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아이엔초비유
대학을 다니던 어느 날 취직이란걸 해야한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닫고 진로고민을 하던 중 전문직이 되어볼까? 라고 생각했어.
1.난 돈많이벌고싶다. 난 전공도 못살리고,, 기술이 없는 문과는 돈 많이 벌기가 힘들다..
2.문과취업은 준비에 1~2년 소요된다. 대기업이나 상위티어공기업을 갈 노력을 자격증에 쏟는다면, 3년이 걸리더라도 전문직이 되기만한다면??
3.요즘 9급 7급공무원도 공부 빡세다던데.. 어차피 돈과 시간을 투자한다면 전문직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지않을까?
이런 이유였음. 지금보면 좀 멍청한 것 같은데^^ 그땐 괜찮아보였음^^
바로 대학을 휴학하고 전문직공부에 뛰어든 나.. 1년짜리 종합반도 끊고 방까지 구하며 갓생사는 고시생을 꿈꿨음. 1년 반정도 고시생활을 하면서 느낀건 크게 두가지였는데, 돈과 동기였어.
일단 금전적 문제.. 우리집은 서민층인데, 부모님께서 '니 공부는 시켜준다' 고 하셔서 도전하게 된거였어. 고시생을 하면서 학원비 생활비 모든걸 부모님께 의지하게되었어. 대학다닐때는 알바하면서 생활비라도 벌어썼지만.. 수중에 돈이 없으니까 밥 사먹지 않기 위해서 집에가서 먹고 다시 나오고, 저렴한거 찾고, 누군가 시간은 돈으로 사는거라고 했지. 난 그 이야기를 고시생활에서 뼈져리게 느꼈던것 같아ㅜㅜ
그리고 동기. 위에 썼듯 전문직을 하겠다는 내 동기는 그렇게 강력하지 않았어. 누군가는 저정도만으로도 성공하겠지만 나는 계속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어. 한자릿수의 합격률, 1점차이로 5수를 한다는 이야기, 누군가는 1년만에 합격했다는 이야기.. 계속 재고 따지기 시작했어. 내가 없는 돈을 여기에 투자하는게 맞을까? 3년 뒤에도 고시생이면 어쩌지? 내가 저 합격률을 뚫을 수 있을까? 그리고 진입하기전엔 다 2~3년이면 붙는다는 말뿐이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 3~4년이 평균이었고 장수생도 엄청많았어.
이런것들이 겹쳐지면서 우울해지기 시작했어. 아마 대부분의 전문직공부가 그렇겠지만 초시 때는 답지를 잘 쓸 수 없잖아. 그런데 나는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어서 답지를 완벽히 써 내지 못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강사님들은 회독이 중요하다고 넓은 범위를 매일 내주시는데, 머리로는 당연히 다 소화못하는거 알고 흐름을 잡고 가야한다는거 알지만 문제 하나하나 못 쓸때마다 자괴감들고 괴로웠어.
학원에 가면 스터디도 만들어주고, 전문직준비생마다 커뮤니티도 있잖아. 그런데서도 친구를 만들 수 있는데 수업 들어보면 강사님들이 친구 절대 구하지말라는 얘기를 하시더라고. 스터디를 해도 1대1정도로 하라고. 주변을 보면 거의 친구만드는 사람은 놀러다니는 것 같아서, 그 말이 맞다고 생각했고 나는 낮선 동네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혼자 공부했어. 근데 하루종일 입다물고 있으면 정말.. 미칠것같더라. 밤에 계속 가족이나 친구한테 전화하고 어떻게든 외로움을 달랠 방법은 필요했어. 친구에 대해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것도 성격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
이런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내가 이 공부와 맞는지 다시 생각해보게되었어. 이 일이 내가 원하는 일인지, 전문직이 된 후 어떻게 살까에 대한 답이 떠오르지 않았어. 그리고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만두게 되었어..
어쩌면 이건 고시 실패일수도 있지만. 나는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마 시험에 도전하지 않았다면 계속 아쉬웠을 것 같아. 그떄 전문직시험볼껄 어릴때할껄 이런 생각을 했을것같아. 경험해본 후 오히려 미련을 버리고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인생의 경험이라고 생각해.
고시그만둔다고 하면 다 ㅉㅉ넌 실패했구나, 노력하지않았구나 공부못하는구나 라고 하지만.... 모든 직업에는 적성이 필요하고. 전문직도 마찬가지라는거. 못해냈다고 노력이 부족했다는게 아니라는것..
성공수기와 독기가득한 글밖에 없는 고시이야기 중에서 내 이야기를 읽고 누군가는 방향을 잡길 바라며..
시험을 그만둔다고 실패하는건 절대 아니니까😎
첫댓글 솔직한 경험 공유해줘서 고마워!!!!!!!!!!
하던걸 포기하는 것도 도전이고 용기랬는데 정말 공감 👍 새롭운 일에 도전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대단한 것같아!!
ㅠㅠㅠㅠ넘 수고했다 여시ㅠㅠ
그만두는거도 용기가필요하다는데 진짜맞는거같아..한가지에 시간 돈 노력 인생다걸고 한다고하면 중간에 그만둘수있는사람이 몇이나될까 고생했어여샤
22 내가 하고픈 말 여기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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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거 맞는말이야 .. 내가 다 눈물나 진짜수고했고 앞으로도 좋은일만있을거야 여시야 화이팅
넘 고생했다 여시 몸도 마음도! 딱 길 아니라고.. 목표 아니라고 틀고 다른 길 찾는 것도 멋있어... 진짜 접는 게 제일 큰 용기니까.. 여시의 멋진 인생을 응원할게!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6.10 01:03
고시 실패가 아니라 고시를 '도전'해본 거지! 나랑 안 맞아서 그만두는 건 그만큼 본인을 잘 안다는 거고, 자길 사랑해주기 위한 한 방법이었지 않았을까 싶넹 고생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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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 넘 고생많았어…!!!! 솔직히 신림 생활 해봐서 알겠지만 일년 반이면 고시 실패라고 하기에는 짧은 기간이지!! 교수저 읽어도 뭔말인가 인제서야 좀 알거같고 피셋 좀 풀만한가? 싶어지는 시기이잖아 ㅠㅠㅋㅋㅋㅋ 정말이지 여시의 일년반이 실패가 아니라고 봐….!! 그리고 독기있게 존버한 경험 때문에 다들 그만두고도 잘되더라… 절대절대 실패가 아니고 다음 스텝을 위해 독기 풀충전한 시간인거같아!!
고생 많았어🤍
여시 정도면 윗댓처럼 도전이라고 생각함 인생공부 한거지 수고했어
고시해본 경험자로서 합격하든말든 고시를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은 사람이되어야 그 뒤 인생이 단단해질 수 있다고 봐. 잘 정리한 것 같아 멋져!
2 단단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여시 수고했어
333 나도 불합격으로 포기했지만 몇년이 지났어도 후회는 없어. 물론 더 좋은길도 있었겠지마는 내 성격상 살면서 한번쯤은 고시준비 해봤을것같아서 ㅎㅎㅎ 수고했어 여시야 !!
여샤 무슨 시험 준비했었어?? 근데 나는 어릴때 공부 해보는거 좋은거같어 지금 30인데ㅋㅋ 애들 보면 어릴때 전문직 공부 했던애들 나중에 다 도움되더라?취업할때라든지...아님 다시 공부 시작해서 붙는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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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댓글에도 있듯이 실패 아닌 도전을 해본거지!!! 나는 도전조차 못하고 있었는걸 여시의 도전에 박수치고싶어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6.10 09:24
힘든 시간 보내느라 고생했어ㅠㅠ 나도 비슷한 케이스라 공감돼,, 아니다 싶으면 멈추는 것도 용기고 성장이래!!
용기내 줘서 고마워!! 수고 많았어~~!
막상 진입하면 평균 수험기간 1~2년 늘어나는건 이바닥 국룰인가 ㅋㅋㅋㅋ
나도 2~3년생각했는데 3~4년이더라고
생각있으면 빨리시작하는게 나은거같아,,,
나도 24살에 공시 시작했고 1년반정도 했는데 난 아닌거 깨닫고 빠르게 나오긴 했거든,,,
나도 내가 28살에 시작해서 30살에 그만 둘까 생각들었다면 쉽게 못 관뒀을거같아,,,,
난 저런 시험 시작할거면 일단 돈이랑 기간을 얼마나 들일지 정하고 시작하는게 좋은거같아,,,,,
기간이랑 돈 다 쓰면 미련없이 떠나는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해,,,,
물론 존버하면 붙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기엔 인생이 넘 아깝잖아,,,,
난 3n살이고 주변에 고시낭인 된 사람들 너무 많이 봐서 여시가 정말 용기있고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만 둘 때를 알고, 그리고 그때 정말 그만 둘 수 있는 그 용기가 멋있거든... 앞으로 무슨 일 하든 여시에게 행운과 행복이 따르길!!!
나도 진짜 시험 못그만둬서 고시폐인됐었는데 ㅠ.. 지금은 뭐 어케 대충 밥벌어먹고 살긴하는데 전문직때 꿈꾸던 거랑 지금 현실이 너무 달라서 현타가 마니옴 ㅎ
나도 임고 2년 준비했다가 나는 될 머리가 아니다 하고 그만뒀는데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본인을 파악하고 과감하게 그만두는것도 진짜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나는 내 인생에 가장 잘한 선택이 2년 해보고 빠르게 임고 포기한거라고 생각해 그때 힘들었던 기억 덕분에 더 열심히 다른 인생을 살 수 있게 됬다고 생각함
물론 끊임없이 노력하면 될 때도 있겠지 근데 시험이란게 10년을 꾸준히 공부한다고 해서 그래 너 열심히 공부했으니 붙여줄께 땅땅 이런게 아니기 때문에 포기도 할 줄 알아야하는것 같음
여시의 앞으로의 남은 인생을 응원할께 그만둘 수 있는 용기과 판단과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앞으로 인생을 더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해 화이팅이야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6.10 12:57
솔직한 글써줘서 정말 고마워~!
정말 멋있다. 그리고 자기성찰, 나의객관화를 빨리 정확히 해냈다는게 정말 대단한 일인것같아. 난 그걸 잘 못해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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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같은 시험 준비하던 애들이 그냥 사겹 공겹 시험은 비교적 쉽게 붙더라고ㅋㅋㅋㅋㅋ 난이도도 그렇고 기본이 잡혀서 그런가봐
나랑 준비계기부터 접은 이유까지 똑같다..!! 나도 바로 취업해서 잘 다니고있어 ㅎㅎ.. 혹시 수험생활 관두는 여시들 있다면 너무 좌절하지 말고 우리는 실패자가 아니라는거 꼭 알아줬으면!!
여시가 말하는거 먼지암 ㅠ 전문직은 생각보다 그냥 대충대충 훝는 ? 그 찝찝함을 버리고 대충 훑을수있는 사람이 적합함.. 다 알고싶어하고 이런성향은 안맞는데 내가그래서 하하하 하여튼 공감간다 모든게~
그만두는것도 용기인것같아ㅠ 난 사대나오고 졸업전부터 노량진가서 공부했는데 1년 딱 투자하고 포기함.. 나랑은 너무 안맞더라 공부하는거ㅠㅠ
용기 있는 거 같음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
분명 더 좋고 잘 맞는 길을 찾을거야
여시멋지다 그만두는것도 진짜용기야.
글 읽어보니까 여시는 좋은 인생 경험을 한 것 같아. 앞으로 무얼 하든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성장으로 더 좋은 결과 낼듯
나도 그만두는거 용기라고 생각해.. 난 직장 만족도도 낮고 계속 그만두고 뭐하지 ->어차피 이직힘든거 공무원도전해보자 안전형추구하니까! 하다가 부서이동 승진 등등 으로 접었는데 좋게풀려서 포기가 쉬울줄알았는데 아니더라.. 그리고 공부 진짜 사람 피말림.. 미쳐도 아닌건 아닌거.. 난 시간지나니까 포기가 될만큼 노력해보고 아닌거 알았으니 털어낼수있었다고 생각해. 여시도 그럴거야 무슨 기분일지 알거같아서 댓 길게 썼어!! 내가 하는 일이 실패해도 나는 실패 안 해. 가 맞는말인듯
나도 공부하다가 그만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고 멘탈이 흔들리더라..너무 공감간다ㅠㅠ 그리고 실패도 경험이라고 생각함!!!고생했어 여샤..
실패라고 생각하지않아 그냥 했던거고 아니라서 발뺀거지
흘러가는물에 발한번 담궜다가 빼면 그 물의 흔적이나 감촉이 남잖아 그걸로 하나 경험한거고 결단력있게 정리한거 너무 멋있다 여시는 뭘해도 잘할거야 응원할게 ㅎㅎ
여샤 좋은 글 고마워!
여시 그래서 수험기간 얼마만에 그만두기로 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