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온몸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났었습니다.
어지간하면 걍 버티는데.. 너무 힘들었습니다.
모기 물렸을 때는 통하는 '봉팔이 딴짓하기' '거리두고 바라보기' 스킬이
전혀 안 먹혔습니다. (고수들은 될지도...)
최후의 수단으로.. 이불 뒤집어쓰고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감각(통증)에 집중했습니다.
살기 위한? 발버둥이라서.. 제 인생 최고 수준의 집중력을 발휘한 듯합니다. ㄷㄷ
일상적 의식에서는 '간지러움'으로 파악되던 감각이
"불타는 듯한 감각'으로 느껴지면서
그 감각이 의식을 가득 채우듯 점점 커져갔습니다.
'아, 간지러워, 죽겠다~' 할 때보다, 감각의 강도는 비할 데 없이 커졌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고통스럽다> 인상은 거의 완전히 사라진..
<(뭔가 이름붙이기 힘든) 강렬한 감각>이라는 파악 속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만약, 잠이 안 들었다면..
그렇게 어느 정도 버티다가, 다시 고통스러워졌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만..
아무튼 잠이 들면서 대강 고비를 넘겼습니다.
배운점 :
여러번 언급했다시피, 제가 육체적 통증을 호환마마처럼 피하고 싶어하거든요
다루거나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요.
아주 조악한 집중력으로도 대강 한고비 넘긴 이번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집중력> 수준으로 힘을 길러 놓으면
어느 정도 수준의 육체적 고통까지는, 어떻게든 버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예시 :: <집중해서 존버> --> <잠> ---> <집중해서 존버> ---> <잠>
첫댓글 통증이 일어날때조차 수행을 놓지않으시는 황벽님의 자세가 부럽습니다. 멋지세요.
원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간지럼이나 통증등의 문제는, 육체 조건 한계 이탈등의 극단적 상황이 아닌 한, 그냥 그런 수온이 범인입니다.
딴 거를 안하고 줄창 집중만 하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므로, 밥도 몬먹죠? 그러니 생존이 불가능...
약물등 적절한 치료로도 제어가 안되는 병적 상태, 그리고 딴 거를 안하고 그 대상에 마음을 전념해도 되는 상황이라면...
과거 적었듯, 뭉텅거려 파악된 외적 덩어리에 집중하여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면 어느 정도 제어가 가능합니다.
우리가 통증등이라 이름하는 덩어리는, 보통의 경우, '압력 또는 온도라는 색온'과 '(그와 결합한) 수온'의 덩어리입니다.
따라서 그 덩어리를 잘 알려는 마음을 일으켜, 집중으로 색온과 수온을 분별한 다음 색온에 더 마음을 기울이는 집중은,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같은 원리로, 전혀 다른 것에 집중해도 문제가 되는 고통(현상)은 알려지지 않습니다. 같은 원리? 색온과 수온을 분별하고 색온에 마음을 기울여, 문제의 수온이 알려지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문제가 되는 색온이 아닌, 다른 무엇에 집중함으로써 고통을 벗어나는 것은, 어느 정도 이상의 통증에 대해서는..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것 같습니다.
(특히 추상적인 무엇이라면 더욱더..)
걍 문제가 되는 색온에 들이박는 게, 보통 수준에서 접근가능한 경로인 듯..
아무래도 그렇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