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통행금지
폴 엘뤼아르
어쩌한 말인가 출입은 금지되어 있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갇혀 있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거리는 차단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도시는 정복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도시는 굶주려 있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무장해제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밤이 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서로 사랑했는데
[작가소개]
폴 엘뤼아르[Paul Éluard]
<요약> 다다이즘 운동에 끼어들고, 이윽고 초현실주의의 대표적 시인으로 활약한 프랑스 시인. '시인은 영감을 받는 자가 아니라 영감을 주는 자' 라고 한결같이 생각했다. 유명한 시 《자유》가 수록된 《시와 진실》,《독일군의 주둔지에서》는 프랑스 저항시의 백미로 알려졌다.
출생-사망 : 1895.12.14 ~ 1952.11.18
국적 : 프랑스
활동분야 : 문학
출생지 : 프랑스 생드니
주요저서 : 《고통의 도시》(1926)
파리 교외의 생드니 출생. 젊었을 때 폐병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1911∼1913년 스위스에서 요양생활을 하였다. 제l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전선에 종군하였으며, 그 경험에서 얻어진 평화주의적 사상이 최초의 시집 《의무와 불안 Le Devoir et l'Inquiétude》(1917)에 짙게 나타난다. 그후 J.폴랑, A.브르통, L.아라공, P.수포 등과 알게 되어 다다이즘 운동에 끼어들고, 이윽고 초현실주의의 대표적 시인의 한 사람으로 활약하였다. 이 무렵에는 초현실주의의 원리가 된 꿈과 무의식의 세계나 자동기술법 등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독특한 경지를 개척하였다. 물론 브르통과 공저(共著)로 《무원죄수태(無原罪受胎) L'Immaculée Conception》(1930)를 내어 정신착란이 펼쳐 보이는 새로운 시세계를 실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걸작의 하나인 《고통의 도시 Capitale de la douleur》(1926)는 초현실주의자다운 언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우애를 시의 가장 큰 사명으로 삼는다. 이러한 경향은 1936년의 스페인 전쟁을 계기로 더욱 짙어지고, 이 때부터 그의 시는 사랑과 자유라는 두 가지 주제로 일관되었다. 시는 이미 신비로운 꿈을 통해서 밝고 조화된 세계를 계시하기 위해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너와 내가 사랑으로 한몸이 되어 자유와 평화를 향해 굳세게 전진하기 위해 서 있는 것이다. 그의 언어는 날이 갈수록 투명하고 서정적이며 서민적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적극적으로 저항운동에 참여했고 1942년에는 공산당에 가입했지만, 그의 시는 좌우익을 불문하고 프랑스에서 가장 널리 읽히고 사랑받는 시가 되었다.
또한 초현실주의로부터 출발한 모든 시인들 중에서 후대의 시인들에게 그만큼 큰 영향을 준 사람도 드물다. 그것은 '시는 실천적인 진실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로트레아몽의 말을 자신의 모토로 삼고 '시인은 영감을 받는 자가 아니라 영감을 주는 자'라고 한결같이 생각해 온 그의 투철한 사명감의 당연한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그 유명한 시 《자유》가 수록된 《시와 진실 Poésie et Vérité》(1942), 《독일군의 주둔지에서 Au rendez-vous allemand》(1944)는 프랑스 저항시의 백미로 알려졌으며, 전후에도 《교훈 Une leçon morale》(1949), 《불사조 Le Phénix》(1952)를 비롯한 많은 시집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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