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구식(二旬九食)
20일에 아홉 끼를 먹는다는 뜻으로, 매우 가난함을 의미한다.
二 : 두 이(二/0)
旬 : 열흘 순(日/2)
九 : 아홉 구(乙/1)
食 : 먹을 식(食/0)
(유의어)
삼순구식(三旬九食)
출전 : 설원(說苑) 卷04 입절(立節)
이 성어는 설원(說苑) 卷04 입절(立節)에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공자(孔子)의 손자이며 중용(中庸)의 저자로 알려진 자사(子思)가 위(衛)나라에 살고 있을 때, 겉옷도 없이 거친 옷(縕袍)을 입었으며, 식사는 스무 날에 아홉 끼를 먹으며(二旬而九食) 지낸다는 말을,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으로부터 배운 전자방(田子方)이 듣고, 사람을 시켜 여우 털로 짠 외투 호백구(狐白裘)를 보내면서 자사가 받지 않을까봐 이렇게 말을 전하게 했다. “나는 누구에게 뭘 빌려주면 즉시 잊어 버립니다. 남에게 빌려주는 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子思居於衛, 縕袍無表, 二旬而九食, 田子方聞之, 使人遺狐白之裘, 恐其不受, 因謂之曰; 吾假人, 遂忘之, 吾與人也, 如棄之。
역시 자사가 사양하며 받지 않으니, 전자방이 재차 권하면서 말했다. “나는 여유가 있고, 그대에게 없습니다. 무슨 까닭으로 받지 않습니까?”
子思辭而不受, 子方曰; 我有子無, 何故不受?
자사가 말했다. “제(伋; 자사의 이름)가 듣기로는, 함부로 주는 것은 물건을 도랑에 버리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였으니, 제가 비록 가난하지만, 차마 저 자신을 도랑으로 여기지 못하겠기에 감히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子思曰; 伋聞之, 妄與不如棄物於溝壑, 伋雖貧也, 不忍以身為溝壑, 是以不敢當也。
(說苑 卷04 立節)
여기에 二旬而九食으로 전해지다가 도연명(陶淵明)의 시 의고(擬古) 5에 三旬九食이라고 쓰면서 널리 애용되고 있는 것이다.
의고(擬古) 5
東方有一士, 被服常不完。
동방에 한 선비가 있으니, 옷차림이 항상 남루하였네.
三旬九遇食, 十年著一冠。
식사는 한 달에 아홉 끼가 고작이요, 10년 동안 관 하나로 지내더라.
辛苦無此比, 常有好容顏。
고생이 이에 비할 데 없지만, 언제나 좋은 얼굴로 있더라.
我欲觀其人, 晨去越河關。
내가 그를 보려고, 이른 아침에 물(河關)을 건너갔네.
青松夾路生, 白雲宿檐端。
푸른 소나무는 길을 끼고 울창하고, 흰 구름은 처마 끝에 머물러 있네.
知我故來意, 取琴為我彈。
내가 일부러 찾아온 뜻을 알고, 거문고 줄을 골라 퉁겨내네.
上弦驚別鶴, 下弦操孤鸞。
높은 음은 별학조(別鶴操; 남편과 이별한 아내의 슬픈 노래) 놀란 듯 한 가락이고, 낮은 소리는 고란 (孤鸞; 배우자가 없음을 슬퍼하는 노래)이 아닌가.
願留就君住, 從今至歲寒。
바라건대 그대 곁에 머물러, 지금부터 노년까지 함께하고 싶소.
▶️ 二(두 이)는 ❶지사문자로 弍(이)는 고자(古字), 弐(이)는 동자(同字)이다. 두 개의 손가락을 펴거나 나무젓가락 두개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둘을 뜻한다. 수의 둘을 나타내는데 옛 글자 모양은 아래 위가 거의 같은 길이로 썼다. 위를 조금 짧에 쓰면 上(상; 위)이란 글자의 옛 모양이 된다. ❷상형문자로 二자는 ‘둘’이나 ‘둘째’, ‘두 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二자는 나무막대기나 대나무를 나열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에는 나무막대기를 일렬로 늘어놓는 방식으로 숫자를 표기했다. 이렇게 수를 세는 것을 ‘산가지(算木)’라 한다. 그러니 二자는 두 개의 나무막대기를 나열하여 ‘둘’이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참고로 한자에는 획이 나란히 나열된 글자가 있어서 간혹 二자가 쓰일 때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단순히 모양자 역할만을 할 뿐 뜻은 전달하지 않는다. 그래서 二(이)는 수(數)의 이름. 둘. 이(貳) 등의 뜻으로 ①두, 둘째 ②두 번 ③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④두 가지 마음 ⑤둘로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두 겹이나 중복을 이중(二重), 검은 털과 흰 털을 이모(二毛), 벼슬의 둘째 품계를 이품(二品), 재물을 아껴 남에게 주지 못하는 것을 이간(二慳), 두 사람을 이인(二人), 두 층으로 지은 집을 이층(二層), 다시 없음이나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이중으로 하는 것을 이중적(二重的), 차원의 수가 둘인 것을 이차원(二次元), 기구나 조직 문제 따위를 둘로 함 또는 둘이 됨을 이원화(二元化), 한 가지 사물에 겹쳐 있는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성질을 이중성(二重性), 군대의 가장 아래 계급의 사병을 이등병(二等兵), 한 경작지에 일 년에 두 가지 농작물을 차례로 심어 거두는 일을 이모작(二毛作), 두 가지 규율이 서로 반대된다는 이율배반(二律背反), 부부 사이의 정을 이성지락(二姓之樂), 성이 다른 남자와 여자가 혼인을 하는 일을 이성지합(二姓之合), 열여섯 살 전후의 젊은이로 젊은 나이를 이팔청춘(二八靑春),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이인동심(二人同心), 센 털이 나기 시작하는 나이라는 뜻으로 32살을 이르는 말을 이모지년(二毛之年), 때를 놓침으로 절망 등의 뜻으로 쓰이는 말을 이십오시(二十五時), 둘 중에서 하나를 가려 잡음을 이자택일(二者擇一),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서로 맞닿은 쪽의 발목을 묶어 세 발처럼 하여 함께 뛰는 경기를 이인삼각(二人三脚) 등에 쓰인다.
▶️ 旬(열흘 순, 부역 균)은 회의문자로 쌀포 몸(勹; 싸다)部와 날 일(日; 해)部의 합자(合字)이다. 열흘을 일컬는다. 하나에서 열까지를 한 바퀴로 하여, 이것에 날 일(日)部를 더하여 열흘의 뜻으로 하였다. 전(轉)하여, 두루 미치다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旬(순, 균)은 (1)한 달을 셋으로 나눈 열흘 동안 (2)십 년을 한 구획(區劃)으로 하여 나이를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열흘, 열흘 동안 ②열 번 ③십 년 ④두루 ⑤두루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⑥고르다, 균일하다 ⑦차다, 꽉 차다 그리고 ⓐ부역(負役)(균) ⓑ노역(勞役)(균)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신문이나 잡지 따위를 열흘에 한 번씩 발행함을 순간(旬刊), 음력 초열흘께 또는 열흘 동안의 기간을 순간(旬間), 열흘마다 한 번씩 보이던 시험을 순시(旬試), 열흘 남짓한 동안을 순여(旬餘), 음력 초열흘과 보름을 순망(旬望), 열흘에 한 번식 나오는 신문이나 잡지를 순보(旬報), 열흘이나 달포쯤을 순월(旬月), 음력 초열흘이나 열흘 동안을 순일(旬日), 음력 초열흘 전을 순전(旬前), 음력 초열흘이 지난 뒤를 순후(旬後), 초열흘과 초하루를 순삭(旬朔), 널리 사방을 복종시켜 임금의 은덕이 두루 미치게 함을 순선(旬宣), 죽은 지 열흘만에 지내는 장사를 순장(旬葬), 상순과 중순과 하순을 삼순(三旬), 한 달 가운데서 초하루부터 초열흘까지의 사이를 상순(上旬), 한 달의 11일부터 20일까지의 10일간을 중순(中旬),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열흘 동안을 협순(挾旬), 열흘 이상이 걸림을 겸순(兼旬), 열흘 동안으로 한 달을 셋으로 나눈 그 하나를 일순(一旬), 아흔을 바라본다는 뜻으로 여든 한 살의 일컬음을 망구순(望九旬), 삼순 곧 한 달에 아홉 번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집안이 가난하여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린다는 말을 삼순구식(三旬九食) 등에 쓰인다.
▶️ 九(아홉 구, 모을 규)는 ❶지사문자로 玖(구)와 동자(同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네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아홉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九자는 숫자 '아홉'을 뜻하는 글자이다. 九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九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손과 팔뚝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又(또 우)자처럼 사람의 손을 3개의 획으로만 표기했었지만 九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구부러진 팔뚝까지 그린 것이다. 九자는 구부린 사람의 팔뚝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본래의 의미도 '팔꿈치'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아홉'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후에 肘(팔꿈치 주)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九(구, 규)는 ①아홉 ②아홉 번 ③많은 수 ④남방(南方), 남쪽 ⑤양효(陽爻), 주역(周易)의 양수(陽數) ⑥오래된 것 ⑦많다 ⑧늙다 그리고 모을 규의 경우는 ⓐ모으다, 모이다(규) ⓑ합하다, 합치다(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홉 겹으로 구중궁궐의 준말을 구중(九重), 많은 영토를 구유(九有), 아흔의 한자어를 구십(九十), 한 해 가운데 아홉째 달을 구월(九月), 나라의 영토를 구주(九州), 넓은 하늘을 구건(九乾), 아홉 마리의 소를 구우(九牛), 땅의 가장 낮은 곳을 구지(九地), 사방으로 곧게 십자로를 이루고 옆으로 여러 갈래로 된 도시의 큰 길을 구규(九逵), 맑게 갠 가을 하늘을 구민(九旻),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구미호(九尾狐), 아홉 층으로 된 탑을 구층탑(九層塔), 아득히 먼 거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만리(九萬里), 구멍이 아홉 뚫린 탄을 구공탄(九孔炭),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을 구절초(九節草), 아홉 마리의 봉황을 수놓은 베개를 구봉침(九鳳枕), 여러 가지 꽃무늬를 놓은 아름다운 장막을 구화장(九華帳), 아홉 마리 소에 털 한가닥이 빠진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을 이르는 말을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이르는 말을 구곡간장(九曲肝腸), 아홉 번 꺾어진 양의 창자라는 뜻으로 세상이 복잡하여 살아가기 어렵다는 말을 구절양장(九折羊腸), 아홉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고 간신히 목숨을 건짐을 이르는 말을 구사일생(九死一生) 등에 쓰인다.
▶️ 食(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은 ❶회의문자로 饣(식)은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며(良) 즐겨먹는 음식물로 밥을 뜻한다. 사람에게 먹이는 것, 먹을 것, 먹게 하다는 飼(사)였는데 그 뜻에도 食(식)을 썼다. 부수로서는 그 글자가 음식물 먹는데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食자는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食자는 음식을 담는 식기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食자를 보면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食자는 이렇게 음식을 담는 그릇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대부분이 ‘음식’이나 먹는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어 飠자나 饣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食(식)은 ①밥 ②음식 ③제사 ④벌이 ⑤생활 ⑥생계 ⑦먹다 ⑧먹이다 ⑨현혹케하다 ⑩지우다 그리고 ⓐ먹이, 밥(사) ⓑ기르다(사) ⓒ먹이다(사) ⓓ양육하다(사) ⓔ사람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음식을 청해 먹은 값으로 치르는 돈을 식대(食代), 부엌에서 쓰는 칼을 식도(食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일을 식사(食事),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음식점이나 식당에서 먹을 음식과 바꾸는 표를 식권(食券), 밥을 먹기 전을 식전(食前), 식사를 마친 뒤를 식후(食後),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식기(食器),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을 식겁(食怯), 음식에 대하여 싫어하고 좋아하는 성미를 식성(食性), 음식(飮食)을 만드는 재료를 식료(食料), 남의 집에 고용되어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식모(食母), 음식(飮食)을 먹고 싶어하는 욕심을 식욕(食慾),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식언(食言), 각종 식품을 파는 가게를 식품점(食品店),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느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증(食困症),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나라의 녹을 받아먹음을 식국지록(食國之祿), 근심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음식을 잘 차려 먹지 아니함을 식불이미(食不二味),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식이위천(食以爲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