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날에......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지긋지긋하게 몰아치던 비바람도
35도에 육박하여 에어컨 없이 못살 지경이던 폭염도
일본의 오염처리수 방출에 대한 숱한 이야기들도
이제는 멀리 떨어지면 좋겠습니다.
들판을 보면 지긋한 어려움을 이겨낸 벼이삭들이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어제밤 10시 반에 슈퍼문을 보았습니다.
막내 외손자와 아내와 살짝 구름에 가려진 14년 만에 나타나는 달이
그렇게 아름다울수 없었습니다.
오늘 새벽에도 밝은 하루 지난 보름달을 바라며
우리 모두가 소망으로 시작하는 9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노르웨이에서 스웨덴으로 가는 길에 본 것을 적어봅니다.
2023년 07월 24일 월요일 비
라르달-플롬-오슬로-칼스타드
라르달 숙소는 좀 열악한 환경이다.
우선 TV는 있는데 리모콘이 쓸 수 없다.
건전지가 굴러다니고 겨우 끼어 반창고를 붙여 스위치를 돌려도 텔레비전은 묵묵하다.
식당에선 물도 잘 주지 않는다.
34명이 먹는 식당에 물 두 병만 주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노르웨이는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나라다.
풍부한 자원과 자연 자산, 높은 산과 맑은 물, 넓은 초원지에 자라는 식물들, 감자가 꽃을 피우는 농장을 지나갈 때 풍부함이 자연스레 눈에 들어온다.
어디를 보아도 잘 가꾸어진 풍경인데 사람을 볼 수 없고 목초지에는 말 두어마리, 검은 염소 대여섯 마리, 얼룩배기 소들 여남은 마리가 비맞으며 머리와 몸을 맛대고 누워 있는 모습, 때때로 자동차가 지나가다가 잠시 머무는 곳을 보면 커다란 검은 소가 화가 난 듯 머리를 들고 우리를 째려보는 안증맞은 모습이 전부다.
목초를 감은 흰 둥근말이는 밭 구석에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것을 보면 가축은 분명 있는데 아마도 실내 가축을 기르는 축사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예전에 방송에서 보니 2층 건물로 손님을 소개 하는데 거기로 올라가 보니 수많은 염소떼가 우리마다 가득하고 젖을 짜는 기계로 젖을 짜는 것을 보아서 그리 짐작이 간다.
식탁에선 이 지역 특유의 염소젖으로 만든 보라 치즈가 나온다.
냄새가 나지 않는 인기있는 치즈란다.
노란 빵과 같이 겯들여 먹어본다. 맛이 있다.
우리는 플롬열차를 타기 위해 플롬으로 이동으로 약 40분 소요하여 버스가 달린다.
플롬에서 뮈르달을 왕복 하는 동안 장엄한 폭포와 산봉우리로 좁은 계곡을 통과하는 세계 최고의 플롬산악열차를 약 1시간 30분 동안이나 탄다니 기분이 지금부터 좋다.
뮈르달로 가는 길은 더 험한 산과 표르드 강을 만난다.
거기로 가기 위한 터널을 뚫었다.
터널 무시하지 못하게 길다.
작은 것을 9km 긴 것은 24.5로 세계에서 긴 것에 속하는 육로 터널이란다.
우리나라의 kt열차가 지나가는 대구 아래에서 부산으로 가는 구간은 무려 52,3km로 세계 5위의 길이를 자랑하지만 육로의 터널은 여기가 가장 긴 터널이란다.
우리는 터널을 많이도 지나간다.
마지막 터널을 돌아가면 프롬 기차를 타는 뮈르달에 도착한다.
도착하자 하늘에 검은 구름이 끼이더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슈퍼마켓이 들러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화장실에 다녀온다.
우리 일행들은 비가 오는 가운데 줄을 맞추어 열차에 오른다.
플롬 열차 (Flam Railway)는 플롬과 뮈르달을 잇는 길이 20km 산악열차다.
까마득한 협곡과 20개의 터널을 통과하는데 운행 노선 주변의 경관이 뛰어나고, 송네피오르드의 절정을 감상할 수 있다.
창문으로 계곡과 협곡, 절벽이 연이어 나타나는 장관을 보며 100만년 지구의 역사를 한 눈으로 느낄 수 있다.
간간이 간이역이 있어서 잠시잠시 쉬는데 기관사는 여행객을 위하여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차의 속도를 늦추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고 중간 부분에서는 15분간이나 정차하여 내리치는 폭포를 감상하게 하고 또 빨간 옷을 입고 춤을 추는 요정을 나타내게 하여 승객들의 환호를 유도한다.
요정은 사실은 남자가 빨간 옷을 입은 요정으로 분장하여 성벽을 올라 춤을 추기도 하고 갑자가 사라지는가 하면 폭포수 가장자리 물보라가 펼치는 곳에 나타나기도 한다.
다시 차에 올라 마지막 역에 도착했으나 정상은 별 것이 없었다.
다만 역 위의 가파른 언덕에 어떻게 올라갔는지 포크레인 서너 대가 산비탈을 정리하고 있었다.
마치 서커스를 보는 기분이다.
저런 노력이 우리가 편히 볼수 있는 관광코스를 제공하는가 보다.
다시 열차가 내려오는데 우리는 앉았던 좌석를 바꾸어 앉아서 관광 방향을 바꾸는 지혜를 얻기도 한다.
프롬 역에는 대형 크루즈가 정박하고 있었다.
피요르드의 깊이가 깊지 않으면 대형 선박이 가능하지 않은데 여기 표르드는 상당히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리자 마자 우리는 식당안으로 들어간다.
수제 햄버거란다.
나는 별 흥미가 없지만 현대인들은 햄버거라면 사족을 못쓴다.
과연 맛은 좋았고 뿌려 먹는 소스라든지 감자 튀김도 별미였다.
그리고 우리는 긴 여행을 위해서 버스로 모였고 아무 탈 없이 버스에 올랐다.
출발하자마자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나와 같이 앉아서 사진도 찍고 이야기를 나누던 건축의 조예가 깊은 손님이 핸드폰을 잊어버렸단다.
이 핸드폰은 상당히 좋은 것으로 사진을 찍으면 그 사진에 대한 프로필이 나오는 나도 본 적이 없는 핸드폰이란다.
그가 머물렀던 화장실과 방금 먹고 나온 식당으로 연락을 하고 그래도 나오지 않자 가이드와 이분은 비를 맞으며 뛰어 식당을 재 확인차 다녀온다.
식당 주인도 두세번 식당을 뒤져봐도 없단다.
우리들 모두는 진심으로 걱정을 해 주고 혹시라도 그 사이에 나쁜 사람이 소매치기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내는 그래도 모르니 버스의 짐칸과 호주머니를 찾아보라고 권고도 했다.
그러나 어쩌랴 차는 출발을 해야 한다.
비는 더 주룩주룩 근심을 더하며 내린다.
우리가 중간휴게소에서 기사가 오랜 시간 운전을 하지 못하게 30분간 쉬는 타임이 있었다.
유럽에서는 기사가 장거리 운전을 할 때 4시간 운전을 하고 30분 쉬는 법을 만들어서 어기지 못한다.
그런데 우리 앞에 앉았던 74세의 할머니가 키가 큰 이분고 보고 의자 위에 있는 자기 우산을 내려달라고 부탁을 한다.
막무가네 아주머니는 질서를 무시하는 우리 일행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대열에 뒤에서 와서 태연하게 앞에 서는 그런 아주머니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가 자기 우산을 내려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그런데 참 희안한 일이 일어났다.
이 사람이 키가 상당히 크기에 선반에 손을 얹고 우산을 찾다가 자기 잃었던 핸드폰을 찾은 것이다.
자기 옷을 올려 놓았다가 헨드폰이 주머니에서 떨어진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 환호!
우리들은 박수를 쳤다.
따라서 아주머니의 줏가도 올라가게 되었다.
휴게소에서 이 소식을 들은 이분의 아내는 여기 온 우리 일행들에게 커피를 쏜다고 알렸다.
누이좋고 매부 좋다던가?
염려가 커피로 돌아왔으니 맞는 말이다.
비오는 길을 되짚어 오슬로로 이동을 한다.
3시간 30분간 가는 길은 엊그제 온 길과는 다른 길로 간다.
고원지대를 지나서 동토지대인 툰드라 지대를 지나는 코스다.
툰드라는 지표면에는 작는 식물들만 자라고 40cm이하로 내려가면 얼음덩이가 쌓여 있는 쓸모 없는 땅을 말한다.
과연 고원지대를 지나는 동안 툰드라를 우리는 보았다.
늪지대라고 해도 될 만큼 질퍽거리는 땅과 늪이 보이는 산 정상의 고원지대도 멋이 있었다.
작은 풀들이 자라고 큰 나무들은 볼 수 없었다.
마치 백두산을 올라가는 정상 부근에 큰 나무들이 없는 것과 비교가 된다.
여기서 내리막길로 내려가면서 산악은 끝이 나고 평원에 이른다.
넒은 들이 나타나면서 누렇게 익어가는 밀보리밭이 한없이 펼쳐진다.
한국의 가을에 나타나는 들판의 벼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이 사람들은 모든 농사를 현대식 기계를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농가의 한쪽 마당에는 어김없이 트랙터, 운반 기구, 길다란 물 호스, 창고들이 바둑판에 놓인 바둑알처럼 질서 정연하다.
오슬로에 도착하였다.
미리 예고한 대로 청사 앞의 커피숖 옆에 있는 金山이라는 붉은 간판의 중국 음식점에서 중국 음식을 먹는다,
지하로 내려가는 식당은 규모도 상당히 크고 정식 중국 음식을 먹는 것처럼 달걀 수프와 고기와 야채 볶음과 생선 찌어낸 접시와 나중에 쌀 밥이 나온다.
각자 점시에 담을 만큼 담아서 먹는다.
야채 접시가 비어서 종업원 아주머니에게 인사하고 야채 좀 더 달라고도 하고 차를 달라고도 해 보니 아주머니는 중국말 서툴게 하는 나를 반기며 달라는 것을 다 주고 내 빈 물병에 물도 태워주는 센스를 보여 준다.
시간을 지체하지 말자고 가이드가 부탁한다.
내일의 일정에 조금이라도 당기는 것이 유리하다고 하면서 우리는 오슬로를 떠나 스웨덴의 칼스타드로 이동 약 3시간동안을 이동한다.
여기 국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국경과는 다르다.
여권 검사도 필요없고 다만 고속도로 경계에서는 노르웨이는 중안선이 노란 색인데 스웨덴은 하얀 색깔로 바뀐다.
그것이 국경을 통과하는 표시다.
너무 부러운 국경이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의 다리에서 볼수 있는 광경이다.
다리 가운데 반으로 하여 녹색과 노란색을 구분하여 국경을 지나는 것과 가의 같았다.
국경을 넘으면서 우리는 스웨덴이 노르웨이보다 현대 시설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우선 도로가 시원하다.
4차선으로 바뀐다.
해안가라서 정박한 요트도 더 많은 것 같고 질서도 좋은 것 같다.
더 좋은 것은 칼스타드 Best Western 호텔이었다.
욕실에는 드라이기가 있었고 물비누도 충분하였다.
전기 코드도 엄청 많어서 순서를 기다릴 필요도 없고 손님들이 편의를 잘 고려한 그런 호텔이었다.
와이파이는 비밀번호 없이 어디서나 통하였다.
짐을 풀고 즉시 아이들에게 사진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였다.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어서 좋았다.
감사와 또 감사가 나온다.
첫댓글 폭염을 피해 피서 잘 다녀오셨군요. 북유럽의 자연 환경이 부러웠던 기억이 떠오르며 자연보호를 위해 불편함도 감수하며 길을 확장하지 않는 그들의 정책과 우리나라의 도로를 비교했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이번에 발칸을 다녀왔는데 식당에 물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고 와인, 맥주 물등을 사 먹어야.... 물과 화장실이 무료인 우리나라 좋은 나라인데 물부족국가인 우리나라도 앞으로 유료화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군요. 두 분 다음 여행 목적지가 어디인지 궁금....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