 접수를 했는데
문앞에 환자와의 면담이 길어져
30분간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문이 게제되어있다
기다리고 기다려 드디어 예쁜 여의사를 만났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보러 더큰병원으로 가보아야할 것 같단다
에이 지금 일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장덕한방병원
그리고 수많은 의원들 다 다녀도 안되었는데 큰병원을 가라구요
저는 명지병원에서 받고 싶어서 온 것이다 해달라
위장 때문에 역류가 되는 것은 아닌지
아니다 일단 넘어가기만 하면 소화는 기가막히게 잘된다
그래서 특별히 식도를 중점적으로 내시경을 해달라 부탁을 하니
그러마하고 답변을 듣긴 들었는데 정말 그래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검사실로 가서 검사날짜를 잡았는데 5월3일이다
일산병원에서는 년말이나 내년초라도 했는데
불과 일주일후 받게되는 것이다
수납창구창구에서 33만원 정도를 납부하고
다시 검사약국에서 내시경하는데 필요한
약품을 수령하고
4층건강센터로 올라갔다
엄청나게 실내를 푸른 초원숲으로 잘 조성을 해놓았다
그중에 인공이끼폭포같은 가는물줄기들이 떨어지고 있는
돌벼랑이 인상적이고 안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토란잎들이 싱그럽기만 하다
건강검진을 하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단순검진은
지금 당장 당일로 검사가 가능하단다
그러나 나는 신장이 별로 좋지않다는 이야기를
당뇨의사한테 들은터라 좀 더 자세히 볼수 없는가 물어보니
상부초음파를 하면 알아볼수 있다고 하여
신청(13만원)을 하니 6월후로 나보러 마음대로 날짜를 잡으란다
그래서 6월2일로 날을 잡았다
그리고 이제는 시계병원을 찾아야한다
그동안 차고다니던 등산용시계가
밧데리가 0가 되어 정지가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지병원에서 걸어서 덕양구청 앞마당에 이르면
중앙로공원의 연장선상이다
바로 화정동이라는 이름을 얻게한
정겨운 마을 우물인
꽃우물에서 흘러나온 물길도 구경하고
꽃우물(화정)이야기 안내판도 읽어보고
청단풍이나 홍단풍 당단풍은 보았으나
누런 똥색(?)인 단풍은 난생 처음 보는 단풍나무라 놀랐으나
그리 예뻐보이지는 않는다
화정역 일대를 전부다 뒤지고
싱그러운 봄 내음이 가득한 중앙공원을 걸어서
은평경찰서 일대를 뒤져도 시계병원을 찾을수 없었는지
아니면 업소자체가 없는지 구분도 할수 없다
다 운수소관으로 돌려야 한다
혹시나 능곡 옛구시가지를 가면 있지 않을가 싶어
걷고 또 걸어 능곡중고등학교 일대를 뒤지다가
드디어 메인 도로를 버리고
능곡역으로 가는 가운뎃길로 조금 들어가니
금은보석시계방이 나온다 참 오래된 상호이름이다
내 초등학교대부터 보던 정겨운 이름이다
시계 잡혀먹던 전당포 같은 삭막한 이름이 아니다
최근 전자시계라 혹시나 안된다고 할까보아 걱정했는데 된단다
한참을 기다려 밧데리를 장착한 시계를 돌려받는데
무려 건전지값이 만원이란다
아마도 뚜겅여는데 10분이상이 걸렸다고 그 수고비를 받는 것 같아
카드도 아니고 고마워서 따지지도 않고 현찰로 주고 나왔다
다시 걷고 또 걸어
지도공원 도당산 까치봉 정상 능곡배수지로 올라
지도공원을 관통하는데
어디선가 상큼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른다
나도 모르게 취하여 돌아보니 엄청큰나무가 방긋 웃는디
몽실거리는 피어노르는 하얀꽃뭉치와
아직 피지않은 마치 포도송이처럼 작은몽우리를 달고 있는
청초한 백색의 브라우스 남방 티셔츠 같은 꽃봉오리들
은은하게 풍기는 꼭 우리네 시골 아련한 향기처럼
온몸을 파고든다
아 보름달을 맞이한 초가집 지붕위의 박꽃처럼 향기롭다
바로 층층나무의 향기다
까치고개 능곡지하차도를 만나서
길을 건너 신세계 안과를 들렸다
간단하게 한가지 검사를 하고
조금 기다리니 들어오란다
모든 것이 정상이란다
부기도 다 빠지고 세균도 발견되지 않고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조짐도 안보이고
렌즈도 깨끗하고 더 이상 봐줄것이 없단다
그런데 왜 시력이 안나오는 것이냐
오른쪽 나무에 맞지 않은 눈도
렌즈삽입수술을 한지 지금 6개월이 넘었는데 시력이
내가 느끼기에는 0.6이상 안나오고 있는데
아마도 왼쪽눈은 0.1도 안나오는 것같이 모든게 다 흐려보인다
어쩌면 좋겠는가
그러면 대형병원 의뢰서를 쓸거냐
아니다 그리 바쁘지 않으니
혹시나 연식이 오래되어서
시력이 돌아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수도 있으니
조금 기다려보고 싶다고 아예 내가 진단을 내리고 있다^^
그러면 추가로 검사를 더해보고 결정하자
알았다 다시 검사실로 가
이런저런 대여섯가지 검사를 하고 사진도 찍고 난리를 치른후
다시 진단을 내렸다
3주 정도 기다렸다가 그때도 시력이 안돌아오면
의뢰서를 써주기로 하고 5월15일로 예약을 잡았다
검사비가 엄청 나올줄 알았는데(세브란스 같으면 10여만원)
겨우 11000원(?)에 땡쳤다
아침 누룽지 끓인 것 간단하게 먹고 나온 속이 비어
울렁거리며 니글거린다
먹을 곳을 찾아 헤매다 그래도 제일 만만한 것이 순대국이라
4천원하던 것이 슬금슬금 오르더니 이제는 7천원이 되었다
다른 곳은 9천으로 올랐는데 그래도 그정도면 어디냐는 식이지만
양이 적다
나는 양선지해장국을 선지빼기로 시켜켰더니
양 열댓점에 전부 배추우거지뿐이다
기름을 다 제거를 안해 내가 다른 그릇에 일부 제거하고
빨간두꺼비를 반주삼아 먹고 마시고 나오지만
가라뫼 9천원짜리가 그립다
먹기 싫도록 많은 내장을 올려주는 그 순대국집을 내가 어이 잊으랴
다만 오늘 음식선택은 빵점이었다
마눌이 내일 산에 갈 때 가져갈 샌드위치를 만든다고
감자1알만 사다달라고 해서 말은 감자빼기로 만들면되지 하고 말았지만
안사갈 내가 아니니 마트를 가야하는데
일단은 행신마트를 가기로 하고 이만보걷기는 계속된다
마눌이 말한 감자1알을 사기는 좀 그래서 3개를 담았는데 3천원이다
울나라감자 한바구니 이천원 삼천원할 때 실컷 먹어둘걸
애들 주먹만한 감자 1알이 천원이라니 몇 수십배는 오른 것 같아
이제는 감자가 심심풀이 땅콩은 절대 아니다
그리고 나는 내일 등산할 때 다들 좋아하는
팍삮힌 홍어전을 준비하기로 하고
엄청나게 비싼 홍어1팩(15000원)을 사고 입가심용 캔맥주를 샀다
노브랜드에 들려 감자칩 3개와 꿀꽈배기를 사고
캔맥주를 흘끔흘끔 마시며 사월의 봄풀 들풀과 들꽃들을 보며
이해인의 시가 생각난다
내년봄은 너무 멀잖아요
사월이 가기전에 봄꽃을 보기싫도록 보아야겠다
일부러 방향을 경의선철도옆 산책로로 잡고 들어가는데
온갖 봄꽃과 들꽃과 들풀이 지천으로 피어나 향기를 풀풀 날리며
나를 맞는다
냉이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나물로 먹어도 될 것 같은 개망초가
지천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제 막 꽃멍울을 터트리고 있는 개망초
이름이 생각 안나는 앙징맞은 극초미니의 활짝 핀 하늘색 꽃들이 미소를 짓는다
꽃멍울이 꽃대가 휘어지도록 달린 개망초군락지
꽃을 피운 개망초1
꽃을 피운 개망초2
꽃을 피운 개망초3
꽃을 피운 개망초4
꽃을 피운 개망초5
어릴적에는 나물로 커서는 가려움증에 좋은 소리쟁이
제비꽃
이름모를 모든 들풀과 들꽃이 나를 반겨준다
외로운 딱1그루 있는 겹벚꽃나무
그 겹벚꽃의 화려함 뒤에
뚝뚝 떨어져 초록빛 융단위에 수를 놓은 모습이 안타깝지만
자연의 순리가 그러니 순리대로 살아갈 뿐이다
흐드러지게 핀 황매
박제가 된 어느 이름모를 새의 모습 처절한 아름다움이다
자연이 공짜로 무한정 베푸는 가없는 은혜
새순이 나오고 있는 맥문동
맥문동과 춘란을 구분할수 있을때
비로서 난을 기를 자격이 부여된다나 하는 그 맥문동이다
오늘 살아있음에
산하사랑하는 산천초목 모든 신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집에 도착해 기분좋은 말들을 하는데
마눌은 화가났다
평소 자주 안하던 짓을 하니 술취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참 여자들이란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어색해져 내방으로 들어가 침거를 해버렸다
저녁을 안주니 내가 가지고간 꿀꽈배기 한통이 저녁이 되었다
그래도 마눌이 홍어전 부치는 그 특유의 향이
가슴을 설레게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이렇게 오늘 하루 병의원 순례일지 제3탄을 마치고
사월의 들풀에 취해본 하루를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