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차피 못 가니, 그냥 인터넷으로 단양을 구경 하며,
공출 후기 사진들을 기다리며, 단양에 관한 글을 읽고 있는데,
이런 글이 있어서 가져 왔습니다.
역시 단양은 늠름한 대물쏘가리를 가슴에 품고있었습니다.
10월 2일..저의 루어낚시 사부님이신 장욱소장님과 형수님..그리고 우리 가족(4살박이 공주님과 마마님)이 한탄강과 임진강을 벗어나 처음으로 지방가족출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남자들끼리만 금강으로 가려고 계획했는데...가족과 함께 가기로 하면서...
지난 4월말 다른 볼일로 잠깐 들려본 경치 좋은 단양으로 행선지를 바꿨습니다.
2일 저녁 9시경 먼저 출발한 우리가 단양에 도착하여 리빙TV에서 보았던 고수대교 앞 민물낚시에 들렀습니다. 잃어버린 장비들을 구입하면서 조황을 물어보았더니...가대교근방으로 가보라고 커피까지 타주시면서 주인아줌마가 일러주셨습니다.
공주님 간식으로 빵과 우유를 사자마자 바로 고수대교를 건너 몇 몇 루어사이트에 자주 나오는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펜션을 찿아갔습니다.
그러나, 이미 방은 다 차고..조금 더 가니 오른쪽 길가에 늪실식당민박이란 간판이 보여 들어갔습니다.
맘 좋게 생긴 주인아저씨가(방값도 생각보다 저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다행히 남은 방이 있어 짐을 풀어 놓으니 벌써 11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장소장님과 형수님도 도착하시고...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12시 30분경 이부자리를 깔아주고는 장소장님과 둘이서 민물낚시에서 가르쳐 준 가대교로 갔습니다.
밤에 도착하니 도무지 포인트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대교 아래, 위로 한 30분 정도 포인트를 찾다가 제법 수심이 있는 바위지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입질조차 없어 약 2시간 정도 추위에 떨다가 3시경 철수...
3시 30분쯤 잠자리에 들었으나..피곤한 몸에도 불구하고 새벽6시경 눈을 떴습니다.
방에 있는(2층) 창문의 커텐을 걷으니...길 건너편 산 밑으로 아름다운 강이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자세히 보니 여울이 보이는데 그동안 강에서 보아오던 그런 여울이 아니었습니다.
포인트를 잠자리 앞에다 두고 엉뚱한 곳에서 새벽에 헤매다 온 것이었습니다.
양치질만 하고는 세수도 안하고, 부랴부랴 장비를 챙겨 강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어느새 장소장님도 일어나 뒤따라 나오셨습니다.
강 건너편 두 곳의 큰 바위지대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케스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던지면 바로 꽂히기를 수십차례...바닥읽기가 만만치를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전하기를 약 20여분...드디어 욱..욱 거리는 쏘가리 특유의 그 느낌이 왔습니다.
조심스레 꺼내보니 대충 25정도 되는...물 맑은 단양의 아름다운 얼룩전사...
아!... 정말 상쾌한 아침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또 30여분이 흘렀을까?
...이젠 어느 정도 바닥도 익숙해지고...밑걸림이 현저히 줄어들 즈음...정면 15도 위로 케스팅 후...라인의 긴장을 유지한 채 10미터정도 흘린 후...천천히 L자 형태로 릴링하는 순간...로드가 갑자기 휘어지며 드렉이 찌지직 하며 순식간에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대를 수직으로 세우며 드렉을 약간 조인 후...서서히 펌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감아들인 거리만큼 라인이 풀려나가기를 5분...센 여울과 수심 등을 감안할 때 최소한 40cm정도는 될 듯 싶었습니다. 어느 정도 힘이 빠졌다고 느껴져 여유를 주지 않고 다시 펌핑을 하자...165짜리 젯스핀이 거의 U자로 휠 만큼 강한 저항을 하며 다시 50분 같은 5분이 흘렀습니다. 드렉조정을 하며 버티기를 하자 서서히 강가로 끌려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역시 단양의 늠름한 대물쏘가리....언뜻 보기에도 5짜는 되는 큰 놈이었습니다.
민박집으로 돌아오자 주인아저씨가 늪실에서 이렇게 큰 쏘가리는 처음 보았다며 혀를 내두루셨습니다.
사이즈를 재보니 정확히 51cm....루어입문 1년여 만에...지난 5월초 임진강에서 올 첫쏘가리로 30cm로 3짜조사로 이름 올린 지 5개월만에 5짜조사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민박집에서 아침을 먹고...강가로 내려가 텐트를 치고 커피에 라면을 끓여 먹으며...초가을 단양의 자연을 마음에 사진속에 담으며 줄겁고 한가로운 가족소풍을 마음껏 즐겼습니다...또 하나의 어마어마한 사건이 기다리고 있음은 알지도 못한 체....
저녁 6시 짐을 챙겨 차에 실어 놓고 낮 동안 따뜻해진 수온으로 마지막 손막을 기대하며...최후의 일전을 위해 다시 강가로 향했습니다. 7시경 또 다시 엄청나게 풀려 나가는 드렉의 울림...꺼내 보니 멍짜누치(나중에 재보니 45cm)였습니다.
그리고...잠시동안의 침묵....
또...다시... 드렉이 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손쓸 시간도 없이...2,30m를 풀어내고 있었습니다...지난 5월 홍천강에서 기념촬영 후 놔준 62cm짜리 누치의 느낌이 뇌리를 스치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로드가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느끼며...서로의 힘을 느끼를 20분...나도 모르게 오른손은 로드를 움켜쥐고 왼손은 담배를 찾고있었습니다. 도저히 물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후레쉬를 비춰보니...1m정도는 됨직한 잉어...겨우 들고 후들거리는 다리로 민박집으로 왔습니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한 숨 돌리며 자판기에서 커피를 꺼내 마시며...사진을 찍었습니다. 민박집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모여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실 거예요" "사진만 찍고 돌려보내야지요" "야 이 양반 정말 멋쟁이네..암 그래야지..그건 물고기가 아니라 영물이야..암..." 하여트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종합선물셋트였습니다.
장소장님도 꺽지와 쏘가리...형수님은 자연산송어...그리고...누치에 잉어까지...
마치 꿈을 꾼 듯한 하루였습니다.
단양에 오기 전...사고를 칠 것 같은 예감은 들었지만...이렇게 크게 칠 줄은...
단양에 내려오는 길에 아내가 저에게 꿈을 사라고 해서 휴게소에서 저녁을 먹으며 선뜻 만원을 주었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돈을 받아든 아내는 밥을 먹다 말고 꿈 얘기를 저에게 했었습니다. 큰 쏘가리를 두 손으로 잡았다고....
아내의 말이 의정부로 올라오는 내내 생각나고 있었습니다.....
첫댓글 신동천 선배님, 말씀이 맞나 보네요 ^^ 쏘가리 50 넘는게 많다는 게요~ 그리고 잉어 낚으세요~
견지, 루어....천혜의 장소죠~~ 푸른바다님 못봐서 어쩐다??? 에궁~~~ㅜ.ㅜ
으이쿠 울 사이버준님 군침 삼키시거따
루어꾼들의 천국이군요. 단양이란 곳이...^^
쏘가리 => 루어 => 싸이버 준님 이 생각나네요
단양이 우리나라 최대크기 쏘가리가 나온곳은 맞습니다.. 하지만.. 5월 1일 그곳에서 쏘가리 대회를 했었습니다.. 참가자 500 명에 쏘가리 단두마리 나온곳이기도 합니다.. 물론 날씨가 추운것도 있겠지만.. 그 많큼 우리 쏘가리의 자원이 적어 졌지요...
푸른바다님! 제가 다녀와서 윗글과 비슷한 내용으로 조행기 올려드릴께요.. 감사^^
충주댐에 엄청난 자원의 쏘가리들이 있습니다..한 차례 장마후에 상류로 소상하는 쏘가리들..생각만 해도 간담이 써늘 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