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만의 외출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통에서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간송 전형필(1906~62)선생이 세운 간송미술관의 소장품들이 대거 세상 밖으로 공개됐다.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만 문을 열어 관람객으로 북새통을 이루게 했던 문화재들이 좁은 미술관을 벗어나 넓은 공간에서 오랜 기간 전시된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줄지어 찾고 있다. 지난 6월까지 1부 행사를 마친 전시회는 지난 2일부터 2부 행사에 돌입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많은 불교 문화재가 선보여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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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이 개관 76년만에 외부 전시를 진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2부 전시에는 불교 문화재가 다수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추사 김정희의 ‘명선’. 자료제공=간송미술관 |
‘간송문화전’ 1부가 ‘간송 전형필’이라는 인물 스토리에 주안점을 뒀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2부는 간송미술관의 대표작을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성격이 짙다. 그래서 제목도 ‘보화각(保華閣)’이다. ‘보화각’은 간송미술관의 예전 이름이다.
‘빛나는 보물을 모아둔 집’이라는 뜻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이자 최초의 모더니즘 건물이기도 하다. 1938년 준공 이래 해방 때까지 전형필 선생의 소장품과 연구 자료를 보호하던 곳이었다. 보화각은 1971년 간송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꿨다.
제목에 걸맞게 2부 전시는 1971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간송미술관 전시 역사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던 1급 명품 문화재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로서 가치가 있다. 한국미술사의 손꼽히는 시대적 대표유물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단원 김홍도와 함께 조선시대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를 필두로 불상, 고려청자, 분청사기, 조선백자 등 국보와 보물을 포함한 114점의 문화재들을 볼 수 있다. 특히 1부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불교 성보가 등장한다는 점은 불자들이 주목해야할 이유다.
국보 제73호 금동삼존불감. 자료제공=간송미술관 |
국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국보 제73호)을 비롯해 금동여래입상(보물 제284호), 금동보살입상(보물 제285호) 등이 대표적인 불교문화재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호신불로 유행하던 불상으로, 6세기 중반 삼국시대 불상 양식의 흐름과 특징을 파악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동삼존불감은 대웅전 안에 석가삼존상을 모신 형태의 소형 원불(願佛)로, 소형 대웅전 높이가 17.8cm에 불과하다. 고려 전기 문종대의 양식을 보여주는 불감은 당시 불교문화의 융성을 짐작할 수 있는 성보로서 가치가 높다.
추사 김정희의 ‘명선(茗禪)’이라는 작품도 놓칠 수 없다. 명선은 ‘차를 마시며 선정이 들다’ 혹은 ‘차를 만드는 선사(禪師)’라는 의미다. 추사는 ‘명선’이라는 큰 글씨 좌우에 사연을 적었다. “초의가 스스로 만든 차를 보내왔는데, 몽정(蒙頂)과 노아(露芽)에 덜하지 않다. 이를 써서 보답하는데 ‘백석신군비(白石神君碑)’의 필의로 쓴다”는 내용이다.
국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자료제공=간송미술관 |
초의스님은 추사와는 40년간 금란지교를 나눴던 친구였다. 추사가 50대 무렵 ‘병거사(病居士)’를 자처하며 은둔해 있을 때, 초의스님이 차를 보낸다. 스님이 보낸 차는 천하제일 명차로 불리는 몽정차와 노아차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추사는 그 보답으로 글씨를 보냈다. ‘명선’은 현존하는 추사의 글씨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그를 대표할 만한 명작으로 꼽힌다.
이밖에 겸재 정선의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攬)’이 있다. 제목 그대로 가을을 맞은 내금강 전경을 압축한 그림이다. 금강산의 기이하고 높은 바위 봉우리들은 서릿발 같은 필선으로만 처리했고, 요소요소에 절과 암자를 배치하되 산세 수맥에 거슬리지 않게 했다. 이 작품은 ‘금강전도’와 함께 겸재의 금강산도를 대표하는 대작으로 손색이 없다.
조선 세종의 셋째 아들로서 당대 최고의 명필이었던 안평대군이 33세인 1450년 7월 하순에 엄(嚴)상좌라는 노 대선사를 떠나보내며 쓴 글씨첩인 ‘재송엄상좌귀남서(再送嚴上座歸南序, 다시 엄상좌를 보낸다)’도 불교와 관련된 문화재다. 안평대군의 유려한 문체와 불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작품이다.
겸재 정선의 ‘풍악내산총람’. 자료제공=간송미술관 |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시대를 대표하는 명품의 향연을 일반대중에게 선사해 우리 문화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문화 창달에 도움이 되고자 기획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무더운 여름, 쉽게 볼 수 없는 소중한 성보들을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깊은 곳에서 환희심과 함께 청량함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간송문화전 2부 ‘보화각’은 오는 9월28일까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내 디자인박물관에서 이어진다.
첫댓글 저가 미술에 관하여 너무나 무지하여 좋은 작품을 알아 보지 못하여 답답합니다. 간송미술관이 있었기에 도굴꾼이나 전란기에 외국으로 반출되었던 작품을 그나마 우리나라에 좋은 작품이 보관될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거룩하시고 慈悲하신 부처님 온 누리에 慈悲光明이 비춰지시길 誓願합니다. 감사합니다.
成佛하십시요.
南無阿彌陀佛 觀世音菩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