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일본의 유일한 디젤동차-전동차 총괄제어 협조운전.
1. 홋카이도의 표준 "통근형" 차량.
국철시절~민영화 초기 홋카이도의 삿포로 권역에는 711계나 721계 같은 근교형 차량이 주력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이 삿포로 권역에 인구가 집중되고 수송밀도가 증가하면서 삿포로 권역도 서서히 통근형 전동차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특히나 69년에 도입된 711계의 초기형이 노후화 되어 교체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겸 전형적인 도시통근형 열차로서 1996년 신기술이 가미된 731계를 개발하게 되었다. 731계는 도입 당시 근교형의 포지션으로 소개되었으나 차량의 형태나 기능을 봤을땐 통근형이 맞기 때문에 현재는 통근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2. 홋카이도의 환경에 역시 최적화.
역대 홋카이도의 철도차량들이 다 그렇듯 731계도 홋카이도의 환경에 충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전작 721계보다도 훨씬 진일보된 내한내설 대응을 갖추면서도 성능은 더욱 향상되었다. 기존과 동일한 스테인리스 차체로서 측면 하부를 조금 더 넓혀 묵직한 차체를 갖고 있으며 선두부는 양쪽 중간 부분이 약간 돌출된 형태의 관통형 선두부로 되어있다. 이 약간 돌출된 부분은 충돌시 충돌에너지를 흡수해 먼저 찌그러지는 크러셔블 존이 되며 운전사를 충분히 보호하고 있다. 창문은 터널 통과시의 고드름이나 눈을 먹은 자갈이 날아와 파손되는 경우가 많아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방탄창문으로 되어있다. 선두 대차에 설치되는 스노우 플로우(제석기를 확대해 노반에 깔린 눈이나 얼음을 제거하는 큰 삽날)는 배장기에도 동일한 구조로 이중 설치되어 있으며 대차는 130km/h까지 대응되는 링크암식 대차와 요댐퍼, 그리고 양압구조의 제동장치가 설치되어있다.
731계는 1M2T의 3량편성으로 되어있으며 785계보다 더 출력이 뛰어난 IGBT 추진제어장치와 230kW짜리 견인전동기를 갖춰 평탄한 구간이 많은 삿포로의 전철화 구간을 120km/h로 운행하면서도 에너지 소모는 721계의 80%로 줄였다. 회생제동의 강력한 출력과 양압식 답면제동장치, 특수합금주철 재질의 제륜자로 눈이 깔린 레일 위에서 120km/h 운행중에도 500m 이내의 제동거리를 뽑아내는 고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 731계도 당연히 이런 환경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 731계(앞)와 2012년 도입된 733계(뒤)와의 차체 단면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모습. 키하 201계가 차체경사제어 때문에 틸팅열차 처럼 아랫부분 넓이만 살짝 넓혔기 때문에 731계도 그거에 맞춰 차체 형상이 나왔다.
- 왼손에 편하게 잡을 수 있는 뿅망치 마스콘과 작은 표시등이 늘어서있는 제어대 계기판 구조는 JR홋카이도 운전실의 기본적인 스타일이다.
- 부수차에까지 양압식 답면제동을 달아 제동성능을 최대한 늘렸다.
- 차량관리원이 열심히 연결작업을 하고 있다. JR홋카이도의 차량들도 병결분리 운용을 많이 하나 자동병결장치는 눈속에서 얼어붙을 시에 문제가 많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점퍼선을 운전실에 보관해놓는 식으로 운용한다.
3. 홋카이도의 "통근형" 전동차의 실내는 어떤 모양일까.
그간 홋카이도에는 지하철 차량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근교형 전동차가 주력으로 운행되었지만 731계는 근교형의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통근형의 실내와 포지션을 담당하는 명실상부 "통근형" 차량이다. 하지만 홋카이도의 추운 지역에서 승객의 편의를 맞추기 위해 다른 지역의 통근형 전동차와는 사뭇 다른 모양으로 되어있다. 먼저 측면 3도어에 1000mm의 단미닫이 포켓슬라이딩 도어는 기존 721계와 동일하나 721계는 출입문에서 객실로 통하는 데크가 있는 반면 731계는 이 데크를 제거했다. 대신 떨어지는 보온성은 출입문 옆에 에어커튼을 두어 외기 유입을 차단해 차내 정원을 늘리면서도 객실 보온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실내는 롱시트로 되어있으며 일부 출입문 옆에는 접이식 좌석을 두어 출퇴근 혼잡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근교 구간을 운행하기 위해 편성당 한개소의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출입문 반자동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며 원적외선 난방장치로 난방 능력을 강화했다. 홋카이도 지역도 마찬가지로 970mm 높이의 승강장이기 때문에 다소간의 단차가 존재하는데 731계는 차륜지름을 810mm로 줄인 대차를 사용해 차체 바닥 높이를 다소 낮춰 약간의 배리어 프리에는 대응하고 있으며 2006년에 도입된 증비 차량에는 장애인 대응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 731계의 실내. 이미 닫미닫이 출입문 구조인것부터 본토의 차량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 찬바람이 들어오지 말라고 이렇게 에어커튼을 설치했다.
- 차내 공간에 여유가 꽤 많기 때문에 휴지통도 여유있게 설치해두었다.
- 중련 운행시에도 관통문은 필수요소.
4. 디젤동차와 상시적인 협조운전 능력.
전동차와 디젤동차간의 협조운전은 80년대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본격적으로 한쪽 운전실에서 전동차와 디젤동차 모두를 제어할 수 있게된것은 민영화 이후인 89년의 이야기로 가고시마 본선에서 485계 전동차로 운행되는 특급 "아리아케"와 키하 183계 1000번대 "오란다(네덜란드)촌 특급"(현재의 "하우스텐보스")이 처음으로 상호간의 지령 변환 장치를 갖추고 고쿠라-토스 구간을 운행했다. 이때만 해도 국철시절의 전동차와 디젤동차간의 운행이었으나 민영화 이후 제작된 전동차와 디젤동차간의 상호 협조운전은 홋카이도에서 이 731계와 키하 201계에서 다시 재현되었다.
일단 디젤동차와 전동차간의 상호 협조운전 능력은 서로간의 성능이 비슷해야 하는데, 디젤동차는 전동차에 비해 출력이 약하기 때문에 디젤동차인 키하 201계쪽의 성능을 현용 전동차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제동/역행신호를 비롯한 제어계통을 전동차와 동일하게 맞추었다. 731계는 차체경사제어 능력을 가진 키하201계와 맞추기 위해 차체의 하부를 넓힌 동일한 차체구조로 만들었으며 키하 201계와 연결시 제동-역행신호를 맞추고 성능을 키하 201계로 자동적으로 조절해 디젤-전동차간의 협조운전을 완벽하게 실현했다.
731계와 키하 201계간의 협조운전은 1997년 3월부터 시행되었으며 현재도 오타루역에서 쿳챤이나 란코시발 쾌속 "니세코라이너"의 키하 201계와 병결되어 쾌속열차로 삿포로까지 운행한 다음 삿포로에서 다시 키하201계를 떼낸 후 보통열차로 운행된다. 다만 삿포로 지역의 전동차들이 추위에 대응하기 위해 연결기에 전기접속까지 한번에 되는 자동병결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결시에는 점퍼선 등을 연결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 731계와 키하201계를 분리하는 모습. 한쪽에선 위이잉~, 한쪽에선 부릉~
- 연결부의 모습. 점퍼케이블은 키하201계도 다른 전동차와 공통으로 사용 가능하지만 연결은 731계만이 지원한다.
5. 삿포로 지역 통근형 전동차의 표준모델로.
731계는 도입 후 극한지역에서의 철도차량 제작기술 발전과 디젤-전동차간의 협조운전을 완벽하게 해낸 기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1997년 로렐상을 수상했다. 이후 1999년까지 총 19개편성 57량이 도입되어 삿포로지역에서 721계 뿐만 아니라 신예 733계와 735계 전동차와 통합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731계만의 자랑인 키하 201계와의 디젤-전동차 협조운전도 꾸준하게 운용되고 있다. 2006년 장애인 대응 화장실 등 배리어프리가 강화된 증비차량 2개편성이 추가로 도입되어 총 63량이 운용되고 있다. 731계에서 만들어진 많은 극한지 대응 기술은 이후 733/735계로 이어지고 있다.
- 눈보라가 몰아치는 가운데 제설기관차 옆을 지나가는 731계.
- 731계와 733계가 스쳐 지나가는 모습. 733계가 워낙 대량으로 도입되었기 때문에 731계의 존재가 희박하게 느껴지지만 삿포로 근교의 양대산맥과도 같다.
- 글 : 송승학(부운영자, 787-ARIAKE)
- 사진 : 본인, 김성수, 201系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