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세종에는 많은 명산들이 있지만 특히 전월산은 그 유명세가 남다릅니다.
특히 여름과 가을 무렵 전월산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그 아름다움이 유독 독보적이라 알려져 있는데요,
거리가 길지 않아 아이들과 초보자들도 꽤 많이 오르는 산이기도 합니다.
오늘 행복도시에 살아가는 젊은 아빠와 다섯 살 딸이 두 손 꼭 잡고
전월산을 올라 정상에서 행복도시와 노을을 바라보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야심찬 계획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지,
우리모두 함께 따라가 볼까요?
사실 등산이라는 느낌도 없이 물과 약간의 간식만 챙기고 편한 옷과 편한 신발만 준비한 채 무궁화테마공원으로 갑니다.
이 공원에는 전월산으로 오르는 입구가 있는데요, 특히 화장실이 열려있어 등반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기도 해요.
세종리 은행나무에서 오르는 방법도 있지만 오늘은 이 곳을 택하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다섯 살난 딸과 함께하기 때문이죠.
이 코스에는 유아숲 체험원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유독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유아숲 체험원으로 인해 아이와 놀기도 좋지만 오늘은 여길 지나쳐 정상까지 오를거니 두 발을 서두릅니다.
중간중간 눈요기로 장식된 곳도, 앉아서 쉴만한 쉼터도 마련되어 있어 굳이 등산이 아니더라도
아이와 함께 소풍온 기분을 내기에도 좋을것 같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등산 시작-
처음 얼마 정도는 생각보다, 우려보다 평탄합니다.
다만 이러한 평탄함은 곧 기대 이상의 가파름으로 다가온다는 것, 이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느끼는
푸르른 나무들과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햇빛들...
그리고 평화로운 마음을 담아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에 아빠와 딸도 돌 하나를 신중하게 하나 올려놓습니다.
이 돌탑들에겐 무슨 소원들이 담겨있을까요? 사연 하나하나가 궁금해 집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저도 이 산의 힘듦을 알았더라면 "무사히 산을 올랐다 내려올 수 있기를" 하고
돌을 하나 올려놓으며 성심성의껏 빌어 볼껄 그랬습니다.
<전월산의 싱그러운 숲의 모습>
아직은 싱그럽게 이어지는 숲의 모습에 견딜만 합니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인 구간. 정상까지는 약 1.15km.
멀지 않은 거리지만 생각보다 난코스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높은 계단이 이어지는가 하면 미끄러지면 다칠수도 있는 바윗길도 나옵니다.
코스는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 쉬운 산행은 아닙니다.
만만하게 생각하고 올랐는데 아이와 아빠는 꽤나 고생을 합니다.
가파른 구간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뻔도 합니다.
늦여름 바람이 선선한데도 머리와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힙니다.
아직 이런 풍경을 보기엔 멀었습니다.
부지런히 올랐는데도 생각보다 경사로가 가팔라 아이와 함께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문득문득 드는 생각,
"왜 아이를 데리고 이 더위에 산을 오를 생각을 했을까."
후회가 막심합니다.
뒤를 돌아 다시 내려갈까 하는 유혹도 듭니다.
이를 뿌리치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아이가 외려 저를 재촉합니다.
"엄마, 빨리 가자. 꼭대기 갈거야!"
역시 비글 딸 답습니다. 아이를 낳고 체력이 유독 약해진 저는
비글딸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과 간식을 먹어가며 겨우겨우,
토끼를 따라가는 거북이처럼 열심히 오르다보면 목적지이자 전월산 정상부근인 ‘상여바위’에 도착합니다.
조금 쉬는 거 외에는 부지런히 올랐는데도 정상까지 걸린 시간은 약 1시간 20분.
중간중간 힘들다 말하는 아이의 칭얼거림이 아빠에겐 부담이었지만 그래도 정상에서 바라보는
행복도시의 풍경들은 산행으로 지친 몸과 뻘뻘 흘린 땀들을 모두 식혀줍니다.
전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행복도시의 너무나 시원한 풍경들이 두 눈에 맺혀 저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니까요!
가장 높은 바위에 오르지못해 낑낑대자 이미 올라가있던 아저씨 한분이 아이의 손을 잡아줍니다.
아저씨의 친절함에 등과 이마에 맺혀있던 땀이 바람에 스르르 식어갑니다.
바위에 앉아 바람을 쐬면서 생활권 구경을 합니다.
행복도시의 랜드마크인 호수공원과 나성동 주상복합단지, 곧 개장을 앞둔 국립세종 수목원,
그리고 유유한 수량으로 흘러가는 금강과 한창 공사중인 금강 보행교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 일컬어지는 금강 위로 장식된
아파트와 녹지의 풍경도 이채롭기 그지없습니다.
저 조망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이 문득 부러워집니다.
그리고 노을빛으로 물든 1생활권과 한창 공사중이면서도 내년 겨울에 입주를 앞둔 4-2생활권도 눈에 들어옵니다.
또한 금강 위로 2016년 올해의 토목구조물상을 받은 아람찬교도 두 눈에 들어옵니다. 정말 멋지죠?
또한 행복도시 세종의 자랑인 녹지 공간도 빼놓을 수 없죠.
도시 설계의 약 50%가 녹지로 되어있는 세종시.
멋지게 노을로 물들어가는 하늘과 구름 아래 행복도시의 녹지가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전월산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그야말로 최고라는 표현도 아까울 정도입니다.
말로는 표현이 어려운, 비언어적 풍경이 두눈에 펼쳐지면
산을 오를때 고됐던 몸이 스르르- 풀리는 기분이 듭니다.
함께 두손을 꼭 잡고 오른 아빠와 다섯 살 딸은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도 ‘앞으로도 함께 이 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가자-’ 라는 소원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제가 뒤에서 몰래 촬영한 사진이 그 소원에 증명을 더합니다.
전월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행복도시 세종시의 시원하고 멋진 풍경들에
산을 올랐던 고됨이 싹- 날아가 버리는 마법,
다가오는 본격적인 가을에 모두 한번 느껴보시지 않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