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 때마다 심장은 더욱 튼튼해진다
사람의 일생은 한마디로 심장이 박동치는 동안이다. 그러니까, 심장은 건강의 제1번지랄 수 있다. 심장은 피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따뜻한 피가 항상 넉넉하게 흘러가고 있으면, 육체는 건강할 것이고, 마음은 행복함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은 이 행복을 맛보면서 사는 것이 어쩌면 생의 목표일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심장이 불편해서야 행복해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데, 늘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얼마나 있는지.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가슴을 졸이며, 애태우며, 혹은 가슴 아파하며, 불행한 순간순간을 견디고 있지나 않는지. 사람은 살아있는 존재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온 세상의 관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온갖 것들로부터 주목 받는다는 것은 때로는 스트레스다. 이 스트레스를 느끼는 가슴은 그래서 늘 쿵쾅거리며 뛰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슴(심장)을 아프게 하고, 또 약하게 하는 적(敵)은 내부에도 있다. 그것은 걱정과 근심, 분노와 미움 등이다.
한의학에서 걱정과 근심은 비장(脾臟)과 폐를 상하게 한다고 본다. 비와 폐는 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주요한 임무를 맡고 있다. 기(氣)가 약해지면, 가슴에서도 기의 정체현상이 나타나는데, 심하면 담(痰)을 형성하게 된다. 성을 내거나 분한 마음을 가지면 간이 상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간은 기가 고르게 잘 흘러가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간이 이성을 잃으면 기(氣)도 제 갈 길을 모르게 된다. 간기가 오랫동안 체하면 열을 발생하여, 몸 안의 진액을 말리고, 역시 담을 생산한다. 이 담이 오래 머물면 열을 품게 되어 가슴이 답답해지고, 타는 듯한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기체(氣滯)와 담(痰), 그리고 울화는 가슴을 아프게 하고 좀먹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주범이 아니라 하수인이다. 주범은 그런 것들의 원인제공자인 우리의 마음이다. 마음이 원인이 어쨌든 걱정, 근심, 분노와 미움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으면 가슴이 조여지고, 위와 같은 여러가지 생리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마음 즉, 심장이 건강의 1번지라는 명제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 달라이 라마는 마음의 긴장을 풀고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달라이 라마의 ‘강 심장’ 요법
“용서는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모든 존재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우리를 힘들게 하고, 상처를 준 사람들, 우리가 ‘적’이라고 부르는 모든 사람을 포함해, 용서는 그들과 다시 하나가 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는 상관없이, 세상 모든 존재는 우리 자신이 그렇듯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라. 그러면 그들에 대한 자비심을 키우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나는 행복해지는 것이야말로 삶의 목적이라고 믿는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원치 않는다. 이것은 사회적인 여건이나 교육, 또는 사상과는 무관하다. 우리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그저 만족감을 원할 뿐이다. 그러므로 무엇이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인가를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다름아닌 용서와 자비다.
고통을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를 상처 입힌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용서를 베풀 기회를 얻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스승조차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 내면의 힘을 시험한다. 용서와 인내심은 우리가 절망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힘이다.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굳이 서로를 소개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나와 같은 단 하나의 사람일 뿐이다. 움직이고, 미소 짓는 눈과 입을 가진 존재를 소개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적은 없다. 우리는 피부색만 다를 뿐, 모두 똑 같은 존재다. 살아 있는 어떤 존재라도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 수 있다면, 무엇보다 우리를 미워하는 이들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참다운 사랑이고 자비이다. 누가 우리에게 용서하는 마음을 가르쳐 주는가. 다름 아닌 우리의 반대편에 서서 우리를 적대시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스승들이다.
다른 인간 존재에 대해 분노와 미움,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 해도, 삶에서 그는 진정한 승리자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죽은 사람을 상대로 싸움과 살인을 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인간은 모두 일시적이며, 결국 죽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죽는가, 병으로 사망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어쨌든 우리가 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죽기 마련이고, 그러므로 결국 사라질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진정한 승리자는 적이 아닌, 자기 자신의 분노와 미움을 이겨낸 사람이다.
용서의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다른 사람이 어떤 모습을 하고. 우리에게 어떤 행동을 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진정한 자비심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볼 줄 아는 마음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마음을 기울일수록 우리 자신의 삶은 더욱 환해진다.
타인을 향해 따뜻하고 친밀한 감정을 키우면 자연히 자신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그것은 행복한 삶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
나는 한 명의 인간이자 평범한 수도승으로서 이야기할 뿐이다.
내가 하는 말이 그럴 듯하게 들린다면, 그대로 한번 실천해 보기를 바란다.”
달라이 라마의 [용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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