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김 난 석
어떤 명제(命題)가 실제와 같을 때 진리라 한다.
”눈은 희다“ 라 할 경우 실제 눈이 희다면 그 명제는 진리가 된다.
그러나 눈이 희지 않을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절대적 진리는 없다고 한 발 빼놓기도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진리를 말 할 때의 그 실제는
파악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寓話)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벽 한 편에 조그만 창문을 내고
그곳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는 형편으로야
어찌 세상사를 제대로 헤아리랴.
인간은 결박된 채로 캄캄한 동굴에 갇힌 존재라 한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
ㄱ그들의 눈에 들어오는 건 허상의 그림자일 뿐,
실제는 따로 있다.
그 실제를 보기위해선 환한 빛이 필요하다.
그 빛이 바로 철학하는 태도라니
실제를 바로 보기 위해선 정확한 관찰과
올바른 견해가 정립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갑진년 새해를 맞았다고 야단스럽던 때가 엊그제였다.
그런데 벌써 세모(歲暮)를 맞게 되었다고 어수선하지만
가는 해는 가더라도 새해 맞을 준비나 차분히 해야겠다.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오면 으레 망년회니 송년회니 하며
가까이 지내던 이들끼리 모임을 갖게 마련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몇몇 모임에 참여해봤다.
엊그제 어느 송년모임에선 노트를 나눠주더니
서로에게 덕담을 써 전하자 했다.
“갑진년이여! 한 해 즐거웠노라
기꺼운 마음으로 보내드림에
아쉬움도 없노라
을사년이여!
너 오는 날도, 가는 날도
진정 그러하길 비노라.(2024. 12. )
왜 아쉬움이 없었으랴.
그러나 이왕 가는 해 미련 없이 보낼 일이요
오는 해 즐겁게 맞이할 일이 아닌가..
갑진년 송년회 모임동안 창문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봤다.
이걸 들여다보려니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가 떠올랐다.
흑백의 이미지는 캄캄한 동굴로,
사람들의 모습은 곡예사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피에로로 환치되는 것이었다.
내 스스로 참여해 내 의지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즐거움을 연호했었건만
그게 진정한 나의 내면인지 생각해보게도 되었다.
내 몸에서 나온 나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나의 것이요
내가 책임질 일임에 틀림없다 해도
해를 달리하는 을사년엔 어떠해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었다.
그걸 일러 새해의 다짐이라 해도 상관없으리라.
최인철(서울대 심리학과)은 십여 년 전
<프레임> 이란 책을 펴내 관심을 끌었다.
프레임(Frame)이란 창문이나 액자의 틀 혹은 안경테 등을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프레임을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 이라 설명하고 있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Mindset),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그것이다.
삶에 대한 관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청장년기엔 그 중 굵직한 관점을 앞에 두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겨
큰 뜻을 펴나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생 팔십을 넘어선 이제야,
더구나 일상사에서야 굵직한 관점도 없거니와
관점 모두를 들어 듣고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기도 번잡스럽기만 하다.
그건 그만큼 심신이 약해지고
주변에 대한 영향력도 떨어져 그렇기도 하리라.
그러나 살아나감에 있어 호불호가 있고 즐거움이 있는 것이니
아무 개념 없이 지낼 일도 아니지 않는가.
어느 인사는 겸전(兼全)주의를 경계하라 했다.
권력자와 재력가와 명예를 생명으로 여기는 자는
서로 그 이웃을 넘보지 말라 했다.
권력자가 재력을 탐하면 권력이 타락하고
재력가가 명예를 추구하면 명예가 손상되며,
명예를 가진 자 역시 권력자나 재력가를 엿보면
모두 패가망신하기 마련이다.
지나온 세월 권력의 관점에서, 재력의 관점에서, 명예의 관점에서
인생의 승패를 생각하고 꿈꿔오지 않은 건 아니었다.
허나 이젠 가까운 이웃과 소소한 교감을 하며 즐거움을 찾는 데에
나머지 인생의 관점을 마인드셋(Mindset) 해야겠다.
공자는 시경의 시 삼백 수를 두고 사무사(思無邪)라 했지만
이웃과 소소하게 교감하면서 사특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 편하고 즐거울 일이 어디 있으랴.
한 해를 지나 또 한 해, 이제 그 해도 연말에 이르렀느니
아쉬움은 다 놓고 새해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2024. 12. 31.
첫댓글 멋찐글✍감사합니다~
2024년 마지막날 잘마무리~함께합니다
네에, 고마워요^^
여러가지의 생각들을?
불러 오게 하시는 도반 형님 글의 힘,,,
스스로 참석하고, 언행으로 표현 되어도,,,
내면인지, 표상 인지~
본질의 자신을 들어 낸 것인가?
좀 더 배려하고 잘할걸,,,
아쉬움이 남아서~
지난 시간 속의 자신을 더듬게 됩니다.
성취감 보다는?
창피함이 더 많음에 후회도 하게 되네요.
건강하시고~
더 많이 즐거우시고 편안하신 시간 되세요.
감사합니다~
네에,새해도 축복 충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