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不生亦不滅)
항상 하지도 않고 단멸하지도 않는다. (不常亦不斷)
동일하지도 않고 다르지도 않으며, (不一亦不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는다. (不來亦不去)
능히 이 인연을 말해서 모든 희론을 없애니 (能說是因緣 善滅諸戱論)
모든 설법자 중 제일이신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배드립니다. (我稽首禮佛 諸說中第一)
용수(제2의 석가)의 다양한 논서에서 주장한 용수의 사상은 한마디로 공(空)을 천명하는 공사상이다. 공이란 곧 존재의 본질을 밝히는 용어로 그 어원이 범어 ‘sunya’(舜若라 음사)인데 모든 존재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불변의 속성이나 독립된 실체가 없다는 뜻이다.
“인연으로 생기는 법은 나는 곧 공하다고 말한다. 또한 거짓된 이름이며 중도의 뜻이다.”
(因緣所生法 我說卽是空 亦爲是假名 亦是中道義 ‘24품’)
이 4구게에서 설한 바와 같이 인연으로 생기는 법, 곧 연기하는 법은 그 본성이 실체가 없어 공하다고 말한다는 것은 연기하는 것이 공하다는 말로, 무엇이 공하느냐 할 때 그 공의 전제가 되는 연기가 먼저 있다는 말이다.
이 연기를 두고 공을 말하는 것은 상대적인 가설로 공을 말하여 이로 인해 중도를 알게 하는데 있다는 말이다. 이 4구게를 삼제의 이치를 설한 게송이라 하여 3제게(三諦偈)라고 부르기도 했다.
삼제란 공(空).가(假).중(中) 삼관(三觀)의 이치를 달리 말하는 것이다. 연기로 인한 제법이 있지만 이는 무자성(無自性)으로 공하다는 것, 곧 연기에서 무자성, 그리고 공으로 보는 것이 공관(空觀)인데 이 공관의 관법을 통해 얻게 되는 진리를 공제라 한다.
출처 : 불교신문<지안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