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비탈길을 따라 텃밭으로 천천히 걸어가는데 발 앞에 애완견으로 보이는 제법 큰 개가 갑자기
나타나서 심하게 짖었다. 멈칫 서서 달려드는 개를 노려보고 있는데 뒤에서 한 여자가
제법 큰 소리로 ‘캐리야 엄마한테 오느라.“ 라는 소리에 개의 어미가 개 끈에 묶여 있는 줄 알았다.
개가 계속 짖고 있자 ”아빠 한테 와.“ 하는 소리에 놀라 돌아보니 중년 남녀가 멋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진짜 개의 엄마, 아빠인 것 같았다.
귀여운 애완동물들이 격상되었는지 아니면 키우는 사람들이 격하되었는지 키우는 개들을 딸, 예쁜이 등으로 부르며 주인은 그들의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들을 너무 사랑하고 귀여우니 그렇게 부르게 되었는지 모른다. 개가 질병에 걸리면 사람을 치료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심지어 죽으면
애도기간 동안 시신 앞에 꽃을 꽂아두는 꼬라지를 보면 배가 아파진다. 애완견 전문 장례사가 집례하여 화장하여 도자기에 담아 보관하거나 납골당에 보관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한다.
말은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하지만 개는 어디까지나 개이고 인간이 아니다. 국어사전에는 짐승의 이름으로 사용하는 개 이외에 별로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의 앞잡이가 되어 끄나풀 노릇을 하는 사람을 ’개‘ 혹은 ’개새끼‘라고 불렀다. 천한 직업일지라도 부지런히 벌어서 떳떳하게 산다는 뜻으로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는 말과, 싫어하는 사람에게 싫어하는 일을 시키는 것을 ’개 꼬락서니 미워서 낙지 산다‘는 말과, 본디 나쁜 것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뜻의 ’개 꼬리 삼 년 두어도 황모 못된다‘라는 말과, 명절같은 날에 제대로 못 먹고 지내버리면 ’개 보름 쇤다‘ 라는 말과, 격에 맞지 않은 일에 ’개발에 편자‘라는 말 등으로 별로 좋지 않은 의미로 ’개‘자가 붙여지거나 쓰였다. 요사이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는 특정 정치인을 후원하는 ’개딸‘이라는 단체도 일반인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물론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소통하게 되면 안정감, 편안함을 주게 되는 이점이 분명 있다고 한다. 특히 외로운 노인들에게는 반려동물로부터 받는 이점이 많다고 한다.
모든 일에는 빛과 그늘이 있듯이 애완동물을 키우면서 느끼는 정신적 이점에 버금가는 부작용도 있다. 개와 고양이의 배설물이나 모낭(毛囊)에 기생하던 톡소플라스마(Toxoplasoma) 원충(原蟲) 등이 털과 배설물을 통하여 사람에게 감염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임신부가 감염될 경우 사산이나 심각한 태아 기형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한다. 마당에 있는 개집에서 키울 때 보다 아파트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개를 키울 때 감염될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오래 전 어느 잡지에서 애완동물을 실내에서 키우는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회에서 보다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공동주택인 아파트에서 키우는 개의 짖는 소리와 습도가 높을 때 나는 짐승의 특유의 비린내가 애완 동물을 키우지 않은 이웃에게는 고역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이웃 간, 층간 다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높은 적응력과 번식력이 왕성한 외래종 개를 키우다가 무책임하게 버리면 유기견 혹은 야생개가 되어 생태계에 큰 혼란을 줄 수도 있다. 물론 흔하지는 않지만 개에게 물려 광견병 등으로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사고도 있다. 개가 언제 어디에서든 주인의 의향대로 행동해 준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말귀를 알아듣는 같은 종족인 인간도 통제에 완전히 따르라는 법이 없다.
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사실 애정만으로는 여러 가지로 어렵기 때문에 이웃이나 다른 구성원들이 눈살을 찌푸리지 않도록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 애완동물을 잘 관리하여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jongbong60@naver/com
첫댓글 '개 엄마와....' 얘기.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다음 회고록 제목이 '개똥줍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준비되어
있는데 공감되는 부분도 있네요. 아무리 뭐라 캐사도 '개는 갭'니다. 건강하소. 부산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때 강아지를 구입하여 훈련시켜 가며 키우다가 나이가 들면 보신탕으로
이용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제적 여유와 애완동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서 집에서 기르던 똥개를 잡아 보신탕으로 요리하면
벌금을 무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홍집 지금도 보신탕 좋아하시나요? 언제 한 번 웃통 벗어젓히고 땀 한번 기회 있을라나.... 여름에야 그거 이상 있능교?
똥개가 아니고 黃狗였지요. 초복 기다릴 것 없이 우리팀은 주말 바뀌면 하기로 날 잡았듬다. 건강하소. 부산넘
기계 만지는 교수님께서 글 솜씨가 웃음 짓게 하시니 자주 올려 주시면 바람새의 관상이 이쁘게 될 것 같습니다.ㅎㅎ
저도 본의 아니게 견공과 함께 생활한 일이 있습니다만 개는 인간과는 다른 부류이니 같은 종끼리 어울려야 할 것 같습디다.^^
요즘 아파트에 머물고 있는데 눈쌀 찌프릴 때가 많습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개는 원시 시대부터 인간과 공존하였다는 설이 있다고 합니다. 잔반이지만 인간과 비슷한 먹이를 먹이고...
개는 청각과 후각이 우리 인간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어떤 분야에서는 유용하지만 그렇다고 인간과 동격으로 애지중지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개를 집안에 들여다가 끌어안고 지내는 풍습은 서구의 퇴폐적인 풍습이 잘 못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홍집 님!
공감 입니다.
외국 사례로 보아 - 재산 일부도 상속하는 시기가 곧 도래 할 것입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십 여년 전 프랑스에서 카톨릭 신부가 개를 좋아하여 키우던 개에게 세례를 주었다가 교황청으로 부터 파문을 당하였다는
소문이 나던데.. 개에게도 영혼이 있고 인격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가 봅니다. 건강과 행운을 기원합니다.
@홍집 그렇게 믿는 자들은 개들입니다. 하나 개에게 人格은 아니고 있다면 犬格이겠지요. ㅎㅎㅎ 부산넘
@홍집 개에게 세례를?
大師다운 우리 大師카페에 멋 있는 글에 주고 받으시는 댓글을 보며 행복를 느낍나다. 모두 모두 자랑스런 大師 형제들의 건행에 저도 건행하여 모두에게 감사 거듭 감사드립니다
홍집님,바람새 지기님,panama님,늑점이님 어쯤 이렇게 재미있는 사이에요. 한메도 낄 수 있을까?????
한메님은 대사카페의 주장입니다요.^^
물론 우리 함께 어깨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