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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산의 만추 매달 첫 화요일은 티엠씨 등산일이다. 광교산을 벗어나 이번에는 이천 설봉산을 찾기로 했다. 눈을 연상하는 이름이라 겨울등산이면--하는 생각도 하지만 가을 단풍이 좋고 처음 가는 산이라 설레인다. 일창이 추천하고 안내하는 산이다. 아침 9시50분에 판교역에서 7명이 만났다. 9시55분발이다. 출발역이라 넉넉히 자리를 잡고 --지난달에는 추석전날이라 내가 빠져서 두달만에 보게 된지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이천역에 내리니 마침 설봉공원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설봉공원에서 하차하여 시내길을 가다보니 호수가 나온다. 호수가 제법 크다. 호수를 산책하자면 한시간은 족히 걸린다고 한다. 이천사람들의 힐링코스이다. 호수를 지나 얼마쯤가니 설봉산 안내도가 나왔다. 우리는 비교적 편한 코스를 잡았다. 그러나 오를때는 좀 힘들더라도 짧게 그리고 내려오는 코스는 길고 편한 코스를 잡았다. 클라이밍 연습 바위가 시선을 끈다. 어떤 산악인들이 연습으로 오르고 있다. 끝까지 보고 싶지만-십여분을 더 가니 서원의 홍살문이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 설봉서원이다. 여러가지 수업안내가 있었다. 서원의 설명문이 없어 어떤성현들을 모시는 사당이 있는지-- 왼쪽에 큰 건물이 있어 궁금했다. 이천시립 월전미술관이다. 월전 장우성선생은 서화로 유명한 작가이시다. 산중턱으로 오를수록 나뭇잎은 붉게 물들고 있어 가을이 깊어짐을 느끼게 한다. 삼형제봉 안내다. 효성이 지극한 삼형제와 그의 어머니에 관한 전설- 두가지 전설 내용 모두 어머니에 대한 삼형제의 효도심을 그린 전설이다.과연 어떻게 이런 큰 바위가 산 중턱에 서 있을까 싶다. 또 마치 손자국을 찍은 듯한 바위 모양도 있고 신기한 기암들이 많다. 이어지는 명소가 설봉산과 함께 유명한 영월암이다. 산 중턱의 쉼터에서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절의 암자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훤히 보인다. 그 뒤로 바위에 여래상을 깎아 만든 석조상이 높다랗게 서 있다. 일창과 나는 부리나케 절쪽으로 내려갔다. 대웅전 앞에서 목례로 삼배를 하고 좌우의 전각들을 둘러본다. 우측은 아미타전(阿彌陀殿)이고 왼쪽은 안심당(安心堂)으로 템플스테이 법당으로 한글 주련이 적혀 있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대웅전 뒤쪽으로 9.6m의 마애여래입상의 석불이 인자한 미소로 내려다 보고 서 있다. 긴 가사를 쥐고 있는 손가락 모습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은 보물 제 822호이다. 내려오면서 보니 도중에 삼층 석탑이 서 있다. 멀리 아래쪽 평야를 내려다 보는 명당에 서 있다. 영월암에는 수령이 엄청 오래된듯한, 키가 수십미터나 될법한 은행나무가 노란 잎을 달고 서 있는데 이 영월암의 역사를 다 알고 있다는 듯 바람에 고개를 끄떡이고 있다. 기다리는 일행을 위해 급히 쉼터로 갔다. 다시 산행이 시작된다. 제법 숨이 찰 정도로 경사가 있다. 능선 정상에 오르니 바로 부학봉(浮鶴峰)이다. 설봉산 모습이 마치 학이 날개를 펴고 이천시내를 내려다 보는 모습이란 의미이다. 이제 멀지 않았다. 200여미터 마지막 스퍼트를 하여 마침내 설봉산 정상에 올랐다. 희망봉이란 표지석이 서 있고 별도로 설봉산(雪峰山) 해발 394m라는 큼직한 표지석이 서 있다. 사진 찍는 산행인들이 많다. 우리도 단독 혹은 단체사진을 남기며 감회에 젓는다. 멀리 설봉호수와 이천 시내가 희미하게 보인다. 하산하는 길은 좀 길지만 평탄한 길로 접어들었다. 단풍의 절경을 만끽하면서 천천히 산책을 연속하였다. 바닥에는 낙엽이 쌓여 사각사각 걸음마다 소리를 낸다. 낙엽이불 위를 걷는 기분이다. 북적대는 서울 근교산과는 달리 너무나 호젓하고 기분이 상쾌하다. 내려오는 길에 남장대지와 사직단도 있고 확실치는 않지만 백제때의 산성과 봉화대도 있었다. 또 칼바위로 이름지어진 뾰죽한 선돌이 시선을 끌었다. 구글지도에도 칼바위가 나와 있다. 쉬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근 세시간만에 호수가로 내려왔다. 식사시간이 넘어서인지 배가 좀 고프다. 바로 보이는 식당엘 들었다. 부대찌개와 고깃집인데 식당이 크고 시설이 깨끗하고 좋다. 부대찌개에 라면싸리를 넣고~ 소주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오늘 설봉산 안내를 맡은 일창에 대한 극찬이 이어진다. 멋진 산행으로 행복한 하루였다. 역시 버스와 경강선 전철로 귀가하는 편리한 교통에 모두들 만족하는 분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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