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우산
-윤동재
해마다 장마철이 되기 전에 나는 초록 우산을 구해
우산이 없는 이웃들에게 초록 우산을 선물하지요
고려 공민왕 때 과거에 급제하여 전리정랑을 시작으로
조선 세종 때 우의정으로 그만둘 때까지
청백리로 널리 알려진
양평군 강하면 동오리 하정夏亭 류관柳寬의 무덤에 가서
류관에게도 초록 우산을 선물하지요
그러면 류관은 초록 우산을 받고 엄청 좋아하지요
장마가 시작되면 류관은
양평에서 서울 흥인문 밖 자기 초가집까지
초록 우산을 쓰고 가서는
비가 와 지붕이 새는 방안에서
혼자 초록 우산 쓰고 비를 피하며
초록 우산이 없는 집은 비가 새면 어떻게 지낼까? 걱정하지요
올해는 다른 해보다 일찍 초록 우산을 준비해
류관의 무덤에 가서
류관에게 초록 우산을 선물로 주었더니
자기 초가집 지붕을 고쳐 이제 더 이상
초록 우산이 필요 없다고 했지요
그러면서 진작 지붕을 고쳤더라면
방안에서 초록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되었을 걸 했지요
지붕을 고치고 나니 식구들이 모두 비 맞지 않게 되었다며
초록 우산 선물보다 비 새는 집 지붕부터 먼저
우리 모두 다 같이 힘 모아 고쳐주자고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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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마음에서 새는 비는
무엇으로 막는가?
시가 우산인가 지붕인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