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수리합니다>
꿈터 책바보 22 | 이하은 글 | 이유나 그림 | 140쪽 | 값 13,000원 | 대상 초등 5~6학년
판형 150*214mm | 2023년 11월 30일 발행 | ISBN 979-11-6739-096-7(73810)
멈추어진 시간을 수리해 준다고?
지나간 시간을 돌릴 수는 없지만
수리할 수는 있다는 희망을 주는 따뜻한 이야기!
☺ 책 소개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든 겨울 왕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상처 입은 한 소년의 치유기를 담은 판타지
“시간을 수리해 드립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잔인하게도, 아이들에게도 이는 예외가 아니다. 거대한 상실감과 슬픔, 분노, 죄책감, 믿고 싶지 않은 마음 등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이 시간이 힘든 건 어른이나 아이나 마찬가지다. 이 애도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아이의 성장에, 미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건 당연하지만, 이런 상황에 처한 아이들 주변의 어른들은 자신의 상처를 수습하고 현실을 살아내기에도 역부족이라 아이들의 마음을 살피는 것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동화작가 이하은의 신작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애도’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시간 여행’이라는 판타지적 상상력으로 풀어낸 동화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한순간에 아버지를 잃은 소년 은결과 주변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은결의 상실감과 상처, 그리고 그를 위로해 주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기도 하고 얄미운 감정이 들기도 하는 사촌 태우의 심리를 시종 담담한 시선을 유지하며 생생하고 현실감 있게 풀어냈다.
이야기의 배경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든 강릉이라는 공간과, 어머니를 잃고 방황하다가 「자경문」을 쓴 율곡의 시간을 설정함으로써 아이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낸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아이의 애도 기간에 가족과 친구의 배려와 위로가 필요함을, 결국 중요한 건 아이에게 ‘지금 흐르고 있는 시간’임을 알려 준다.
☺ 출판사 리뷰
“멈추어진 시간을 수리해 준다고……?”
온 세상이 하얗게 물든 겨울 왕국에서
외로운 한 소년과 떠나는 신비한 시간 여행.
하루아침에 음주운전 사고로 아빠를 잃은 은결이는 엄마와 같이 외조부모님 댁으로 들어와 살게 된다. 은결이와 한집에 살게 된 동갑내기 사촌 태우는 은결이가 불편하다. 불쌍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집안의 모든 관심이 은결이에게 쏠리는 것도 싫고, 은결이가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모두 태우 탓만 하는 것 같아 짜증도 난다.
어느 날, 은결이와 태우는 태우가 활동하고 있는 향토문화연구소라는 동아리에서 오죽헌이 있는 강릉으로 답사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일 년 내내 눈을 구경하기 힘든 양산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하얀 눈 세상은 마치 이(異)세계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아빠를 잃은 상실감과 상처에 괴로워하던 은결이와 그런 은결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태우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른다.
그리고 은결이의 손목에 있는 수수께끼의 마블 시계는 “상담사를 연결합니다”라는 뜻 모를 음성과 함께 두 아이를 500여 년 전으로 데려다주는데…….
“다 필요 없어! 내 맘을 누가 알아?”
상처 입은 사춘기 소년의 방황과 갈등을 사실적으로 담아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갑자기 아빠를 잃은 사춘기 소년의 혼란스럽고 아픈 마음과 방황, 그 아이를 둘러싼 주변 사람들의 심리, 그리고 스스로 상처를 극복하고 삶을 향해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메시지를 섬세하게 그려낸 동화다. 주인공 은결이의 상황을, 어머니를 잃은 율곡의 상황에 빗대어 상처 치유를 이끌어내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펼쳐진다.
너무 큰 상처를 입은 아이에게 주변의 걱정과 위로는 튕겨 나가곤 한다.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도 ‘내 아픔을 어떻게 알아?’라는 반발심이 드는 것이다. 태우는 그런 은결이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와 친한 것에 질투도 나고, 비뚤게만 행동하는 은결이에게 반발심도 생긴다.
시간을 돌릴 수는 없지만
수리할 수는 있다는 희망을 전달하는 따뜻한 이야기
마블 시계는 상처 입은 아이와 주변의 상담사를 즉각적으로 연결해 아이의 마음 치유를 도와주는 장치였다. 그리고 마블 시계가 은결이와 연결해 준 인물은 바로 은결이와 태우가 답사 때 방문한 오죽헌의 주인공 율곡 이이였다.
율곡 이이는 열여섯 살 때 어머니 신사임당이 돌아가신 후 괴로운 마음에 금강산으로 수행을 떠났다가 외할머니집으로 돌아와 스스로 결심하는 약속 열한 가지를 담은 「자경문(自警文, 스스로를 경계하는 글」을 썼다. 아이들이 만난 것은 그 순간의 율곡이었다.
그리고 은결이는 사랑하는 아빠는 떠났지만 자신은 살아 있음을, 주변에 가족과 친구들이 있음을, 아빠는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을 수 있음을 깨닫는다. 멈추었던 시간이 흐르기 시작한다.
은결이의 마음 치유를 도운 것은 마블 시계와 율곡이었을까? 아니, 은결이를 도운 건 여행이었고, 가족이었고, 친구였고, 함께하는 시간이었고, 배려하고 위로하는 마음이었다. 『시간을 수리합니다』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상실의 경험을 치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차례
불청객 7
누가 형이래? 15
답사 친구들 25
벌을 받아야 하는 아이 33
고슴도치 키워요 42
율곡을 먼저 만난 아이 58
가족 눈사람 만들기 66
꼬이고, 안 풀리고 77
마블 시계×거꾸로 가는 시계 88
상담사를 연결합니다 98
신비한 밤, 눈 내리는 밤 108
세상이 다시 움직인다 124
자경문을 쓰다 127
시간을 수리합니다 134
작가의 말 138
☺ 책 속으로
“왜 나보고 그래요? 집에서도 교실에서도 내가 은결이를 봐야 돼요? 선생님들도 나보고 뭐라 그러고, 식구들도 나한테 은결이를 떠맡겨 놓은 것처럼 그러고.”
태우는 울먹이며 대들었다.
_12쪽
“우아, 저게 진짜 눈이구나!”
태우는 닭을 그림으로 배운 아이가 살아 있는 닭을 처음 본 것처럼 말했다.
남쪽 지방인 양산은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서 몇 년째 눈 구경을 할 수 없었다. 어쩌다 눈이 내려도 비로 변하기 일쑤였고 눈사람이나 눈싸움이라는 단어는 동화책에나 나오는 이야기였다.
_22~23쪽
“그런 눈으로 날 쳐다보지 마. 불쌍하게 보지 말라고.”
우듬지에 앉은 눈가루가 떨어지고 새는 날아갔다. 하지만 날아갈 듯 명랑한 리코더 소리는 계속되었다. 자신이 연주하던 곡이었다. 그 소리가 귀벌레가 되어 귓가에서 맴돌면서 아버지 생각을 불러왔다. 은결이는 가슴이 터질 듯해서 눈밭에 주저앉았다.
_39쪽
“신사임당은 부잣집 딸이니까 그림이나 그리고 편하게 살았겠지. 율곡도 그런 어머니와 외할머니한테 교육을 잘 받았고, 재산도 받았잖아? 훌륭한 인물이 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 율곡은 요즘 말하는 금수저야.”
은결이의 한마디 한마디에 가시가 돋아 있었다.
“넌 그걸 말이라고 해?”
태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_62쪽
“과거로 가는 시계다!”
멈추어진 암담한 시간에서 출구를 찾은 것 같았다.
“정말 과거에 닿을 수 있을까?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으로?”
_92쪽
청년 율곡은 입술을 꼭 다물고 자경문 열한 개 조항을 거침없이 써 내려갔다. 곱씹어 생각하고 마음에 담아 둔 글자들을 한지 위에 풀어 놓았다. 글자들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살아서 펄펄 뛰었다.
_104~105쪽
“아, 시원하다. 제 옆에는 상담사가 많아요. 할아버지와 친척들, 친구들, 사촌 형까지 늘 대기하고 있어요.”
은결이가 태우와 눈을 맞추며 시계를 찼던 팔을 흔들었다.
_135쪽
☺ 작가소개
글 이하은
개와 고양이를 키우고 꽃을 가꾸며, 누구든 즐겁게 읽고 힘을 얻는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어린이동산 중편 동화에 당선되었고, MBC 창작동화 장편 대상을수상했어요. 서울문화재단 창작 지원금을 받았어요.지은 책으로 《DNA 반딧불이의 노래》, 《금동향로 속으로 사라진 고양이》, 《말지도를 전하는 아이》, 《세아이의 약속》, 《생각하는 고양이》, 《황산강 베랑길》, 《첫 사랑 탐구하기》 등이 있어요.
그림 이유나
대학에서 그림을 공부하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앞으로도 아이들과 공감하는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린 책으로는 《슈퍼 능력 강아지》, 《빡빡머리 천백지용』, 《마음의 힘을 키우는 어린이 자존감》, 《용돈 좀 올려주세요》, 《왜 조심해야 돼》, 《훌륭한 예술가이며 현명한 어머니 신사임당》 등이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