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조이모(未兆易謀)
조짐이 없으면 도모하기가 쉽다는 뜻으로,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화근의 싹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未 : 아닐 미(木/1)
兆 : 조짐 조(儿/4)
易 : 쉬울 이(日/4)
謀 : 꾀할 모(言/9)
(유의어)
방미두점(防微杜漸)
출전 : 도덕경(道德經) 第64 수미장(守微章)
이 성어는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64장에 나오는 말이다.
其安易持, 其未兆易謀.
그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고, 그 조짐(징조)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도모하기가 쉽다.
其脆易泮, 其微易散.
그 연약한 것은 깨뜨리기가 쉽고, 그 적은 것은 흩어 버리기가 쉽다.
為之於未有, 治之於未亂.
아직 생겨나기 전에 처리하고 아직 어지러워지기 전에 다스려야 한다.
그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다는 말은 편안한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우리의 일생도 편안한 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쉽지 않고 늘 걱정거리로 고민을 한다.
그 조짐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도모하기가 쉽다는 말은 징조가 아직 드러나지 않을 때, 현상이 아직 나타나기 전에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쉽다는 말이다.
옛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山雨欲風滿樓
산에 비가 오려고 바람이 누각에 가득하네.
萬木無聲知雨來
온 나무에 아무런 소리 없으니 비 올 줄을 알았네.
이것이 바로 징조가 나타나기 전 상황을 보고 예측하는 것이니 그에 따라 준비를 하면 될 것이다.
한비자(韓非子) 유로(喻老)에는 다음과 같은 예를 들고서 이 성어를 첨부했다.
예전에 진(晉)나라 공자 중이(重耳)가 나라를 떠나 망명할 때 정(鄭)나라를 지나게 됐다. 이때 정나라 왕은 중이에게 예의를 갖추어 대접하지 않았다(昔晉公子重耳出亡, 過鄭, 鄭君不禮).
숙첨(叔瞻)이 군주에게 간언했다. "중이는 현명한 공자입니다. 왕께서는 그를 후하게 예우해 덕을 쌓아둘 만합니다(叔瞻諫曰; 此賢公子也, 君厚待之, 可以積德)."
정나라 왕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숙첨이 또 간언했다. "중이를 후하게 예우하지 않으시려거든 죽여서 후환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鄭君不聽. 叔瞻又諫曰; 不厚待之, 不若殺之, 無令有後患)."
왕은 이 또한 듣지 않았다. 결국 중이는 진나라로 돌아가게 됐고, 이후에 병사를 일으켜 정나라를 격파해 여덟 성을 차지했다(鄭君又不聽. 及公子返晉邦, 舉兵伐鄭, 大破之, 取八城焉).
옛말에 이르기를, "그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가 쉽고, 그 조짐(징조)이 나타나기 전에 도모하면 쉽다"고 했다(故曰; 其安易持也, 其未兆易謀也)."
(韓非子/喻老)
道德經 第64章
무리하게 만들어 더하지 않는다
其安易持, 其未兆易謀.
안정된 것은 유지하기 쉽고, 일이 시작되기 전에는 손쓰기 쉽다.
其脆易泮, 其微易散.
굳어 있지 않은 것은 풀기가 쉽고, 드러나지 않는 작은 것은 흩어지기 쉽다.
爲之於未有, 治之於未亂.
일이 생기기 전에 잘 처리를 하고, 어지러워지기 전에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合포之木, 生於毫末;
九層之臺, 起於累土;
天理之行, 始於足下.
아름드리 큰 나무도 털끝 만한 싹에서 부터 자라고, 아홉 층의 높은 대도 터닦기에서 시작되며, 천리 길을 가는 것도 한 걸음부터 시작된다.
爲者敗之, 執者失之.
성공하려 애쓰는 자는 실패를 하고, 쥐고 놓지 않으려는 자는 놓치게 된다.
是以聖人, 無爲故無敗, 無執故無失.
그러므로 무위의 성인은, 무리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가 없고, 잡고 늘어지지 않기 때문에 놓치지 않는다.
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
사람이 일을 함에 있어, 언제나 다 되어가고 있을 때 실수를 하게 된다.
愼終如始, 則無敗事.
마지막 손질을 처음처럼 한다면 실패는 없다.
是以聖人, 欲不欲, 不貴難得之貨.
그러므로 성인은 욕심이 없음을 욕심으로 삼고, 얻기 어려운 보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
學不學, 復衆人之所過, 以輔萬物之自然而不敢爲.
널리 배우지 않는 것을 배움으로 하고, 사람들의 지나친 행동을 본래로 되돌리고, 만물의 있는 모습을 그대로 하여 무리하게 스스로 만들어 더하지 않는다.
미조이모(未兆易謀)
한비자(韓非子) 유로편(喩老篇)에 나오는 글이다.
其安易持也, 其未兆易謀也.
국면이 안정되면 유지하기 쉽고, 조짐이 없으면 도모하기가 쉽다.
其脆易判, 其微易散.
물건이 무르면 부서지기 쉽고, 미미하면 흩어지기 쉽다.
길이가 1000길에 이르는 제방도 조그만 개미구멍으로 인해 무너지며, 높이 100척의 큰 집도 굴뚝으로 새어 나오는 불티로 인해 재가 된다.
그래서 전국시대 초 위(魏)나라 재상 백규(白圭)는 제방을 순시할 때 작은 구멍을 발견하면 곧 막았으며, 노인이 불조심을 할 때는 반드시 틈새를 흙으로 발랐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규가 조사하면 수해가 없었고 노인이 일을 하면 화재가 없었으니 제궤의공(堤潰蟻孔) 또는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제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화근의 싹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우리 속담에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어리석은 자는 일의 실체가 드러나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떤 일이든 그 실체가 드러나기 전에 파악하여 대책을 강구하면 쉽게 해결되는데도 말이다. 수세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능동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바로 지혜다.
도덕경(道德經) 64章에, 노자(老子)는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 꾀하기 쉽다(其未兆也, 易謀也)"고 말했다. 이 말을 옳게 여기지 않을 사람은 아마 없으리라.
그럼에도 대개의 사람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손사래를 칠 것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지독하게도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니, 조짐이 나타나기 전이 뭐냐. 일이 터진 뒤에도 좀체 파악하지 못하고, 감지한 뒤에는 허둥대는 게 다반사인데...
칼 야스퍼스가 '축의 시대'라 명명했던 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3세기 사이에 인류는 정신의 발달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이룩했다. 노자를 비롯한 제자백가의 사상가들이 활동한 시기이기도 하다.
바로 그 시기부터 인류는 역사를 본격적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인류가 남긴 수많은 역사 기록은 흥미롭게도 인간의 위대함보다는 왜소함을 더 잘 보여준다.
특히 사람들이 서로 시기하고 배신한 일, 탐욕으로 기만한 일, 권력을 쥐려고 온갖 술수와 계략을 꾸민 일, 그러다가 패가망신한 일로 가득하다.
사마천이 치욕적인 궁형(宮刑)을 감내했던 것은 선친의 유업을 이어 사기(史記)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역사서가 무엇이기에, 사마천은 "하늘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고,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꿰뚫어 일가의 문장을 이루고자(欲以究天人之際, 通古今之變, 成一家之言) 사기를 썼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천하에 흩어져 있는 이야기를 모아서 사건들을 고찰했는데, 그것은 성공과 실패, 흥기와 멸망의 요체를 찾아내 후세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해서였다.
사마천의 사기는 동아시아에서 2000년 넘는 세월 동안 모든 지식인이 반드시 읽고 배워야 할 역사서였다. 그런데 보라! 사기의 제국인 중국에서 만도 얼마나 많은 가문과 왕조가 명멸했는가? 고려와 조선은 또 어떻고!
사마천을 비롯해 수많은 역사가가 그토록 경고하고 경계했건만, 결국 사람들은 무시와 망각으로 화답하며 옛사람의 전철을 밟았다. 이런 지경인데,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 무슨 일을 꾀한단 말인가!
미조이모(未兆易謀)
조짐이 있기 전에 계획해야 일이 쉽다는 뜻으로, 화근의 싹을 미리 잘라야 한다는 말이다.
큰 사건이나 재난이 닥칠 때 훨씬 전부터 조짐이 보인다. 대부분 알아채지 못해 스쳐 지나가고 일을 처리한 뒤 원인을 규명하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조그만 움직임으로 결과를 아는 예지력은 나뭇잎 떨어지는 것을 보고 가을이 왔음을 아는 일엽지추(一葉知秋)의 고승이나, 폭군 주왕(紂王)의 상아 젓가락을 보고 은(殷)의 망국을 알아차린 상저옥배(象箸玉杯)의 기자(箕子)같은 성인만 가진 것은 아니다.
거센 비바람이 닥칠 것을 대비하여 뽕나무 뿌리를 물어다가 둥지를 튼튼히 만드는 미우주무(未雨綢繆)의 현명한 새들도 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행차 뒤에 나팔'을 불고도, '소 잃고도 외양간 고치기'는 미룬다.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노자(老子)는 조짐이 있기 전에(未兆) 미리 계획을 세우면 쉽다(易謀)고 말한다. 그가 남겼다고 하는 '도덕경(道德經)'의 제64장 작은 일부터 지켜야 한다는 수미장(守微章)에 실려 있다.
내용을 보자. "편안할 때에 위태한 것을 잊지 않으면 보전하기가 쉽고(其安易持), 아직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대책을 세우면 일하기가 쉽다(其未兆易謀)."
그러면서 "취약한 것은 깨뜨리기 쉽고 미세한 것은 흩어지기 쉬우니(其脆易泮 其微易散)" 어려운 일이 닥치기 전에 사전에 조치해야 쉽다는 가르침이다.
뒷부분에 잘 알려진 명구가 이어진다. "아름드리나무도 붓털 같은 싹에서 나왔고(合抱之木, 生於毫末), 구층의 높은 건물도 한 줌의 흙이 쌓인 것이며(九層之臺, 起於累土), 천리 먼 길도 한 발짝부터 시작한다(千里之行 始於足下)." 큰일도 처음의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니 시작이 중요하다.
노자의 사상을 비유 해설한 '한비자(韓非子)'의 유로(喩老)에도 "어려운 것을 도모할 때는 쉬운 것부터 시작하고, 큰 것을 하고자 할 때는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圖難於其易也 爲大於其細也)"고 했다. 큰 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제궤의혈(堤潰蟻穴)이 따르는 성어다.
우리는 예사로 악의 근원을 뿌리 뽑아야 한다며 발본색원(拔本塞源)을 남발한다. 조그만 낌새를 알고 사전에 막으면 낙원이 됐을 텐데, 보통사람들은 조짐도 모르고 약간 이상해도 미루고 무시하다 대형 사고를 맞는다.
그런 연후에 다시 대책을 세운다며 부산을 떨다가 언제 그랬느냐며 싹 잊어 인재(人災)는 되풀이된다. 자그마한 낌새를 알아채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불여튼튼'이다.
한비자(韓非子) 망징(亡徵)편의 경구를 더 보자. "나무가 부러지는 것은 반드시 좀벌레가 파먹어서이고(木之折也必通蠹), 담장이 무너지는 것은 반드시 틈을 통해서이다(牆之壞也必通隙)."
▶️ 未(아직 미)는 ❶상형문자로 나무끝의 가느다란 작은 가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중에 분명하지 않다, 희미한 모양, 아직 ~하지 않다란 뜻에 쓰인다. 음(音)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여덟째 글자로 쓴다. ❷지사문자로 未자는 ‘아니다’나 ‘아직~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未자의 갑골문을 보면 木(나무 목)자의 윗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나뭇잎이 ‘무성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未자의 본래 의미는 ‘(나뭇잎이)무성하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아직’이나 ‘없다’의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未자는 ‘끝부분’을 뜻하는 末(끝 말)자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末자는 끝부분의 획이 긴 반면 未자는 짧게 되어 있으니 이러한 차이점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未(미)는 (1)십이지(十二支)의 하나. 그 여덟째임. 양을 상징함 (2)미방(未方) (3)미시(未時) (4)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아직 다 이루어지지 않음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못하다 ②아직 ~하지 못하다 ③아니냐? 못하느냐? ④여덟째 지지(地支) ⑤미래(未來), 장차(將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비(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그 동안이 그리 오래지 아니함을 미구(未久), 아직 오지 않은 때를 미래(未來), 아직 다 갖추지 못함을 미비(未備), 편안하지 아니함을 미편(未便), 아직 끝마감을 하지 못함을 미감(未勘), 아직 미치지 못함을 미급(未及), 아직 도착하지 아니함을 미도(未到), 끝을 다 맺지 못함을 미완(未完), 아직 작정하지 못함을 미정(未定), 아직 결혼하지 아니함을 미혼(未婚), 돈이나 물건을 아직 다 거두어들이지 못함을 미수(未收), 아직 결정되거나 해결되지 아니함을 미결(未決), 열매가 채 익지 못함을 미숙(未熟), 정한 수효나 정도에 차지 못함을 미만(未滿), 아직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미연(未然), 아직 넉넉하지 못함을 미흡(未洽), 아직 모름을 미지(未知),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아직 내지 못함을 미납(未納), 그 동안이 오래되지 않고 가까움을 미구불원(未久不遠), 아직도 속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다는 미능면속(未能免俗), 모든 일에 밝아도 오직 한 부분만은 서투름을 미달일간(未達一間), 아직 듣지 못한 일을 미문지사(未聞之事), 그렇지 않은 바가 아님을 미상불연(未嘗不然), 아직 그렇게 되기 전을 미연지전(未然之前), 옳지 않다 할 것이 없음을 미위불가(未爲不可),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미증유(未曾有), 누가 옳은지 모름을 미지숙시(未知孰是),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송장이라는 미랭시(未冷尸),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란 뜻으로 과부가 스스로를 겸손하며 일컫는 말 미망인(未亡人) 등에 쓰인다.
▶️ 兆(조짐 조)는 ❶상형문자로 거북이의 등 딱지를 그슬러 생긴 갈라진 금의 모양으로, 옛날 중국에서는 거북의 등딱지를 그슬러 그 갈라진 금의 모양을 보아 점을 쳤다. 점친다는 데서 조짐이란 뜻으로도 쓰고, 또 무척 많은 수를 나타낼 때 이 글자를 빌어 쓴다. ❷상형문자로 兆자는 ‘조짐’이나 ‘점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兆자는 儿(어진사람 인)자가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사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兆자는 거북의 배딱지(復甲)에 나타난 점괘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에는 달궈진 쇠꼬챙이를 거북의 배딱지에 지져 갈라져 나오는 무늬를 보고 점괘를 얻었다. 이때 갈라진 획과 구멍은 ‘점을 치다’의 卜(점 복)자가 되었고 그 점괘를 기록한 것이 바로 갑골문(甲骨文)이다. 兆자는 거북의 껍데기 전체에 나타난 무늬를 그린 것으로 앞으로 일어날 ‘조짐’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兆(조)는 십진(十進) 급수(級數)의 단위의 하나. 억(億)의 만 곱절의 뜻으로 ①조(억의 만배) ②점괘(占卦: 점을 쳐서 나오는 괘) ③빌미(재앙이나 탈 따위가 생기는 원인) ④조짐(兆朕), 빌미 ⑤제단(祭壇) ⑥묏자리, 묘지(墓地) ⑦백성(百姓), 사람 ⑧처음 ⑨비롯하다, 시작되다 ⑩점(占)치다, 나타나다 ⑪피(避)하다, 달아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점괘 괘(卦), 나 짐(朕)이다. 용례로는 길흉이 일어날 기미가 미리 보이는 변화 현상을 조짐(兆朕), 썩 많은 수의 형용을 조경(兆京), 많은 물체를 조물(兆物), 조짐이 아직 나타나기 전을 조전(兆前), 묘가 있는 곳을 조역(兆域), 점을 침이나 그 점괘를 조점(兆占), 조짐의 동태를 조후(兆候), 좋은 징조나 잘될 징조를 가조(佳兆), 좋은 일이 있을 징조를 길조(吉兆), 부부의 시체를 한 광중에 묻는 일 또는 한 곳에 같이 있는 묘를 동조(同兆), 망할 징조를 망조(亡兆), 꿈에 나타나는 길흉의 징조를 몽조(夢兆), 상서로운 조짐을 상조(祥兆), 기와를 던져 그 깨진 금으로 길흉을 점치는 일을 와조(瓦兆), 억과 조로 아주 많은 수효를 억조(億兆), 미리 나타나 보이는 조짐을 전조(前兆), 어떤 일이 생길 기미가 미리 보이는 조짐을 징조(徵兆), 점을 칠 때 나타나는 길흉의 현상을 쾌조(卦兆), 불길한 조짐을 흉조(凶兆), 국민의 화합과 나아가 인류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뜻을 나타낸다는 말을 조민유화(兆民有和), 닷새 동안의 경조윤이라는 뜻으로 오래 계속되지 못한 관직 또는 그런 일을 오일경조(五日京兆), 수 많은 백성이나 수 많은 사람을 이르는 말을 억조창생(億兆蒼生), 흉한 일이 있을 징조를 이르는 말을 불길지조(不吉之兆) 등에 쓰인다.
▶️ 易(바꿀 역, 쉬울 이)는 ❶상형문자로 昜(이)는 동자(同字)이다. 반짝반짝 껍질이 빛나는 도마뱀의 모양이란 설과 햇볕이 구름사이로 비치는 모양이란 설 따위가 있다. 도마뱀은 아주 쉽게 옮겨 다니므로 바뀌다, 쉽다는 뜻으로 되고 햇볕도 흐렸다 개였다 바뀌며 햇살은 어디나 비치므로 쉽다는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易자는 ‘바꾸다’나 ‘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易자는 日(해 일)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易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릇이나 접시를 기울여 무언가를 쏟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그릇에 담겨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담는다는 뜻이다. 그릇에 담긴 것을 내다 버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易자에는 ‘쉽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이때는 ‘이’로 발음을 한다. 그래서 易(역, 이)는 ①바꾸다, 고치다 ②교환(交換)하다, 무역(貿易)하다 ③전파(傳播)하다, 번지어 퍼지다 ④바뀌다, 새로워지다 ⑤다르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배반하다 ⑦주역(周易), 역학(易學) ⑧점(占) ⑨점쟁이 ⑩바꿈 ⑪만상(萬象)의 변화(變化) ⑫국경(國境) ⑬겨드랑이 ⑭도마뱀(도마뱀과의 파충류) 그리고 ⓐ쉽다(이) ⓑ편안하다, 평온하다(이) ⓒ경시(輕視)하다, 가벼이 보다(이) ⓓ다스리다(이) ⓔ생략(省略)하다, 간략(簡略)하게 하다(이) ⓕ기쁘다, 기뻐하다(이) ⓖ평평(平平)하다, 평탄(平坦)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이다. 용례로는 얼굴빛을 바꾸어 어진 이를 공손히 맞이함을 역색(易色),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역성(易姓), 음양으로 길흉 화복을 미리 아는 술법을 역수(易數), 점치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역자(易者), 바꾸어 놓음을 역치(易置), 초벌로 쓴 원고를 고침을 역고(易藳), 사태의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局), 솜씨를 바꾼다는 뜻으로 여러가지 방법이나 수단을 써서 탐욕스럽게 남에게서 재물을 뜯어냄을 이르는 말을 역수(易手),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종전의 규정이나 법규를 고치어 바꿈을 이르는 말을 역현(易絃), 이곳 물건과 저곳 물건을 팔고 삼을 무역(貿易),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고치어 바꿈을 개역(改易), 해가 바뀜을 삭역(朔易), 바꾸어 고칠 수 없음 또는 그리하지 아니함을 불역(不易), 격한 마음을 누그려뜨려 기색을 즐겁고 편안하게 함을 이기(易氣), 군대의 양성에 관한 일을 소홀히 하는 일을 이사(易師),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간단하고 쉬움을 간이(簡易),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몸가짐이나 언행이 까다롭지 않고 솔직함을 솔이(率易), 글에 담긴 뜻이 얕고 쉬움을 천이(淺易),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역지사지(易地思之),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갈자이음(渴者易飮),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절발역주(截髮易酒),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쉽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다는 이여반장(易如反掌),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서 가르친다는 역자이교지(易子而敎之),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이양역우(以羊易牛),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꾼다는 이천역일(移天易日), 횡포로써 횡포함을 바꾼다는 이포역포(以暴易暴),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는다는 불천불역(不遷不易),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이 쉽다는 절지지이(折枝之易),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쉽다는 악어이시(惡語易施),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꾼다는 이소역대(以小易大),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는 전이수난(戰易守難), 식량이 없어 자식을 바꾸어 먹는다는 역자이식(易子而食), 진을 치면서 장수를 바꾼다는 임진역장(臨陣易將) 등에 쓰인다.
▶️ 謀(꾀 모)는 ❶형성문자로 谋(모)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어둡다, 덮이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某(모)로 이루어졌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몰래 의논함을 이르는 말이다. ❷형성문자로 謀자는 '꾀'나 '계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謀자는 言(말씀 언)자와 某(아무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某자는 매실나무를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런데 謀자와 같은 뜻을 가진 글자로는 謨(꾀 모)자도 있다. 謨자는 '어둡다'라는 뜻을 가진 莫(없을 막)자에 言자를 결합한 것으로 '어두운 말'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말하는 '어두운 말'이란 남을 속이기 위한 ‘꾀’나 '계책'을 뜻한다. 이것으로 보아 본래 '계책'을 뜻했던 글자는 謨자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용한자에서는 謀자가 '계책'을 뜻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謀(모)는 ①꾀 ②지략(智略), 계략(計略) ③계책(計策) ④본보기(=模) ⑤꾀하다 ⑥도모(圖謀)하다 ⑦모색하다(摸索) ⑧묻다 ⑨살피다 ⑩의논하다, 상의하다 ⑪속이다 ⑫모호(模糊)하다 ⑬모이다, 접촉(接觸)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꾀할 기(企), 꾀 책(策)이다. 용례로는 어떤 일 따위로 부터 꾀를 써서 벗어남을 모면(謀免), 배반을 도모함을 모반(謀反), 슬기와 꾀가 있는 신하 또는 모략에 능한 신하를 모신(謀臣), 일을 계획하여 서로 의논함을 모의(謀議), 남을 해치려고 쓰는 꾀를 모략(謀略), 꾀를 잘 내어 일을 잘 이루게 하는 사람을 모사(謀士), 꾀를 써서 남을 어려움에 빠뜨림을 모함(謀陷), 자기 나라를 배반하고 남의 나라를 좇기를 꾀함을 모반(謀叛), 어떤 일 따위로부터 꾀를 써서 벗어남을 모피(謀避), 미리 모략을 꾸미어 사람을 죽임을 모살(謀殺), 꾀를 써서 남을 해침을 모해(謀害), 남을 위하여 꾀를 내어 줌을 모충(謀忠), 일을 이루기 위하여서는 처음에 대책과 방법을 잘 헤아려서 꾀함을 모시(謀始), 앞으로 할 일을 이루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꾀함을 도모(圖謀), 남이 모르게 일을 꾸미는 악한 꾀를 음모(陰謀), 모의에 참여함 또는 그 사람을 참모(參謀), 앞뒤를 깊이 헤아려 생각함이 없음을 무모(無謀), 둘 이상이 같이 일을 꾀함을 공모(共謀), 굉장히 큰 계획이나 어마어마하게 큰 계획을 굉모(宏謀), 어떤 일을 함께 도모함을 동모(同謀), 반역을 꾀함 또는 그 꾀를 역모(逆謀), 계책을 짜는 데에 참여함을 여모(與謀), 이리저리 속임수를 써서 꾸미는 못된 꾀를 횡모(橫謀), 어떤 일을 두 사람 이상이 함께 꾀함을 연모(連謀), 일을 꾸미는 것은 사람에게 달렸다는 말을 모사재인(謀事在人), 남을 해치기 위한 일을 꾸며 만들어 소송을 제기한다는 말을 모롱정장(謀弄呈狀), 모자라는 것을 채우기 위하여 꾀를 써서 이리저리 둘러 대어 갖추어 놓음을 이르는 말을 모리요판(謀理料辦),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인정이나 도덕을 가리지 않고 권세와 모략중상 등 갖은 방법과 수단을 쓰는 술책이라는 말을 권모술수(權謀術數),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이르는 말을 중상모략(中傷謀略), 형세가 절박하여 아침에 저녁 일을 헤아리지 못한다는 뜻으로 당장을 걱정할 뿐이고 앞일을 돌아볼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조불모석(朝不謀夕), 깊은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을 이르는 말을 심모원려(深謀遠慮), 여우하고 여우의 모피를 벗길 모의를 한다는 뜻으로 이해가 상충하는 사람하고 의논하면 결코 이루어지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여호모피(與狐謀皮),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는다는 말을 능사익모(能士匿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