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내 거주지에 있는 K은행 모지점에 그간 나와 함께 했었던 돼지 저금통을 은행에 떠맡기고 집에 왔다. 그 이유인즉,요새 동전이 잘 유통되지 않는 세태에 비추어서 그 지점내에 있었던 동전 교환기가 이 지점 내부 공사시에 철거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동으로 처리가 되지 않아 지점에 맡기면 나중에 통장으로 입금된다고 하니 나로서 어찌할 도리가 없잖는가? 나의 손때가 묻은 그 돼지를 맡길 수밖에!
이 돼지(저금통)에 관한 이바구는 약 3회 걸쳐 여기에 글을 올려 강호제현들의 재미있는 댓글을 유도한 적이 있어서 그냥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넘기려다가 사람의 정이란 게 그런 거 아니라서 마지막으로 돼지(저금통)에 관한 짧은 소고 하나 정도는 남기려 한다.
처음으로 사서 나름 생애 최초로 돼지 하나 묵직하게 키운다는 자부심으로 시작된 돼지 먹이 주기는 생각보다도 더 빨리 배가 불러 부득이 동전에서 지폐로 교환해야 하게 되었다. 그때 부푼 마음의 느낌이라는 거 이미 기술했다.참고로 기 쓴글의 내역(제26822,17.01.03. 제23399,16.03.31.제19170,15.03.08)을 참조하기 바란다.
속담에 늦게 배운 거 날이 새는 줄도 모른다는 식으로 나름 이 동전 저금하기에 열을 올린 거 사실이다. 하루 생활하다가 보니 주머니 안에는 생각지도 않는 동전들이 있다. 요새 이들도 세상을 닮아가는지 도통 소리를 내지 않는 탓에 주머니 안에 있는지 조차도 모를 경우가 허다하다.
어쩌다 옷을 갈아 입을 때나 또는 무심결에 바지 안주머니 손을 넣는 경우에 인지하는 그 촉감에서 동전 몇개가 있구나!하는 생각에 그 동전을 꺼내어 책상위에 있는 돼지에 넣는다.
처음 새로이 살 때에 돼지가 완벽했는데,이제는 등짝엔 큰 상처가 나 있다. 돼지 안에 모이(동전)을 꺼내기 위해서는 하는 수 없이 등짝에다가 칼을 대고서 상처를 내고서 꺼내야 하기에 일견 등짝에 보기가 휴한 자국이 남아 있을 수밖에.
그래도 나는 시간이 나거나 때론 무의식적으로 나의 손에 동전이 있기만 하면 그 돼지의 등짝으로 동전을 넣는다. 마치 미래 나의 꿈이 이루게 되려고. 허나, 그것은 단지 나의 생활적인 습관을 지속하려는 의지적인 동작인 것을!
언제나 나의 시선을 끄는 등짝에 상처가 난 돼지를 보면서 어서 돼지에게 만족감을 느끼게 해야 하는데 하면서 동전을 구하게 되면 즉각 그 돼지에게 밥을 주곤했다.
세월은 무심히 흐른다.
가정사적으로는 어머님을 여의고 여태껏 생활을 하고 있다. 무심결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돼지 등짝에 동전이 보인다. 가만히 가서 확인하니 이미 동전이 가득차 더 이상 동전 넣기가 어려울 정도로 동전이 만땅이었다.
언제 이렇게 되었지?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어서 지폐로 교환해야지 하는 현실적인 계산이 더 먼저 머리를 스친다. 해서 앞서 언급한 지점에 가 문의하니 기존 설치된 동전 교환기는 없다고 한다.
어찌할까? 하다가 그냥 집으로 복귀했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오늘 아침에애 다시 돼지 보니 너무 많은 동전으로 인해 돼지가 힘들어 하는 모습에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서 지점에 가 일을 본 후에 청원 아찌와의 말을 나눈 뒤에 가지고 오란다.
두말없이 집에 와 그 돼지를 배낭에 넣고는 지점에 와 맡겼다.
이제 나와는 영원한 결별을 고한 셈이다. 그간 나와의 정 들었던 시간을 뒤로 하고는 이제 지점에서의 일 처리가 되면 그 존재는 소리없이 사라지게 되겠지.
정말로 아쉽다고 하겠다. 비록 말이 없는 돼지이었으나 나의 생활에 말없는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했다고 믿는다.저금통에 동전 넣는 재미를 알게 해 준 그 돼지여!이제는 영원한 안녕이라고 고하고 싶다.
비록 이름없는 돼지로만 존재했지만 너는 나에게 동전 모우기 또는 돼지 키우기란 이 평범한 삶의 위락을 다시금 느끼게 한 공을 어찌 잊겠는가??!!
첫댓글 돼지저금통을 바로 하나 사서 비치 해야지요.
나도 게울러 꽉차있는 돼지를 방치하고
지금은 그냥 설합에 넣고 있는데 쉽게 내다가 써버리니
늘어나지가 않군요~~~ 날이 춥네요~ 몸 건강 잘하세요~~~
어서 가 지폐나 통장에 입금시키면 그 재미가...
이젠 새끼 돼지 말고 아주 큰 돼지로 사서 오래오래 기투세요
늙어 죽을 때까지 ㅎㅎ 잡지 마시고
그리 큰 게 필요하나요? 내 생각엔 키우는 쏠쏠한 재미는
버로 작은 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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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에 재미 느끼는 거 작은 행복이 아닐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