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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스크랩 폭설, 인터넷 단절,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고민
권종상 추천 1 조회 17 12.01.23 01:0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글을 올리는 이 시점은 이 글을 쓴 시점에서 만 하루가 지난 시점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집엔 인터넷이 재개통되지 않았고, 저는 지금 우리집에서 얼마간 떨어져 있는 스타벅스에 잠깐 나와서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전기는 들어왔는데, 인터넷 개통은 '기약이 없다' 가 우리집과 인터넷 계약을 맺고 있는 컴캐스트란 회사의 답변입니다. 한달에 70달러 이상의 인터넷 + 케이블 텔레비젼 시청료를 내는데! 어쨌든 인터넷이 들어오지 않은 날수만큼 돈을 빼 주긴 한답니다. 그래도 이건 갑갑의 극치군요. 아, 성당갈 준비하러 집에 가야 하는데...

아무튼, 나무가 너무 많이 부러졌고, 그것들이 전기줄과 케이블 전선들을 끊고 전주들을 넘어뜨려 일어난 일이니 가히 천재지변이고, 그나마 우리집엔 전기는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감사해야 하는 건지... 눈도 다 녹았는데 얼른 복구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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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엔 지난 며칠간 눈이 내렸습니다. 원래 눈이 잘 오는 지역이 아닌데다, 언덕배기가 많아서 한번 눈이 왔다 하면 그야말로 대란이 벌어집니다. 며칠동안 생고생 하면서 출퇴근을 했습니다.

 

이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 불편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잔설은 아직 보행을 불편하게 할 정도로 길을 덮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집엔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조금 불편하죠. 아니, 아주 불편합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있는지를 제대로 캐치하지 못한다는 것, 정말 불편한 일입니다. 카페와 카페를 전전하며 짬내어 세상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아, 이럴 때는 정말 스마트폰 사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도 합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스마트폰의 이용률이 높지 않습니다. 정말 우리나라가 IT 세계 최강국입니다.)


출근길에 다시 사무실 앞에 있는 피츠 커피에 들러 작은 커피 한잔 시켜놓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시간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마 집에 인터넷이 이상없었다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다 알고 있을텐데, 내가 알고 있는 사건의 범위가 무한대로 축소되는 느낌입니다. 그러면서 실감합니다. 아, 나도 이제 분명히 현대인이 됐나보다, 뭐 이런.


과거, 우리가 알고 있었던 시공의 범위는 분명히 우리의 시야의 한계까지였을겁니다. 그것을 어떻게 확장 발전시켜왔는가 하는것이 우리의 문명의 역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러나 육신의 눈의 한계 대신에 열려 있었던 것은 아마 마음의 눈이었나 싶기도 합니다. 눈이 확인시켜주는 분명한 정보엔 한계가 있는 대신, 사고가 열려 있었던 시절도 있었을겁니다. 그리고 보면, 지금은 눈으로서 확인되는 사실들, 그리고 거기서 추론되는 것들이 구체적인 사실들에 대해서 확장성을 열어주는 시대이긴 합니다. 그런 면에서 과거에 분명히 왜곡이 가능했던 매체들에서 눈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사실 관계를 판단해야 했던 시대가 아닌 것에 대해 또다시 감사하게 되는 면도 있습니다.


트위터 한 줄이 그 어느 진실이라 스스로 주장하는 것들보다 강하게 전달되는 지금, 여기에 그 과거, 육신보다는 영혼의 눈이 열려 있던 그 시절이 바로 접목되는 법은 없을까 하고 괜시리 고민해 봅니다. 우리의 마음의 눈이 열려 있던 옛날, 비록 현실로 전달되는 것들의 폭은 적었을지라도 우주를 눈으로 느낄 수 있었을 때, 그때의 커다란 마음들과, 그리고 지금의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전해지는 진실의 이야기들이 한데 묶일 수 있는, 그런 방법은 없을까요? 그렇다면 마음의 눈들이 촘촘히 인터넷의 결속의 끈으로 엮여, 다시는 가카와 같은 그런 사람들이 권좌에 앉는 그런 일도 없을 것 같은데.


아, 오늘 저녁 집에 가면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을까요? 이제 일 시작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시간이네요. 마음이 조급하긴 하지만, 그만큼 뭔가 말하고 싶은 것들이 마구 확장되는 순간인데,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네요.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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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1.23 19:49

    첫댓글 여기는 구정연휴입니다..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작성자 12.01.23 20:02

    예, 설이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 12.01.23 20:24

    땅이 넓다보니 복구도 더딘가 보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작성자 12.01.23 21:03

    다시 개통됐습니다. 어제 오후에... 며칠간 깝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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