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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이 처음 방송 나온 건 무한도전이다. 그 때 하하 대 홍철을 히면서 각자 한국사 퀴즈를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하하가 찾아간 게 설민석. 이 때 하하에게 필요한 건 한국사 전반의 상식 정도라 이런 건 오히려 대학교수를 찾아가는 게 민폐고 학원강사가 차라리 나을 법하다. 당장 탕수육 만드는 법을 배워야하는데 중국집 개업할 건 아니고 집에서 대접하는 목적에 가성비만 충족하면 된다면, 여경래보다는 백종원에게 배우는 게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집에서 먹는 게 아니라 직업으로 만들 거라면 백종원도 더 엄격해진다. 쉽게 만드는 것도 백종원 레시피지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런데 설민석이 방송에 등장하고 말빨이 좋은 걸 보고, 소위 교양 예능을 만들겠다는 제작진들이 교양 예능이라는 방송을 백종원식으로 만들려 든다. 그렇게 설민석은 무한도전에 이후로도 몇번 더 나오고, MBC를 넘어 다른 방송국도 진출한다. 백종원은 자기 요리가 가성비, 야매라는 걸 잊지 않고 스스로를 셰프라 규정하지도 않지만 설민석은 어느덧 역사전문가가 되었다. 전문가라기엔 민족대표 33인 룸살롱 논란을 비롯해 숱한 오류 지적도 있었지만, 지적 받을 땐 그걸 수정해도 또 비슷한 오류를 범했다. 그럼에도 방송은 설민석을 계속 쓰고, 급기야 전공도 아닌 독서 프로그램에 세계사 프로그램도 맡긴다.
벌거벗은 세계사의 이집트 편에 대한 제작진 해명을 보고 느낀 건 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만들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 자문을 받아도 방송에 써야 할 것과 쓰지 말아야할 것을 구분 못한다. 그저 설민석이란 인기인을 내세워 그럴싸하게 만들 뿐이다. 백종원식 요리는 야매라도 요리라는 기본 역할에 충실하지만, 이들은 교양 예능이라는 기본 역할에도 어긋난다. 심지어 이게 처음도 아니고 전공이라는 한국사에서도 이미 오류가 있었던 걸 계속 썼다가 여기까지 왔다. 설민석도 문제지만, 능력도 없으면서 그럴싸한 사람을 내세워 포장해 대중의 지적 허영만 채우는 방송국도 문제다.
어느 기사는 설민석 시청률은 높지만 정문적인 강연인 차이나는 클라스의 시청률은 그보다 낮다고 지적도 했는데, 그 프로그램도 낭설을 말하는 강사를 섭외하 방송하여 문제된 적이 있긴 마찬가지다. 유능한 제작진이라도 1년 내내 매주 방송하면 좋은 강사 걸러낼 여유가 없을텐데, 그도 아니면 당연히 엉뚱한 인간도 섭외하는 법이다.
설민석은 방송 중단했지만 앞으로 제2의 설민석이 없을 거라 믿을 사람은 없다. 설민석 이전에도 최진기가 있었고 도올이 있었다. 방송국은 또다른 설민석 최진기 도올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그들은 교양 예능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의 프로그램을 만들 능력이 없다. 의지도 없어 보인다. 이번 설민석 프로그램의 논란을 보며 그걸 더 확실히 느꼈다. 그러니 주제 넘게 지식 전달하겠다는 헛된 짓을 하지말고 험난한 시국에 그냥 웃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더 세상에 도움 되는 일일 것이다.
[댓글]
역사, 종교(혜민), 정치, 요리 등등이 예능화되면서 자꾸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요.
그나마 요리 쪽은 백종원이라는 넘사벽의 인재가 있어서 괜찮지만 나머지는 다 꽝...
문제는 이게 과학, 예술, 외교 등등으로까지 확대될 낌새가 보인다는 거죠.
이미 유시민씨가 첫 테이프를 끊은 상태라서 이 분야도 곧 시궁창이 될 것 같다는 느낌...
대중들의 지적 우월감을 충족시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쉽게 그 지적 우월감을 쌓으려는 탐욕이랄까요...
대중의 교활함과 탐욕이 만든 참사이기도 합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결국 대중을 어떻게 견제하느냐인데 지금 한국은 대중을 견제할 그 어떤 제도, 관습도 없는 상태다보니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또한 방송을 내보낸 후 틀리면 해당 스타만 자르고 방송 제작진은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무책임한 한국 방송계의 풍토도 같은 문제를 계속 반복하게 만든다 해야 하겠습니다.
이런 뒷북이야 얼마든지
그렇게도 문재인이 같은 놈 뽑으면 안된다고 생지랄발광했는데도 떡하니 뽑아 놓고서는 이제 와서는 물릴 수도 없고 뒤로 욕해봤자고 그렇다고 문재인이가 모가지가 잘리든 말든 그만 두게 되면 그제서야 어쩌고 저쩌고 해 봤자
예전에 특정 시기에 도올이 같은 돌대가리가 방송이라든가 뭐든가를 장악하고 지 마음대로 야부리를 털때 다들 미친 듯이 열광했던 기억이 있는 이상
아, 내가, 조선의, 개돼지다~
아마츄어들이 프로인 척하고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게 지금의 한국이지요.
첫댓글 이 사람이 오래 전에 학원에서 강의를 하면서
삼국시대에 대해서 이상한 말을 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데, TV출연 영상이 아닙니다,)
학원 역사강사가 역사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관을 가지고 왜곡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33인에 대해서 말한 것으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3인이 룸싸롱인 태화관에서 모인 것은
손병희의 내연녀인 술집 여주인이 술값을 싸게 해주고 안주도 더 준다고 해서이고,
술이 취해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했고,
'병희'가 일본순사에게 잡아가라고 연락을 했더니
순사가 인력거를 보내준다는 것을
나는 택시만 탄다고 하며 택시를 불러달라고 했다
는 것이 대강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명예훼손이 인정되어서 1,4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불했다는 결과도 봤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ㅅ 이 사람이 TV에 나오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제작진은 아나?
제작진의 말은 시청율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똑똑한 시청자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똑똑한 유권자가 좋은 나라를 만든다는 말이
사실인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