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사상 처음으로 여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장관급)이 탄생했다.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은 오는 25일로 임기가 끝나는 한대현(韓大鉉) 헌재 재판관 후임에 전효숙(全孝淑) 서울고법 부장판사(52·사법시험 17회)를 지명했다고 19일 대법원이 발표했다.
전 신임 헌법재판관은 전남 승주 출신으로 순천여고와 이화여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대법원은 “전 신임 재판관은 해박한 법률지식에 여성의 섬세함까지 갖추고 있어서 법원 내외로부터 여성·소수자보호라는 시대적인 요청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라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고시 11~사시 10회로 구성된 헌재 재판관(9명)에 사시 17회의 전효숙 재판관이 지명됨에 따라 헌재 재판관 구성은 고시 11~사시 17회로 다양해지게 됐다. 법조계에서는 서열을 중시하던 기존의 법원 인사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전 부장판사의 헌재 재판관 지명은 대단한 파격인사라고 보고 있다. 대법원은 인사 파동을 겪은 신임 대법관 후보는 오는 22일 제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대법원은 신임 대법관 제청 파문과 관련, 대법원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법관 대표자 회의에서 나온 일선 판사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법관 인사제도를 포함, 전반적인 사법부 개혁을 위한 별도 추진기구를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강국(李康國) 법원행정처장은 “내년 대법관 제청 때부터 이번에 표출된 법관들의 바람을 충분히 반영해 법관들을 포함한 여러 직역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들이 폭 넓게 제청자문위 심사를 받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대법원 구성에 다양성이 반영될 수 있는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영 대법원장은 이날 전국 법관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대법원의 방침을 전달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서울지법 박시환(朴時煥) 부장판사가 지난 13일 낸 사표를 반려했지만 박 판사는 “사표를 계기로 공론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만족한다”며 사표철회를 거부했다. 조건부 사표의사를 밝혔던 문흥수(文興洙) 서울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두 번째 기자회견을 갖고 “법원 내부가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이번 제청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