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하여라.
이해 없는 세상에서 나만은 언제라도 네 편인 것을 잊지 마라. 세상은 넓다. 너를 놀라게 할 일도 많겠거니와 또 배울 것도 많으리라.
이 글이 실리거든 『중앙』 한 권 사 보내 주마. K와 같이 읽고 이 큰오빠 이야기를 더 잘하여 두어라.
축복한다.
내가 화가를 꿈꾸던 시절 하루 오 전 받고 '모델' 노릇 하여 준 옥희, 방탕불효(放蕩不孝)한 이 큰오빠의 단 하나 이해자(理解者)인 옥희, 이제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서 그 애인과 함께 만리 이역 사람이 된 옥희, 네 장래를 축복한다.
이틀이나 걸렸다. 쓴 이 글이 두서를 잡기가 어려울 줄 아나 세상의 너 같은 동생을 가진 여러 오빠들에게도 이 글을 읽히고 싶은 마음에 감히 발표한다. 내 충정(衷情)만을 사다오.
닷새 날 아침
너를 사랑하는 큰오빠 쓴다.
너무 좋은 글이니 꼭 전문 읽어보기를 권할게! 너무 길어서 특히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만 가져왔어 사진은 다음웹툰 주간소년열애사야
첫댓글 비상이다...ㅠㅠ
오빠도 없는데 눈시울 붉어짐....
진짜 감성 무엇 ㅠㅠㅠ
이상...크으
ㅠㅠ 축복한다는 말이 이렇게 고마운 말이었구나
웹툰은 어디서 나온거야?? 대박 ㄷ ㄷ
와 이게...와나.....
와...
옹
정희야, 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픔을,
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고 한다.
하지만 정희야. 이건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 내일이래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찾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오.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네 적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다구니도 좋다.
나는 이후 남은 세월을
정희야 너를 위해 네가 다시 오기 위해 저
야공(夜空)의 별을 바라보듯 잠잠히 살아가련다......" ㅡ이상이 짝사랑하는 여인한테 쓴 편지 발췌본임 크..
너무 좋네..
이상 ㅠㅠㅠ 김향안 작가에게 했던 고백도 무척 절절하고 달아...'나랑 같이 죽을까? 어디 먼 데 갈까?'
유약한 듯하면서도 저 시대 문인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