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입도요문론 강의
(2007. 11. 9 진명스님)
〔우리들의 이야기〕
마니주님: 오늘 배운 내용 중에서 25유를 설명할 때 다른 스님은 욕계6천, 색계18천, 무색계 등으로 오늘 스님 설명과는 다른 점이 있던데 그건 어떤 연유입니까?
진명스님: 그것은 색계18천인데 초선천에3개 이선천3개, 삼선천이 3개 이렇게 벌리면 18천이 됩니다. 그것을 묶어서 6개로 표현한 것이지요. 색계의 같은 높이의 천이 3개씩이지요.
능인성님: 오늘 공부한 내용과는 빗나가지만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겠습니다. 티벳불교는 우리나라 불교와 다릅니까?
진명스님; 티벳불교는 우리와는 좀 다릅니다. 티벳불교는 대승불교이고 자기 수행을 철저히 합니다. 어릴 때부터 암기를 많이 하고‘옴마니반메훔’이라든지 밀교수행을 많이 합니다.
능인성님: 우리나라 스님들도 밀교 수행을 하는지요?
진명스님: 지금 우리나라 대승권 스님들은 밀교 수행을 많이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한때 밀교수행을 한 적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능엄주를 외우는 것은 밀교인데 화두선을 하기 전에 능엄주를 외우면 마장이 끼이지 않고 화두선을 순탄하게 할 수 있다고 해서 한때 능엄주가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성철스님 계실 때인데 해인사에 방부를 받을 때 능엄주를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방부를 받고 못 받고가 정해졌으니까 굉장히 중요시 한 것이지요. 성철스님 제자들은 지금도 능엄주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입장은 화두선을 하지만 일부에서는 능엄주를 하기도 하지요. 용성스님이나 수월스님도 주력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말세 중생들은 바로 화두 참선을 하려고 하면 힘드니까 화두선을 하기 전에 먼저 능엄주를 하면 마장 장애가 없어지고 공부하기가 좋다, 그러니까 하라, 그런 입장입니다.
능인성님: 참선에 들어가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하는 것입니까?
진명스님: 방편도 되지만 능엄경을 보면 능엄주를 많이 외우면 거기서 깨달음을 바로 이룬다는 가르침도 있습니다. 관세음보살을 많이 부르면 관세음보살과 같이 이근원통이 생겨서 관세음보살처럼 깨달음을 이룬다는 것처럼 능엄주를 많이 외워 바로 깨달음을 이룬다는 가르침이 있으니 방편이라고만 해서도 안 되지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행방법이 화두선을 중심으로 공부하게 되어 있어 그쪽으로 이끄는 것입니다.
능인성님: 제가 알기로는 북방불교는 중국, 우리나라, 일본 등이고 베트남이라든지 태국 등이 남방불교, 소승불교라고 해서 서로 반목을 하고 있는데, 요즈음 새로 유행하는 비파사나수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진명스님; 반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대승 불교권의 화두선은 검증이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부터 전해져 내려와 많은 스승들이 깨쳤고 거기에 따른 지침서라든지 길잡이들이 많아서 우리에게는 익숙한 우리의 전통입니다. 그에 비해 소승불교의 비파사나수행 등은 우리들에게 생소하고 검증되지 않았고 불분명하다고 생각되는 것이지요. 조사선, 화두선은 우리의 전통적인 수행방법이고 많은 스승님이 계시지요. 소승불교에도 많은 스승이 있지만 우리는 잘 모릅니다. 그리고 대승권에는 법맥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달마스님, 혜가스님, 육조 혜능스님 남악 회양스님 등으로 화두선이 이어 오고 또 묵조선은 일본으로 가 조동종으로 이어져 내려온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 서산스님에서부터 거슬러 고려시대 태우스님, 보조국사, 중국의 임제스님, 황벽스님 등으로 올라가 육조스님으로 법맥이 이어지는 것입니다. 배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남쪽의 비파사나 수행이나 밀교 수행 등은 우리의 전통적인 수행방법과는 뚝 떨어져 있어 우리가 바로 믿고 수행하기에는 위험성이 있다는 견해입니다.
마니주님; 제가 다른 스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화두선은 우리나라 풍 속이나 기후 조건에 맞고 비파사나는 맞지 않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남방은 날씨가 덥고 해서 비파사나 수행이 맞지만, 북방은 날씨가 추운데 밖에서 행선을 한다든지 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견해입니다.
진명스님: 의상부터도 남방과 북방은 다릅니다. 또 남방에서는 아직도 걸식을 합니다만 북방에서는 총림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농사도 짓고 해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능인성님: 비파사나 근본도량이라고 되어있던데...
진명스님: 버어마 등 그쪽에 가서 공부를 해온 분들이 우리 불교의 화두선 수행의 문제점들이 있다면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비파사나 수행법과 비교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봅니다.
능인성님: 수행방법이 차이가 나는 것입니까?
진명스님: 그렇습니다. 수행방법의 차이입니다. 근래에 이름이 알려진 틱낫한 스님이라든지 또, 버어마의 유명한 스님 밑에서 공부한 스님들이 우리불교와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는 과정에 있다고 봐야합니다.
지장월님; 우리나라는 화두선이 이어져왔지만 중국불교는 공산주의를 거쳐 오는 동안 화두선이 끊겼다고 봐야하지 않습니까? 일부에서는 우리가 법맥을 이어왔다고는 하지만, 우리 것은 하나도 없고 사대주의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하는 질책도 있는데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명스님: 중국은 화두선이 끊어졌습니다. 화두선은 우리나라에 와서 꽃을 피웠습니다. 중국에서는 대혜스님 시절에만 화두선이 꽃을 피우다가 그 이후 전쟁 등으로 화두선이 끊어졌다고 봐야 합니다. 더구나 근대에 와서 공산주의 체재 하에 종교의 자유가 제한되면서 중국에는 공부한 스님이 없고 대체적으로 무식합니다. 스님은 절 지킴이 정도이고 당원들이 더 높은 위치에서 절을 운영합니다. 심지어 임제스님이 계시던 절에 가서 임제스님에 대해 물으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때 화두선을 들여와서 조선으로 이어졌는데 서산, 사명이후에 끊어졌다가 이조 말 경허스님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이어어졌다기보다 돌출했다고도 봅니다. 경허스님이 스승께 이어 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문헌 등을 연구를 했으므로 돌출했다고 봅니다. 중국은 불교가 법맥이 끊어져 있는데 사대주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고려 보조국사 이후에 이조 환승 제한스님 등으로 한 때 끊겼다하더라도 쭉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또 많은 스님들이 지금도 그대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지장월님: 시대에 따라 선이 달라져야하지 않느냐는 입장도 있습니다. 그 시대의 화두공안이 지금 이 시대에 안 맞고 우리나라에 특성에도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는데 거기에 대한 전환점 같은 것이 있습니까?
진명스님: 지금 공부하는 선방 스님들에게 스님들만 공부할 것이 아니라 산중에만 두지 말고 내 놓으십시오 해서 화두선을 많이 보급을 하였는데, 일본에서 연구를 많이 한 성본스님과 화두선에는 문제가 없다는 고우스님 사이에서도 의견이 상충되어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만, 선방에서 공부하는 여러 스님 사이에서도 공부를 하면 문제가 없는 데 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 문제점이 있다고 하느냐? 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간화선을 해서 행복을 느끼고 성취를 이루는 것은 10%도 되지 않고 70~80%는 길도 잘 모르고 간화선을 하면서 방황하고 회의를 느끼고 있으므로 문제가 있다고 하는 스님들이 있는가 하면, 순일하게 공부가 잘 되는 스님들은 그런 소리 하지마라, 공부를 해보지도 않고 왜 그런 소리를 하는가? 간화선이 부처님 공부의 정법이고 가장 빠른 지름길 수행이라고 말하는 등 의견이 상충되고 있습니다. 반면 학자들은 참선을 해서 깨쳤으면 그 결과를 내 놓아라 하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공부인이 많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많은 사람이 공부를 하고 화두선에서 많은 효과를 거두고 자신 있게 결과를 이야기 하며 많은 종장을 배출하면 그런 회의론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텐데, 공부인이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묘심행님: 불교신문에서 보았습니다만 어떤 학자분이 화두선을 해서 깨치면 내가 손가락으로 장을 지진다. 화두선으로는 깨칠 수 없다 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마니주님: 화두선으로 깨친다는 일이 매우 어렵고 노력이 필요한데 그것을 끝까지 해내는 이가 잘 없으므로 그런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장월님; 납자를 제대로 지도할 수 있는 참다운 선지식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마니주님; 선지식이라는 것을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학식이 높은 스님 또는, 덕을 많이 쌓은 스님, 이렇게만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가 무엇을 보던 간에 깊이 생각하면 그 자체가 선지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스님들께‘깨닫고 난 뒤와 전이 아무런 변화가 없다. 그대로다’하는 말씀을 들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가 초등학교를 나오고 중학교에 다니고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안으로는 많은 성숙이 있었는지 몰라도 겉보기에는 아무것도 변화가 없어요. 그것처럼 깨달음은 크게 천지개벽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다가 이루어지지 않으면‘나는 안 되는 가보다’하며 실망하고 이럴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하나를 알게 되면‘하나를 알았다, 또 다음을 위해 노력하자’하는 이런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스님 맞습니까?(웃음)
진명스님: 노력하면 자신도 모르게 진일보합니다. 화두선을 한 철 제대로 하면 스스로 진척이 있음을 느낍니다. 아무 진척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요. 노력이 부족해서든 제대로 스승을 찾지 못하든지 진척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스스로 애쓰고 노력하면 깨달음의 길로 나아갑니다.‘진척이 없다, 나는 효과가 없다, 믿을 만한 스승이 없다’등 하면서 스스로 격하할 필요는 없습니다.
임제록을 보면 그 시절에도 도인이 아니면서 스스로 도인이라는 사람도 많습니다. 임제스님도 부단한 노력 없이 황벽스님께 인가를 받았겠습니까? 본인이 노력하면 인연이 도달하여 깨달음이 이루어집니다. 천지개벽이 없다지만 확실히 깨달으면 천지개벽이 왜 없겠습니까? 서서히 깨달을 수도 있고 또 단박 확철히 깨달을 수도 있겠지요. 우리가 공안이 시대에 맞는지 안 맞는지 또는 사대주의라든지 이런 데 국집할 것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진척이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도 여기 문수원에 처음 와서 여러분과 공부 시작할 때와 지금은 나이만 더 들었지 무슨 변화가 있나? 할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일보했다고 봅니다. 여러분도 또한 많이 성장했습니다.
화두선이 문제가 있어서 깨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고 오직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파사나 수행을 하는 것도 발전입니다. 화두선과 비교해서 더 좋은 쪽으로 나가려는 몸부림입니다.
능인성님; 비파사나에서는 일상에서 생활하는 순간순간을 알아차리라 자각하 고 스스로 바라보는 느낌을 가지라, 바라보는 남편이나 아이들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스스로 들여다보라, 이렇게 가르칩니다. 일상생활에서 자각의 입장에서 수행하는 것입니다. 공부를 했다고 정보처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스스로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리라는 것입니다.
진명스님: 당연한 것이지요. 석가모니가 부처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화두선도 너무 급하게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면면 밀밀하게 수행하다 보면 시절인연이 도래하여 깨닫는 날이 있을 것입니다.
능인성님: 저는 법문을 들으면 의구심이 일어날 때가 많습니다. 의심도 병입니까?
진명스님: 의심도 병입니다. 삿됨, 탐진치, 산란심, 의심도 병입니다.
능인성님: 불교를 접하면서 이 절 저 절로 옮겨 다니면서 공부하는 것도 의심이고 산란심입니까?
진명스님: 그것은 아니지요. 아까 강의 중에도 말했듯이 통방신도가 많아야 합니다.
능인성님: 불교방송을 들으니까 사찰도 한 곳에 적을 두라고 합니다만..
진명스님: 재적사찰 중심으로 수행하라는 말도 이치에 맞지만 편의에 따라 재적 사찰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공부하는 자세도 문제입니다. 상상근기는 관계가 없으나 근기 하열한 신도는 상견중생이라서 마음에 따라 스님에 따라 옮길 수도 있습니다. 본인 마음이 중요하나 환경도 배제할 수는 없겠지요.
마니주님: 오늘 오랜 시간동안 열심히 가르침을 주신 스님 감사합니다.
일동;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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