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장마가 제주도에서 중부지방까지 오르내리면서
폭우나 호우로 인한 피해 소식이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조리게 하고 있다.
부산과 경남지역이나 내가 진해에는 아직도 큰 피해는 없다.
산과 바다가 가까운 진해에는 비가 여간 많이 내려도
곧장 바다로 유입되어 물에 잠기거나 내가 범람하는 일도 거의 없다.
해마다 장마철이 되면 나는 용추폭포를 찾는다.
엊그제 비가 그친 다음날 진해만 생태숲의 부용 아가씨를
만나고 그 길로 웅동의 용추폭포로 가려고 했으나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찾아간 부용은 시기가 조금 이르다고
한 주간 뒤에 오라고 한다.
용추폭포 답사는 는 우산 없이 가기에는 무리가 될 것 같아서
다음 날로 미루기로 하였다.
(용추폭포 들머리 냇물)
장마비가 중부지방으로 올라간 어제 혼자서 오전 일찌감치
웅동 부암마을 앞에 차를 세워두고 폭포로 갔다.
(거의 만수 상태로 쏟아지는 용추폭포 위용)
새벽까지 내린 비로 굴암산과 부암산에서 해군사격장 분지로 흘러 내려온 물들이
함께 모여 용추폭포 언덕에서 쏟아져 내린다.
진해에 수십년 살았지만 오늘처럼 몇 갈래로 나뉘어 폭포수가 질펀하게 흘러내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혹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용추폭포 답사가 정말 멋지게 이루어져서 기쁘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여기까지 찾아오는 내 용기에
폭포도 우렁한 박수를 보내준다.
아무도 없는 폭포 아래에 서서 폭포가 전해주는
맑고 세찬 물의 정기를 듬뿍 받는다.
그 힘으로 내년까지 잘 버티다가 또 와야지.
물 가장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진을 촬영해도
조금 두려워서 정신을 가다듬고 천천히 움직였다.
폭포의 물보라가 잎이 떨어진 나무 가지 끝에
마치 추운 겨울 나무의 상고대처럼 붙어 있다.
위험해서 가까이 가지 못해 사진으로는 실감이 덜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