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독일의 병력들이 속속들이 도착했고 공화국과 연방의 군대는 모스크바 인근의 모자이스크 요새를
성공적으로 점령하고 적들의 수도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 추운 겨울을 이기지 못하고 많은 병사들이 죽어갔다.
하지만 야로폴크는 여기서 물러선다면 공화국은 이번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리란 걸 잘 알고 있었다.
바실리 대공의 군대는 남쪽의 랴잔, 오도예프의 준군과 싸우고 있었으므로 아군은 안정적인 공성을 펼칠 수 있었다.
식량은 강을 통해 수송되었고, 강이 얼어붙을 때면 공화국 대상들의 마차를 이용하여 원활한 보급을 가능케 했다.
모스크바는 완전히 고립되었고 그들의 국왕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수도를 포기한 듯했다.
그리고 마침내 동쪽 성벽을 향한 마지막 돌격 끝에, 모스크바는 함락되었다. 도시로 진입한 공화국 군대는
대공의 궁전을 불태웠고 지금껏 그들이 당해왔던 수모를 그대로 갚아주었다. 멸망 직전의 노브고로드가 다시
잿더미에서 회생하는 순간이었다. 모스크바의 낙성 소식은 곧 전 러시아로 알려졌다. 바실리 대공의 위신은
추락했으며 페름과 카잔의 타타르인들은 반란을 일으켰다. 모스크바 대공은 전쟁을 마무리지어야만 했다.
노브고로드는 이번 전쟁으로 실지를 회복했고 대공에게 배상금 명목으로 상당한 액수를 요구했다.
공화국회의 모두가 기뻐했으며 노브고로드 시에서는 성대한 축제가 7일간 열렸다. 기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일은 고령의 야로폴크 원수가 축제 기간 중 보드카를 즐기다
과음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었다.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공화국회는 즉시 선거를 열어 새로운 원수를 추대했다.
노즈드레바티 가문의 유리는 이번 전역에서 공성을 감독하며 뛰어난 수완을 보여준 바 있었고 실제로 첫 번째로
모스크바에 진입한 것도 그의 부대였다. 새로운 전쟁 영웅이 노브고로드를 새 시대로 이끌 건 너무나 자명했다.
그러나 영웅은 새로운 위협 또한 마주해야 했다. 네바 하구의 무역로, 그리고 사아레마를 노리던 덴마크가
모스크바의 전쟁으로 기력이 쇠한 틈을 타 공화국을 침략했던 것이다. 덴마크 대함대가 리가 만과 네바를 봉쇄했고
대양에 있던 공화국 무역 선단은 대다수가 나포되고 말았다. 유리 원수는 이 가톨릭 침략자들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공화국은 지쳐 있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우리의 동토에서, 우리의 땅 위에서 싸움을
벌였다. 사아레마로 상륙하려는 덴마크 군은 리보니아 방면의 주둔군에게 여실히 격파당했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병사들은 주인의 싸움에 그다지 열성적이지 않았으며 내륙으로 진입한 덴마크 군대도 쉬이 물리칠 수 있었다.
랴잔의 충직한 동맹군들까지 당도하자 전황은 오히려 공화국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전쟁을 지속하기엔
국고가 점점 밑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결국 양국은 3년 동안의 소득 없는 싸움을 뒤로 하고 평화 협상에 나섰다.
비록 조약 내용에 발트 해 무역에서 덴마크 국왕의 권위를 우선한다는 조항이 포함되기는 했지만 실효성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 전쟁 후 공화국 상인 선단은 덴마크로 향하기 보다는 뤼벡과 북독일의 무역시들과 더욱 교류를
강화해 암묵적인 경제 봉쇄를 가했다. 공화국이 더 이상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덴마크인들도 느꼈으리라.
한편, 폴란드-리투아니아에서는 불온한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최근 오스만 튀르크와의 전쟁에서 패배하여 몰도바를
빼앗기자 폴란드 귀족 의회인 세임에서 국왕에게 책임을 물었던 것이다. 그 결과, 폴란드는 국왕파와 의회파로 양분해
내전 상태에 빠졌고, 더불어 리투아니아에서도 약체화된 폴란드와 결별을 선언하려 했다. 공화국회는 모스크바를
몰아내는데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연방이 쇠락하는 걸 안타까워 했지만 국제 정치는 어디까지나 현실 정치이다.
유리 원수는 폴란드와 새로이 분리한 리투아니아 중 어느 쪽을 새로운 동맹자로 둘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그 답은
리투아니아 대공국이었다. 모스크바와 지리상으로도 가까웠고, 폴란드 내전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 북부의 문화, 경제 중심지가 된 노브고로드를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80개가 넘는 정교회 성당들이
이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크고 거대한 성당들이 계속해서 지어졌다. 특히 노브고로드의 성 소피아 성당은
새로이 개축되어 공화국의 번영을 상징했다. 과거 모스크바 대공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이후 스스로를
정교회의 수호자며, 모스크바는 제 3의 로마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말도 안되는 헛소리일 뿐.
정교회의 수호자는 바로 노브고로드 공화국회와 원수이며 제 3의 로마 지위는 노브고로드 시가 가져야 마땅했다.
이를 공고히 하기 위해, 유리 원수는 모스크바 원정을 단행했다. 이번에는 우리쪽에서 대공국을 공격했다.
바실리 대공이 서거한 이후, 새로이 모스크바를 이끌게 된 이반 3세는 리투아니아와 노브고로드 연합군의 공격을
제대로 막아내지조차 못했다. 개전 초에 모자이스크와 트베르가 함락되었고 모스크바는 리투아니아군에게 또 다시
약탈당했다. 각지의 반란을 진압하며 정예 병력을 소모한 모스크바군도 더 이상 예전같지 않았다.
모스크바의 패배로 귀결된 이번 전쟁으로 유리 원수는 트베르와 오카 지역을 비롯하여 모스크바 인근을
감싸안는 형태로 영토를 요구했다. 수즈달과 갈리치를 선점하는 게 나았으리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모스크바를
압박한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었다. 모스크바를 잃은 모스크바 대공이라, 상상만 해도 재밌지 않은가?
공화국회는 동쪽의 노가이인들과 동맹을 맺어 모스크바의 후방을 교란하려 했다. 연이은 전쟁에서 모스크바가
패전을 거듭하기는 했지만 아직 적은 무서운 상대이다. 모스크바 대공은 그럼에도 아직 3만이 넘는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화국이 1:1로 상대하기에는 아직 무리인 체급이었다.
리보니아 기사단의 패망으로 살짝 주춤하기는 했지만 튜튼 기사단은 아직도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었다.
더욱이 폴란드가 내전으로 몰락함에 따라 그들의 영향력은 계속하여 증대되었다. 기사단은 폴란드를 공격해
크라쿠프를 불태웠고 동프로이센 지방을 완전히 손에 넣었다. 이들은 리투아니아 대공국에게도 눈길을 돌려
과거, 탄넨베르크의 수모를 풀려고 했다. 이에 더불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남쪽의 오스만 튀르크도 크림 반도의
안정을 위해 남쪽에서 리투아니아를 침입하기 시작했고 리투아니아는 사면초가의 형세에 놓였다.
공화국회는 비열하기는 하지만 기사단과 튀르크와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는 이전의 모스크바 전역때문이었다.
모스크바를 점령한 리투아니아 군대는 모스크바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요구했고 공화국에게는 모스크바 점령의
공로가 없으니 이를 나눠주지 않겠다 공언했다. 더군다나 아예 모스크바를 공화국의 통치권 하에 두려고 했던
유리 원수의 계획은 계속해서 도시를 점유하고 있던 리투아니아 군대에 의해 저지당했고 결국 당초에 못 미치는
협상안에 만족해야만 했다. 리투아니아는 공화국을 우방이라 여기기보다는 모스크바를 견제하는 데에 필요한
도구로 여겼다. 그렇다면 우리도 똑같이 나와줘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공화국군은 랴잔군과 함께 출병했다.
과거 함께 싸웠던 동지들을 조우한 공화국군은 빌니우스에서 그들을 완파했다.
그 결과로 공화국은 사모기티아에서 폴로츠크까지의 북부 영토 일대를 할양받았다. 지역 상인단은 이제
네바 인근을 넘어 키예프와 모스크바 일대까지 진출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성공적인 무역은 공화국의 정통성을
보장했다. 이들 상인단의 지도자들이 노브고로드 무역 재판소의 영구적인 일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1534년, 결국 모스크바와 그 일대는 공화국에게 귀속되었다. 원래대로 였다면 최소 10년 전에 일어났을
일이었지만 리투아니아의 훼방으로 늦춰진 결과였다. 이제 누가 쇠락하는 국가를 대표하는지는 모두가 알 수 있으리라.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는 헝가리, 기사단, 튀르크, 그리고 노브고로드에 의해 분할되었다. 리투아니아는
튀르크와 러시아 사이의 완충지대를 형성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리 멀리는 가지 못할 게 자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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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제 좀 풀리는가 싶었더니 오스만이 모스크바랑 동맹했습니다.
역시 다음 편도 안 올라올 수 있으니 기대하지 마십시오.
첫댓글 으잌ㅋㅋ 파란만장하네요 ㅋㅋ
리투아니아가 작아졌네요...
안돼 모스크바놈들ㅜ
아이고 오스만-모스크바 동맹이라니;
브고르드가 제3로마라니 공화국 전통깎고 군주정으로 가도 잼겟네요 실제로마처럼
근데 모스크바랑 잘큰 오스만동맹 ㅋㅋㅋ
폴란드-리투아니아는 노브고르드 도와주다가 훅갔네요.
근데.. 오승만이 미쳤네요 ㅋㅋ
모스크바 망해가는거 맞나요... ㅎㄷㄷ한디
스탈린:불편
리투아니아 속국화 방어전만이 답이될 듯 하네여... 오스만 경쟁국을 동맹으로 ㄱ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