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 사이의 도리는 믿음에 있다
○ 朋(벗 붕) 友(벗 우) 有(있을 유) 信(믿을 신)
벗[朋友]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는 믿음[信]에 있다는 인륜의 실천덕목인 오륜(五倫)의 하나.
사람은 혼자는 살 수 없다. 항상 서로 사귈 벗을 찾아 함께 어울리며 살아간다.
어릴 때 함께 놀며 자란 죽마고우(竹馬故友), 학창시절의 학우나 동창, 군대의 전우,
사회에 나가서 사귄 동료, 회원·동호인 등 벗은 많다.
그렇지만 어떠한 벗이든 벗과 서로 사귀는 데에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대철학자 공자도 정치의 원칙을 묻는 제자 자공(子貢)에게,
‘첫째로 경제적 안정[足食(족식)], 둘째 자주국방[足兵(족병)],
셋째 신의의 사회[民信(민신)]의 구현이지만, 이 중에서 위정자나 백성들 사이에
‘신의’가 없다면 정치나 백성도 존립할 수도 없다’고 하였다.
또 중국 노(魯)나라의 사상가 증자(曾子)는 삼성(三省)의 하나로 믿음을 중시하여
‘벗과 사귀는 데 믿음이 있었는가?’하며 날마다 스스로 묻고 반성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인륜의 사상은 중국 전한(前漢) 때의 유학자 동중서(董仲舒)가 공자·맹자의
교리에 바탕을 두고 삼강오상설(三綱五常說)을 논한 데에서 유래되는데,
중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도 오랫동안 인륜의 행동기준으로 존중되어 왔다.
1797년(정조21)에《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를 발간하여 실제로 인륜의
본을 보인 사람들의 행실을 칭송하고, 도덕서(道德書)로 활용하였다.
또 《악장가사(樂章歌詞)》에도 〈오륜가(五倫歌)〉로 실려 있고,
조선 중종 때 유학자 주세붕(周世鵬), 인조 때 문신 김상용(金尙容)·명종 때
문신 송순(宋純)·선조 때 문신 박인로(朴仁老)·황립·광해군 때 유학자 박선장(朴善長) 등의
문집에도 오륜을 강조한 시가(詩歌)가 실려 있음은 오륜이 조선시대 기본적인 실천덕목이었음을 입증해 준다.