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에고 순례길 이야기(25) - La Laguna 라는 산골 작은 마을, 불과 20여 세대 미만인 동네에서 기거했다.
해발 1,200미터 .마을에는' 알베르게'가 서너개정도.내가 선택한 곳은 침대가 7개인 방이다.브라질 , 프랑스, 스페인에서 온 순례객이 자리를 잡고,모퉁이 침대 한 칸을 배정받았다.
혼성(mixed sex)이 아니고, 중년의 남자들만으로 구성되었다.주인장에 의하면, 여자들과 남자 들 방을 구분하여 운영한다고 .좀 보수적인 사람이어서,다른 곳과는 차이가 있다.모든 알베르게가 혼성으로 유지 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새벽에 잠이 깨어, 모바일 폰을 만지작 거린다.30여분 지났을까,옆에서 프랑스 남자가 살그머니 접근 하며,아주 낮은 음성으로,모두 취침하는데, 핸폰에서 퍼져나오는 빛으로취침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전한다.
남을 배려하지 않은 무례를 저질었나 보다.잠 안오는 새벽에,멀건히 눈만 뜨고 지내야 했다.
오늘은 1,450 미터 까지 산 길을 오르고,하강 길로 650미터 수준의 Triacastela라는 작은 마을로 가는 26km 일정이다.
어제에 이어,
비가 내린다.
바람도 있다.
고도 1.200 미터라 체감온도는 영하권이다.주변 숲과 풀 위에는 눈과 같은 서리가 퍼져있다.겨울은 아니지만, 겨울 분위기다.
산 등성을 걸으며, 연속적으로 널려있는 산을 감상한다.큰 나무는 별로 없고,푸르른 풀로 덮여 있다.소나 양이 노는 들 판이다.
엄청난 면적의 산이 사람이 아닌 동물들의 놀이터가 된듯 하다.우리에 갇히어, 사료 회사가 주는 급식으로 버티는 우리나라의 소들이 처량한 신세같다.
싱싱한 자연의 풀을 양식으로 먹는 이곳의 소고기도 맛있겠다.오늘 저녁은 Beef steak로 정하면서 걷는다.
이번에 1,450 미터의 산 길을 오르면,지속적인 내리막 길로서,해발 250미터 수준의 산티아고까지 가게 되어있다.
마지막 고비임을 생각하며,추위도 잊고,바람도 견디고,비도 버티며 내려온다.
이곳은 행정 구역상으로 Garcia 주에 속하는 곳이다.
주지사의 관심이 있어서 인지,오르는 길, 내리는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곳곳의 안내판도 보기 쉽게 되어 있다.
며칠 전의 하산 길은 크고 작은 돌 길이어서,걷는데 엄청난 고통도 받고 ,어려움도 많았는데 오늘 하강길은 너무 편하다.
같은 길도 사람에 따라, 주지사의 관심에 따라,차이가 많다. 인생살이도 다 같은 길인데,저마다 차이가 많은 것과 같은 이치인가 보다.
오늘은 6시간의 여정이었다.
여러 외국인을 만나서 인사도 하고 얘기도 주고 받고 하였다.주로 유럽과 미국인.그런데 신기하게도 지구 끝에서 온 사람을 만났다.
알젠틴의 맨 남쪽인 파타고니아에서 온 부부.나이 67세,평생 소원이었다는 산티아고를 오게 되어 너무 행복하단다.
15년전 파타고니아에서 빙판을 걷고, 다니던 얘기도 나누고 ,친구가 되었다
또 한 사람.
남아공 Port Elizabeth 온 중년의 여자분.혼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왔다고 한다.
넬슨 만델라의 고향이기도 하고,지구의 끝인 희망봉 (Cape town)과도 인접한 곳.종교적으로 꿈꾸던 산티아고를 와서, 소원성취했다고.
Cape town 과 Table mountain 갔던 옛날 경험을 나누었다.지구 끝자락 에서, 혼자서, 또는 부부가 엄청난 시간과 경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찿아 오는 산티아고의 힘, 대단하다.
(산티아고까지 135마일 남았다.
다 온 느낌이다. 며칠만 잘 버티어 보자~!)
첫댓글 얼마 안 남았네요. 며칠 힘내시면 되겠네요.
화이팅!!!
베트남의 훈채형님께서 도전하신다니 힘찬 웅원 보냅니다 .
이충직(31회)
새로 시작하는 순례자님은고난의 길을 걷는 후기를 안쓰나요???..
후기를 쓰면 또다른 맛이 있을거같은데요...ㅎ
시작이 반이라니
시작이 어렵지 이제 얼마안남았군요
훈채형도 도전한다니 나도 구미는 당기는데 ㅎㅎㅎ
마지막까지 별일없길 기원합니다~~~~^^
고지가 보입니다.지금과같이 앚전하게 끝까지 탈없이 갑시다..화이팅!!!!이러다 경동 23 산티아고 순례길 팀 생기는거 아닌가?그거도 좋은일이지요..
복장을 보면 비도 오는 길인 것 같은데 정말 수고 많습니다.
축복받은 미소가 보입니다.
강골 훈채형도 도전한다니 또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